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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실천적 진보문예의 힘찬 행보

 

진보를 지향하는 문인들이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반자본주의, 민중, 진보 가치를 지향하는 문학의 생산과 소통을 통해 파편화된 민중문학의 위상을 회복하고 전망을 보여주자는 결의를 가지고 지난 2007년 9월 15일 창립한 <리얼리스트100>이 11월 29일 토요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창립 1주년 총회를 가졌다.

 

1부 순서로 문학평론가 박수연씨의 ‘친일문학의 논리’라는 제목으로 이루어진 월례강좌를 가졌으며 2부에는 한해 사업을 되짚어 보는 정기총회를 가졌다. 진보문예의 험난한 길처럼 매서운 칼바람이 부는 날씨 속에서도 60명 회원들이 모여 한해 동안 숨가쁘게 활약해온 행적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들은 실험과 실천을 위해 인터넷에 소통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1년 남짓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리얼리스트100>은 실천하는 문예조직다운 위상을 보여주기 위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갔다.

 

지난 한해 동안 <리얼리스트100>의 온라인상의 활약을 살펴보자.

 

먼저 김하경, 김응교, 이명윤, 송기역, 이명희 작가의 손에서 빚어낸 삶의 글을 <리얼리스트의 아침입니다>라는 제하에 연재하고 있다. 아울러 <리얼리스트 장편연재> 마당을 만들어 ‘수수밭으로 오세요’(공선옥), ‘눈 뜨는 사람’(김하경), ‘파업’(안재성)을 연재한 바 있으며 현재는 이인휘씨의 ‘활화산’이 연재되고 있다.

 

이 밖에 <색깔이 있는 작가 마당>에는 고영서, 김경윤, 김응교, 김인호, 김해자, 박시우, 박일환, 서창석, 이란주, 이명윤, 이민호, 이시백, 임성룡, 최종천, 최용탁, 표성배, 함순례씨가 참여하고 있는데, 이 꼭지를 통해 작가들의 개성적인 작품 세계와 담론을  접할 수 있다.

 

여러 게시판들은 작가들과 작가지망생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네티즌 독자들과 소통하는 지면을 제공하였다. <리얼리스트100>의 작가들과 타 매체 및 단체와 벌인 문학운동과 열독율 15%를 유지하고 있는 메일링(15,000여명) 서비스를 통한 대독자 사업은 가치 있는 행보 가운데 하나다.

 

 

 

밟히고 짓이겨져도 대지를 뚫고 일어나는 민초의 삶과 뜻을 담아내고자 <민들레 문학상>을 제정해 이명윤, 서분숙, 김인철, 이인주, 윤희정, 고석근 작가에게 상을 수여했다. 장르를 불문하는 상의 특성상 시, 수필, 소설, 르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선정되었다.

 

다만 <한겨레>의 요청으로 '한겨레 르포상'을 공동 주최하기로 기획하였으나 응모작품의 수와 질의 문제로 르포상 진행이 불투명해진 것이 아쉽다. 그러나 우리 문단의 환경에서 르포글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보상과 자극을 위해 이러한 상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작가들이 현실에 관심을 갖고 충실한 보고 작품을 선보여 르포상을 받기를 기대해 본다.

 

온라인상의 이러한 활동은 오프라인으로 확장되어 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개인 작품집과 공동 작품집을 쉼없이 펴냈다.

 

총 14회에 걸친 월례강좌는 연구학습활동의 기반이 되었다. 해체, 새로운 시적 언어, 소설 창작, 은유와 환유 등 문학적 주제들은 물론 60주기를 맞이한 여순항쟁, 사회주의와 문화운동, 진보운동, 한반도 정세와 평화 운동 등 현실과 이데올로기를 넘나드는 주제들 그리고 일본과 아시아 중남미 작가와 문화와 관련한 주제들을 다뤄 현실세계와 교감하는 작가정신의 위상들을 체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세상을 제대로 보려면 어둠 속에 있어야

 

 <리얼리스트100>의 사업은 온라인에서 출발하였으나 그간의 한 해 사업은 현실 사회에서 더욱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많은 회원들은 오랫동안 진보적이고 실천적인 문예조직에 목말랐던 터라 ‘조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진보적 문예조직의 든든한 울타리로서 <리얼리스트100>은 작가들로 하여금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아의식을 극복하고 세상에 눈을 뜨고 그 세상을 오롯히 문학적으로 형상화 하는 집필 의지를 갖게 했다.

 

 <리얼리스트100>을 통해 어둠 같은 절망 속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눈’을 얻었다는 운영위 간사인 소설가 김하경씨는 인사말을 통해 사마구라의 소설 <눈 먼 자들의 도시>를 떠올리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견주어 살펴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사람들이 눈을 뜰 때입니다. 처음 실명할 때는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시력을 잃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눈을 뜰 때는 그와는 정반대가 됩니다. 눈앞이 캄캄한 어둠으로 변합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눈을 크게 뜨는 그 순간 정말로 눈이 보이는 것이지요. 암흑 같은 어둠 속에 갇히면, 사람들은 더 잘 보기 위해 평소보다 더 크게 눈을 뜨게 되고, 그 결과 눈이 보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달무리로 달을 그리듯, 어두운 그림자로 밝은 빛을 그리듯, 어둠 속에 들어가야 가장 잘 볼 수 있다니, 진리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세상을 본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어둠이라니, 어둠이 세상을 잘 볼 수 있는 눈이라니,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세상을 제대로 보려면 어둠 속에 있어야 한다는 거, 어둠 속에서 어둠을 더 깊이 더 오래 들여다보면서, 눈을 더 크게 떠야한다는 거 말입니다."

 

 

자본과 권력에 맞서는 성난 붓이 되어

 

<리얼리스트100>의 제안으로 문화연대와 한국작가회의가 '경부운하 예정지 답사 르포 출정식'을 공동 주최했다. 이 행사에 힘입어 김하돈, 안재성, 문동만, 최종천, 박일환, 표성배, 송경동, 송기역, 김해자, 이중기, 이원규 작가가 한반도 운하 저지의 뜻을 담은 글들을<민중의 소리>, <오마이뉴스>, <인터넷 한겨레>, <참세상>, <컬쳐뉴스>, <프레시안>에 동시에 연재했다.

 

<리얼리스트100>은 대운하 반대에 공감하는 작가들의 핵이 되어 시인 203명의 공동시집 <그냥 놔두라, 쓰라린 백년 소원 이것이다>를 출간하기에 이른다.

 

 <리얼리스트100>에서 현장연대 팀장을 맞고 있는 하태성씨의 말처럼 <리얼리스트100>은 ‘게릴라적인 현장 연대’를 펼쳐냈다. 노동자 연대 사업의 일환으로 민주노총 도서 권장 사업을 진행했으며, 콜택악기, 코스콤, 이랜드, 기륭전자 등 소외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을 보태고자 선언문, 강연, 연대시 낭송, 시화 전시, 투쟁기금 모금 및 지원을 하였다.

 

촛불집회에 참가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 철회를 외쳤으며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뒤틀린 보수지향의 반민중적 정치 행보에 맞섰다.

 

진보 문예의 나침반

 

온라인 기반인 다음 카페(http://cafe.daum.net/realist100)는 개설 1년 3개월 만에 700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해 연대의 울타리를 일궜다는 의미심장한 결과를 가져왔다. 인터넷 매체팀은 향후 방대한 자료를 담고 독자성을 담보하는 다양한 기획물들을 담아내기 위해 홈페이지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상징적 연대가 아닌 구체적 연대와 진보 가치지향이 투영된 작품을 기획 발굴하고 독자적인 문학지형을 그려내기 위해 문예지 발간과 단행본 출간 사업에 대한 구상과 의지를 키워내기로 했다. 더욱 분주해질 향후 사업을 위해 이시백, 이민호 시인이 운영위원의 자리에 추가로 위촉되었다.

 

 <리얼리스트100>은 자본과 권력에 맞서는 불빛이 되고자 작품 속의 활자들이 비롯된 세상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 한 해의 활동을 힘차게 해낸 까닭에 향후 집필될 진보 문예 작품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 모은다. 

 

진보문예의 나침반이 되어줄 <리얼리스트100>은 문학사의 지도를 다시 그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이 땅의 역사를 바꿔 나갈 것이라 기대해본다. 삶을 담은 문학이 또 다시 삶을 만드는 힘이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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