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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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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머리 아픈 일이 많아 경북 봉화군의 모 국화농장에서 작년 봄에 보내준 국화 향 베개를 베고 잠을 잔다. 불경기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인지 늘 골치가 아픈데 국화 향 베개를 베고 잠을 자고나면 아침이 개운해진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국화 향 베개 대여섯 개를 사서 처가와 부모님과 형님 내외분에게도 선물로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 모 변호사 선배를 만났더니, 몇 년 전부터 누님이 선물해주신 국화 향 베개를 애용하고 있는데, 너무 낡고 오래되어 새로운 것을 사고 싶던 차에 내가 작년 봄에 쓴 수필을 본 것이 기억나 봉화의 국화농원에 주문을 했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었다.

사실 작년 봄과 여름, 봉화군의 국화농원에서 너무 많은 국화차를 선물 받아 전부 마시지 못하고 이웃들에게 많이 나누어 주었다. 대부분의 꽃차는 1년이 지나면 향기가 줄고, 맛도 떨어지는 편이라 잘 나누어 준 것 같다. 다들 맛있고 향기 좋은 봉화군의 국화차에 감동을 하는 듯했다. 물론 선전 효과가 있어서 판매에도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는 자주 차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국화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정취가 있다. 요즘 같은 늦가을, 저녁 식사를 마치고 집사람과 함께 하는 국화차는 조선 선비의 숨결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듯하다. 향기가 잠들 때까지 몸을 감싸고돈다.

원래 국화차는 전북의 고창, 정읍 같은 곳에서 나는 제품들이 유명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경상도 땅 안동과 봉화에서도 국화차가 생산되고 있다. 특히 봉화는 일교차가 심하고 공해가 없는 청정지역이라 그곳의 국화차는 요즘 들어서 인기가 높다. 물론 국화차를 포함하여 국화 향 베개, 국화 향주머니, 차량용 쿠션, 입욕제 등도 꾸준한 인기 상품들이다.

그런데 일부 지역의 국화차에는 국화에 남아있는 약간의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계피를 첨가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순수한 국화의 향과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봉화의 국화차는 전혀 계피향을 느낄 수 없는 순수한 국화차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차를 짜장 즐기는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높은 듯하다.

어제는 며칠 전 봉화에서 선물로 받은 국화차를 들고 강남에서 세무사를 하고 계시는 선배님을 뵈러 갔다가 국화차를 한잔 만들어 먹었다. 오랜 만에 마신 국화차는 뒷맛이 아주 개운한 것이 머리를 맑게 했고, 추운 날씨에 정신도 번쩍 나는 듯 했다. 선배님도 향기 좋고 맛좋은 국화차를 마시곤, 주문을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잠을 자다가도 고향 이야기만 나오면 벌떡 일어날 정도로 고향을 사랑하는 편이다. 그래서 늘 내 고향 영주와 봉화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원래 옛날부터 영주와 봉화는 한 고장이다. 행정구역이 다르긴 하지만 생활권도 같고, 문화도 습성도 닮은 곳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봉화도 언제나 고향 같다.

아무튼 영주는 사과와 인삼, 인견이 유명하고, 봉화는 송이와 소나무가 유명하다. 그런 봉화에서 나는 국화가 또 하나의 명물로 자리 잡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그래서 봉화하면 다양한 국화차, 국화 향 베개, 국화 향주머니 등 다양한 국화 제품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한다. 물론 말이나 산양삼 같은 것도 유명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경북 봉화군에서 온 국화차를 마시면서 나는 오늘도 눈을 감고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봉화에서 온 맛있는 국화차가 조선 선비의 숨결과 같은 그윽한 맛, 향기와 함께 우리 가족에게 평안과 사랑, 행복까지 듬뿍 담아와 집안 가득 풀어놓는 꿈을 꾸고 싶다.


태그:#경상북도, #봉화군, #국화차 , #국태, #국화농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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