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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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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현 전 한국언론재단 이사는 나이(1959년생)보다 훨씬 젊게 사는 사람이다. 핸드폰 컬러링은 경쾌한 신세대 음악이다. 직책과 체면 때문에 머리에 물 한 번(염색) 못 들여봤는데 이참에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한 명의 '파워 블로거'다. 호주머니에 늘 작은 디지털카메라를 넣고 다니며 '직찍'을 즐기고 이 '직찍' 사진들은 대부분 그날 저녁, 그가 운영하는 두 개의 블로그(http://blog.ohmynews.com/jeongwh59, http://tamin.kr)에 이런저런 글과 함께 담긴다.

웬만해선 젊은 블로거들과 함께하는 번개 모임에 빠지지 않으며, 때론 본인이 주선자로 나서기도 한다. 한 달에 20편이 넘는 글을 블로그에 쓰고 그중 대다수는 인터넷 곳곳을 돌며 사람들의 댓글을 모으고 '추천' 클릭을 받는다. 

"블로그는 나와 적성이 가장 잘 맞는 툴"

그는 언론재단 이사 자리에서 '쫓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블로그 네크워킹업체 '태터앤미디어'(TATTER&MEDIA) 대표로 취임했다. 취미로 즐기던 블로그를 아예 직업으로 선택한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정 대표는 블로그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젊게 사는 비결이 뭐냐"고 하자 "블로그를 하고 안 하고의 차이"라고 대답했으며 "블로그는 내가 인생에서 만난 것 중 나와 적성이 가장 잘 맞는 툴", "죽는 순간까지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나의 꿈"이라며 '블로그 예찬론'을 폈다. "블로그에 전념하기 위해 앞으로 술자리도 줄이겠다"고까지 했다.

<중앙일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대한매일>(현 <서울신문>)기자를 거쳐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 한국언론재단 이사를 지내며 나이 오십 줄에 접어든 그가 새 도전을 하게 만든 원동력은 뭘까? <임종국 평전> 등 이미 한국 근현대사 관련 14권의 책을 내면서 줄곧 '과거'에 천착하던 그가 '블로그'라는 뉴미디어와 소통하게 된 계기 또한 궁금하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동 태터앤미디어 사무실에서 그와 만났다. 그는 "아직 전문적 식견이 부족해 할 말이 많지 않다"고 겸손해 했으나 실제로는 블로그 시대를 미리 예견한 듯했다.

그는 "향후 5년 안에 조중동 부수가 200만 부에서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질 것이며 그 자리를 블로거와 누리꾼들이 채울 것"이라며 "기존 매체들도 인력과 재원을 뉴미디어 쪽에 투자하지 않으면 점점 더 시대와 뒤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블로그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블루오션이었다.

태터앤미디어 사무실을 찾았을 때 한 광고판이 눈에 띄었다.


'BLOG! PLAY WITH FILM!'
'블로그와 영화와 만나 즐겁게 놀아봅시다'라는 설명이 달린, 블로거들만을 위한 영화축제 홍보 광고였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문화 담당기자, 영화 전문기자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행사에 이제 블로거들이 초대되고 있는 것이다.

태터앤미디어가 주관한 이 행사는 여섯 개의 기업이 스폰서로 참여했고, 메인 스폰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맡았다. 이른바 '블로고스피어'(Blogosphere)가 양적, 질적으로 얼마나 팽창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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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정리, 좀 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일 해보라는 의미?

- 블로그를 보면 직접 찍은 사진들이 참 많다. 요즘도 늘 디카를 지참하고 다니는가?
"블로그를 하면서부터 갖고 다닌다. 어제도 박재동 화백 관련 블로그 글을 하나 올렸는데 지난 5월에 찍어 뒀던 사진을 썼다. 언젠가는 쓸 데가 있을 것이라고 찍어둘 때가 많다. 이게 블로그 마인드다. 오늘은 강남 네거리 삼성 빌딩을 찍어놨다. 언젠가 반드시 쓰일 것이다. 내가 강남에 처음 온다. 서울 생활 25년 만에 처음이다. '강북 촌놈의 강남 출근기'를 블로그에 쓰려고 한다. 강남에 사는 사람에게는 뉴스가 아니겠지만 강북이나 지방에 사는 사람에게는 신기한 세계일 것이다. 이게 바로 블로그의 쓸 거리가 아닌가 싶다."

- 참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는 것 같다. 기자, 편집국장, 1급 공무원, 준공기업 기관 이사를 거쳐 이제 블로그 회사 '대표'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여섯 번째 직장이다. '대표'란 게 아직 쑥스럽다. 인생유전이 좀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적응을 못해 이리저리 다녔거나 양지를 쫓아다닌 건 아니었다. 그동안 월급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했는데… 이번에 또 내렸다(웃음)."

- 블로그 업체로 옮기게 된 계기가 있는가?
"언론재단을 중간에 그만둔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 업체(태터앤미디어)가 올해 4월 출범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가끔 조언을 해주는 등 인연도 있었다. 내가 이곳에서 일할 수도 있겠다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러다 재단 일을 그만두게 됐고 새 일을 찾으면서 이쪽에서도 나를 필요로 했고, 서로 잘 맞아떨어졌다."

- 언론재단 이사로 있을 당시에는 퇴임 이후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었나?
"언론계로 돌아갈 생각을 했었다. 일부 언론사로부터 '재단 일을 마친 후 같이 일하자'고 제안받은 적도 있었다. 임기 마치면 가서 일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땐 태터앤미디어하고는 구체적으로 얘기된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다가 재단에서 강제로 물러나며 이쪽으로 올 생각을 굳힌 건가?
"그렇다."

- 왜인가?
"내 사표가 11월 17일에 수리됐는데 11월 20일부터 이곳으로 출근했다. 이쪽에서 나를 원했다. 나한테도 도움이 될 것이고 공백기를 갖기도 싫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있었고 여러 여건이 잘 맞은 것이다."

- 언론재단 이사장, 나머지 두 명의 이사와 함께 결국 중도하차하게 됐는데, 못다 한 말이 있을 것 같다.
"인간적인 실망 같은 것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쉽게 잊히지 않는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일정 시간이 가야 응어리가 녹을 것 같다. 다만 재단을 그만두고 이리로 오게 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언론재단과 같은, 뭔가 짜인 일을 하는 관리자로서 있기보다는 아직은 좀 더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해보라는 그 누군가의, 그 무엇인가의 안내가 있었던 것 아닌가. 언론재단과 맺은 인연은 그 정도였구나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막 화가 치밀고 억울하고 이런 생각은 접게 됐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래야 맘도 편하고…."

- '블로그에 대한 매력'을 언급했는데 언제부터 그 매력을 느꼈나?
"2006년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개설해 쓰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접했을 때, 내가 마치 2002년 1월 <오마이뉴스>로 갔을 때 기분과 유사했다. 블로그는 '자율성'을 토대로 해서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으면서 어떠한 형태와 시기, 주제라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게 나와 가장 적성에 맞는 미디어 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공직자로 있었기 때문에 시사적인 문제, 논쟁적인 문제보다는 신변잡기, 사는 이야기식의 글을 썼다. 자유분방하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싶었는데 이제 비로소 그런 때가 온 것이다. 다른 블로거들과 교류하면서 사람도 사귀게 되고 그 블로거들과 격의 없이 지내게 됐다. 앞으로는 저녁 술자리 횟수와 시간도 줄이려고 한다. 내 생활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정도로 블로그에 푹 빠져 있다."

"블로그 기획사, 블로거 중 진주 보석 캐내서 구슬 꿰는 일"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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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터앤미디어, 어떤 회사인가?
"'블로그 네트워킹'을 하는 회사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뉴미디어를 실험하는 곳이라고 하면 되겠다. 블로거 중 진주 보석들을 캐내서 구슬을 꿰는 일이다. 그들이 할 수 없는 광고 수주, 마케팅, 콘텐츠 유통 대행, 장기적으로는 출판 대행도 생각하고 있다. 그들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들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종의 기획사와 같은 역할이다. 한국에만 있는 독창적 모델은 아니고 미국과 일본에 이미 성공 사례가 있다. 미국에는 페더레이티드 미디어(Federated Media)라는 곳이 있는데 120명의 블로거들을 네트워크로 엮어 사업하고 있고, 일본의 <애자일 미디어 네트워크>(AMN) 역시 70여 명의 파워 블로거가 결합된 블로그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한국에도 우리 같은 업체가 한두 군데 더 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초기 단계다."

- 정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하나?
"우리 회사는 두 명의 공동대표 체제다. 내가 오기 전부터 대표를 맡아보던 한영 대표는 경영과 마케팅 쪽이고 나는 미디어와 파트너 분야를 맡았다. 파워 블로그들을 늘려가고 기존의 파트너로 하여금 질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뒷바라지하고 신규 파트너를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 '파트너'라고 하면 웹상의 모든 누리꾼이 그 대상인가?
"당연하다. 한국에 블로그가 3000만 개 있다고 한다. 그중 3000명 정도의 실력 있는 블로거를 파워 블로거라고 한다.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한편 검증된 블로거를 파트너 네트워킹한다. 정해진 비율에 따른 수익도 공유하는 동반자다."

- 정 대표 블로그에서 "'그 회사 월급은 주나'라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는 글을 봤다. 수익 구조는 어떤가?
"10월 현재까지 수익 구조를 보니 광고가 40%, 콘텐츠 판매가 33%, 블로그 구축이 12%, 기타가 15% 형태다. 다행인 것은 광고가 과다하게 많지 않다는 점이다. 건강성이 담보되는 것인데 앞으로도 광고를 늘리기보다는 콘텐츠 판매나 마케팅에서 전략적인 아이디어를 내려 한다. 경기 흐름이나 정치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수익구조도 건강할 수 있게끔."

"블로그는 미디어, 1~2년 내 대통령 간담회도 가능할 것"

- 회사 이름에도 '미디어'가 들어가 있고, 회사 수식어에도 '미디어'라는 단어를 넣었는데, 블로그가 미디어인가?
"당연하다. 미디어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이미 포털을 미디어 관련법에 넣어 지원 혹은 제재하려고 할 정도 아닌가. 2~3년 안에 블로그를 지원하고 제재하는 내용을 담은 법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미디어라는 것이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가 문제다. 옛날에 기자하면 신문사, 방송사 기자를 지칭했다가 그 다음에 시민기자라는 것이 탄생하고, 이제 블로거들이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이 됐다. 미디어 개념 역시 인식을 확산시켜야 한다. 누리꾼은 이미 그 준비를 하고 있다."

- 앞으로 블로그 영역이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리라고 생각하나? 금세 정점을 지나 시들해질 가능성은 없나?
"아직 이런 것을 얘기할 정도로 식견이 충분하진 않지만 기성 매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이것을 채우려는 노력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걸 블로거들이 하는 것이다. 넓고 깊어질 것이라는 답이 추론될 수 있다. 아직 최정점은 아니다. 미국에선 꽃을 피우고 있다. 미국은 지금 정점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봉오리가 맺은 정도지, (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다. 2002년 대선을 전후해 <오마이뉴스>가 노력해서 인터넷 매체가 신문으로 인정받았다. 기존 출입처에 출입도 할 수 있게 됐고…. 이게 5년 전이다.

지금 블로그 상황이 바로 그때 분위기인 듯하다. 블로거들이 취재하려고 하면 '기자 맞냐?', '협회 가입했냐?' 등을 묻는 그런 상황이다. 내년쯤 되면 블로거들도 취재를 위한 편의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에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과 블로거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대선 후보들도 대부분 블로거 간담회를 했다.

우리 블로거들도 1~2년 내에 대통령과 간담회를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다. 그때쯤 되면 지금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쓸 정도로 대중화될 것이다"

"블로그는 시민기자제의 업그레이드 형태"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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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등의 인터넷 신문에서 활약하는 '시민기자'와 '블로거'의 차별성은?
"전통적 방식의 틀을 깬 것이 시민기자 제도다. '사는 이야기'류의 기사를 종래에는 기사라고 보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시민기자들이 깼다. 난 블로그란 모델이 이 시민기자 제도를 업그레이드한 형태라고 본다. 블로그가 있어도 시민기자제도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오마이뉴스>라는 매체의 정체성이 본인에게 맞는 누리꾼은 계속 시민기자로서 머무를 것이다. 다만 <오마이뉴스>에서 자기 글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 나름의 게이트키핑을 거친 정제된 기사를 원하면 <오마이뉴스> 등에서 계속 시민기자로 활동할 것이고, 직접적으로 독자 만나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블로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 블로그 글쓰기의 매력에 푹 빠져 있지만 유명한 친일 전문가이면서 저자이기도 한데?
"내년 초에도 책이 두어 권 나오긴 한다. 근현대사 관련 저술은 저술대로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블로그를 통해 할 것이다. 근현대사 분야를 지식화하는 작업도 짬짬이 할 생각을 하고 있다."

- 대표가 주창한 블로그의 역할을 고려하면, 현직 기자들과 블로그도 잘 어울려 보이는데, 그런 경우는 별로 없다.
"직업 기자들이 블로그에 관심을 가진다면 블로그 사회가 훨씬 풍성해지고 윤택해질 것이다. 그들은 뭘 쓸 것인가에 대한 감각이 빠르고 그것에 알맹이를 채우기 위해 취재하는 훈련도 되어 있고 작성하는 시간도 빠르다.

일부 언론사에서도 경영진들이 블로그 활동을 독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자들은 현실적 이유를 들어 왕성하게 하고 있지 않다. 게으른 탓이라고 본다. 또 블로그는 허드렛일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대단한 착각이다. 종이신문이나 방송 보도를 본 독자나 시청자가 만족하는가. 아니다.

시민기자들이나 또는 경력이 짧은 블로거들이 우리 사회에 더 큰 감동과 충격을 준 사례가 많다. 우리나라에 경제지도 많고 신문방송사에도 경제부 있고 베테랑 기자들 있지만, 누리꾼 '미네르바'처럼 논란의 한가운데 섰던 기자가 있는가. 이렇게 직설적이고 독립적으로 주장을 펴기에 블로그만한 환경이 없다. 기성 매체 기자들이 일상 업무에만 지나치게 정열을 쏟기보다 폭넓은 인적 교류와 고급 정보의 결과를 블로그를 통해 사회에 알리고 고발하고 소통해야 한다."

- 앞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이미 인터넷은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은 아예 하루 일과를 인터넷으로 시작하고 취미생활도 인터넷에서 한다. 그런데 아직도 인터넷하면 '뉴스'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대착오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경우 아예 종이 신문 발행을 접었다. 인터넷판으로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종이신문은 인터넷을 접할 수 없(는 경우에 활용되)거나 기록으로서 의미를 제외하면 대중적으로 극소화될 것이다.

내 생각으론 5년 내에 조중동, 지금 200만부씩 낸다고 하고 있지만 절반 아래로 뚝 떨어질 것이다. 20년 후를 가정해보자. 그때 태어나는 애들은 100% 누리꾼이다. 이 아이들이 종이신문 볼까. 절대 안 본다. 사무실에서도 굳이 종이신문 안 봐도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런데도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하고 있다. 발행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들을 수용하는 사람들이 떠나가고 있다. 핸드폰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에 종이로 콘텐츠를 담아낸다는 생각은 너무 뒤떨어진 것 아닌가. 종이신문들도 인력과 재원을 뉴미디어 쪽 개발과 유통에 쏟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 정 대표를 아직 국장이라고 부를 사람도 있고 처장, 이사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제 대표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아질 텐데, 뭐라 불리는 게 가장 듣기 좋은가?
"내 이름이 가장 또렷하게 각인된 직장은 아무래도 <오마이뉴스>다. 그러다 보니 국장이라는 호칭을 가장 많이 듣는다. 이 회사에 있는 사람들도 아직 국장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 내 자신도 정이 든 직함인 것 같다. 지금 내 연배에도 적절해 보이고…."

- 대표직을 수락하면서 언제까지 해야겠다 생각한 게 있나?
"난 그동안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녔다. 그때마다 다행히 나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있어서 한 직장에서 아주 오래 근무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직장은 내 지향점과 잘 맞기 때문에 오랫동안 하고 싶다. 이 직장을 키워서 회사 구성원들과 사회에 성과도 돌려주고 싶고, 전업 블로거도 양산해 내고 싶다."

"이동진 같은 전업 블로거 양산하겠다"

 정운현 태터앤미디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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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업 블로거, 가능하다고 보나?
"가능하고 말고. 이미 선례까지 있지 않은가. 이동진 같은…."

- 모든 누리꾼이나 블로거가 이동진이 될 수는 없다.
"맞다. 이동진도 '초짜배기' 영화평론 기자였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그 기회에서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러니 훌륭한 상품이 탄생했다. 가능성은 널려 있다고 본다. 몇 달 전에는 미국의 한 의사가 자기가 취미로 하던 블로그가, 방문자가 많고 수익도 되니까 의사를 그만두고 전업 블로거를 선언한 경우도 있다. 난 직업기자 하다 전업 블로거가 될 수도 있고, 축구선수 하다가 은퇴 후 블로그 축구해설가가 될 수도 있고, 영화배우가 영화평론 전업 블로거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본다."

-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물론이다. 수익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도 액수가 많지 않지만 한 달에 100만 원대까지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블로거들이 있다. 독자 수와 광고 집행 수, 각종 마케팅 행사 참여에 따라 수익이 많아지면 당연히 더 줄 것이다. 우리 회사 수익은 파트너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 나면 그에 비례하는 수익을 되돌려줘야 한다. 전업 블로거의 생계를 책임질 만한 회사로 키우는 게 종국적인 목표다. 블로그 네트워크는 기존 매체들과 어깨를 겨룰 정도의 영향력 있는 미디어가 될 것이다."

"<오마이뉴스>와 건강한 경쟁, 서로 도움 될 것"

그는 종이 매체, 인터넷 매체를 차례로 거치고 이제 뉴미디어인 블로그 네트워크 회사 대표에까지 올랐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마지막 직장', '마지막 일'은 무엇일까? '미래'에 대해 물었지만 그의 대답은 '현재'와 관련되어 있었다.

"죽을 때까지 블로그에 글 쓰는 것이 목표다. 살면서 내가 발견한 것 중 나랑 가장 맞는 매체는 블로그다. 블로그를 통해 내가 갖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소통하다 죽는 게 꿈이다. 지금이라도 생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면 직장 안 다니고 하루에 3~5건씩 블로그에 글 쓰고 싶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편집국장으로 있던 <오마이뉴스>와도 이젠 경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 대표는 종이에 '松柏相悅(송백상열)'이라고 썼다. '소나무와 잣나무가 잘 자라 서로 기뻐해야 한다'는 뜻이다.

"콘텐츠를 교류하고 서로 협조할 수도 있다. <오마이뉴스> 블로그를 태터앤미디어가 후원해줄 수도 있고 서로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안에 따라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도 냉엄한 현실이다. 그리고 서로 건강한 경쟁이 있어야 힘도 세지고 기록도 좋아지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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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