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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대원중 입시관계자가 서울 초등학교 6학년 부장들을 모아놓고 입시전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28일 오후 대원중 입시관계자가 서울 초등학교 6학년 부장들을 모아놓고 입시전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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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이 서울지역 초등학교 6학년 부장들을 모아놓고 "교과학습 발달사항을 기록할 때 지원자에게 유리한 항목만 기재하라"고 요구해 입시 신뢰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평가항목 선택 따라 유불리 학생 극명

28일 오후 두 학교가 공동 개최한 초등 6학년 부장교사 설명회에서 '입학 업무 처리'에 대해 설명한 대원중 입시 관계자는 "생활통지표에 적힌 과목별 평가항목이 입학 추천서의 평가항목보다 많으면 지원자에게 유리한 항목만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예를 들어 과학과 영어의 경우, 추천원서 '과목별 평가 입력' 서식을 보면 4개의 빈 항목이 있는데, 일선 초등학교가 5~7개의 항목으로 평가했다면 지원자가 'A(탁월)' 성적을 받은 항목 4개만 적어내고 나머지는 무시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강남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입시희망자가 많게는 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항목 선택에 따라 유불리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또 "외국학교를 다닌 학생도 '사회'의 경우 일반사회, 지리, 역사 등 여러 과목을 배웠을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유리한 항목만 입력하면 된다"고 말해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추천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두 국제중은 이 관계자의 발언을 뒷받침해주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이날 나눠주기도 했다. A4 용지 13쪽 분량의 '입학 업무 처리 안내' 문서를 보면 6쪽 '과목별 평가 입력' 항목에 "교과 영역의 개수가 주어진 개수보다 많으면 선택하여 기록하라"고 적혀 있다.

특별한 잣대 없이 품성을 4단계로 나눠라?

국제중은 1단계에서 추천서 심사만 벌인 뒤 5배수를 뽑게 되어 추천서가 당락을 결정하는 유일한 잣대가 된다.

1단계의 추천서 점수는 모두 100점으로 교과학습 발달사항(내신성적)은 55점, 담임과 교장 종합평가는 20점, 수상실적은 10점, 체험과 영어 방과후학교 활동은 10점, 출석과 봉사활동은 5점이 각각 배정됐다.

지원자의 창의적 아이디어, 공동체 의식, 이타적 품성, 목표 의식 등 13개 항목에 대해 각각 4단계(탁월-매우 우수-우수-보통)로 평가토록 한 '담임과 교장의 종합평가'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별한 잣대 없이 학생의 품성 등을 4단계로 나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해 대원국제중 관계자도 "종합평가는 굉장히 파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12월 5일 전형 시작 일에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최근 '1% 학생' 추천이 명시된 종합평가 예시문이 공개되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자의적인 내신 기록... 소송 휘말릴 수도

이에 따라 초등학교 담임교사와 교장이 국제중의 지시에 따라 자의적인 잣대로 추천서의 내신 성적과 종합평가 내용을 기록할 경우 1, 2단계 전형에서 탈락한 학생과 학부모의 소송 등에 휘말릴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방대곤 서울 난우초등 교사(6학년 부장)는 "국제중의 입시 추천서는 초등학교마다 평가항목이 천양지차인 평가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물"이라면서 "신뢰성도 없고 현실에도 맞지 않는 추천서에 대해 대부분의 6학년 담임교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6학년 부장은 "학원에서 대원국제중 추천서를 갖고 온 학부모가 종합평가에서 모두 '탁월' 기록을 하라고 요구한 일도 있었다"면서 "졸속으로 준비된 국제중 입시 하나 때문에 학교가 큰 혼란에 빠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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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할 수 있습니다.



태그:#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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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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