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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내년에 공무원 복지비를 올해보다 늘렸다. 사진은 천안시청 모습.
 천안시가 내년에 공무원 복지비를 올해보다 늘렸다. 사진은 천안시청 모습.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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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가 새해 예산안을 편성하며 현금과 마찬가지인 공무원 복지포인트를 일률적으로 대폭 인상했다. 반면 시민들의 책값인 시립도서관의 도서구입비는 대폭 축소해 대조를 보였다. 시의회와 시민들 사이에서는 공무원 복지포인트 인상과 시립도서관 도서구입비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내년 시 공무원 복지포인트 경비, 올해보다 6억원 늘어

시는 지난달 20일 시의회에 2009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새해 예산안의 규모는 침체된 경제여건에 따른 세입감소 등을 감안해 올해 당초 예산과 동일한 1조700억원으로 편성했다. 200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천안시 공무원의 선택적 복지포인트 예산은 22억원. 올해 복지포인트 예산 15억2961만원보다 6억7039만원이 늘었다.

선택적 복지포인트란 공무원들에게 다양한 복지서비스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1포인트는 1천원의 복지비에 해당하며 복지포인트는 자기계발과 여가생활 등에 사용할 수 있다. 당해 년도에 지급받았다가 사용하지 않은 복지포인트는 다음 년도로 이월되지 않고 그해에 소멸한다.

시 예술단원 중 비상임단원, 1년 미만 일용직 근무자를 제외한 시 모든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는 공통, 변동, 기타 포인트로 이뤄진다. 공통포인트는 공무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지급된다. 변동포인트는 근속년수 및 가족수에 따라 개인별로 추가된다.

올해 시 공무원 1인당 지급된 공통포인트는 450포인트. 내년은 750포인트로 상향된다. 공무원 1인당 1년간 지급되는 공통포인트가 올해까지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45만원이었지만 내년부터는 75만원으로 많아지는 것.

새해 예산안에는 시 공무원 24o00명의 공통포인트 증액분으로 7억2000만원이 책정됐다. 공통 포인트 증액 뿐만 아니라 대학생 자녀를 둔 공무원의 포인트 추가 등으로 내년 천안시 복지포인트 운영 예산은 올해보다 6억원이 증가해 20억원을 넘어섰다.

경제 한파에 민간 기업들은 임금을 동결하고 각종 복리후생 제도를 축소하는 추세에 시 공무원들의 복지포인트가 대폭 인상되자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천안시 총무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복지포인트 인상 문제가 지적됐다.

장기수 시의원은 "민간은 물론 공직사회도 고통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올해 천안시 공무원들의 공직비리가 어느해보다 많았던 점을 떠 올리면 자성의 측면에서도 복지포인트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갑길 천안시 총무과장은 "천안시의 복지포인트가 타 자치단체보다 낮다"며 "사기진작 차원에서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립도서관 내년 도서 구입비, 최근 5년간 가장 적어

내년 도서구입비가 올해보다 대폭 줄은 천안시 중앙도서관 본관의 모습.
 내년 도서구입비가 올해보다 대폭 줄은 천안시 중앙도서관 본관의 모습.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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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를 줄여야 할 때 시민들이 가장 먼저 선택하는 것은 책값 등 이른바 '문화비'.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시가 새해 예산안에 편성한 내년도 시립도서관 4곳의 도서구입비는 1억3300만원. 올해 당초 예산에 편성된 시립도서관 4곳의 도서구입비 1억8800만원보다 29.3%, 금액으로 5500만원이 줄었다.

내년 도서구입 예산 1억3300만원은 당초 예산 기준해 2005년도부터 최근 5년간 천안시 시립도서관의 도서구입 예산 가운데 가장 적은 규모이다. 2005년 도서구입 예산 3억1500만원의 절반을 훨씬 밑도는 수준.

올해 보다 도서구입 예산이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중앙도서관 본관. 2008년 당초 예산의 중앙본관 도서구입 예산은 일반도서 4800만원, 아동도서 3000만원 등 7800만원이었다. 내년 도서구입비는 3400만원이 감소한 4400만원. 도서구입 예산 감소로 내년 중앙본관의 일반도서 구입 물량은 올해의 절반인 2천권으로 계획됐다.

쌍용분관도 도서구입 예산이 반토막 됐다. 올해 당초 예산에 편성된 쌍용도서관의 도서 구입비는 7000만원. 내년은 37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도서구입예산이 올해보다 크게 줄어들며 도서구입 물량도 감소했다. 올해는 일반도서 구입 계획이 4천권이었지만 내년은 1천7백권에 불과하다. 아동도서도 구입 물량이 2008년 3천권보다 내년은 1천권 줄었다.

성거분관은 이동도서관 도서구입예산이 내년에 1000만원 늘었지만 일반도서와 아동도서의 구입비는 각각 1000만원으로 올해와 같다. 아우내분관은 2008년 도서구입예산 2000만원보다 200만원 늘었다.

시민들 이용이 가장 많은 중앙도서관 본관과 쌍용분관의 도서구입비가 대폭 감소하며 이들 도서관들은 시민들의 도서수요에 제때 대응하기가 어렵게 됐다.

김우수 천안YMCA 간사는 "다른 분야의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고 시민들의 책값인 시립도서관 도서구입비는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살림살이가 어려워지며 책 구입을 주저할 때 공공도서관들이라도 도서를 확충해야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현주 중앙본관 사서팀장은 "예산안에 명시된 금액보다 많은 도서구입비를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며 "부족분은 내년 추경에 편성해 도서 확충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05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평호 기자의 블로그 주소는 http://blog.naver.com/cnsisa



태그:#복지비, #도서구입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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