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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투고 글을 소개한 <신동아> 12월호 목차
 '미네르바' 투고 글을 소개한 <신동아> 12월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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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18일 오후 4시 20분]

지난 14일 절필 선언을 했던 '미네르바'가 17일 발간된 <신동아> 12월호에 기고한 장문의 글과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경제 위기를 재차 경고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네르바는 다음 아고라에 물가 상승, 환율 폭등 등을 사전 경고하고, 리먼 브러더스의 도산과 미국 경제의 침체를 예측하는 날카로운 분석 글을 올려 누리꾼들 사이에 '미네르바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주인공이다.

그는 <신동아> 기고 서두에서 "만약 이번에도 (IMF) 외환위기 때와 똑같이 부동산 폭등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되면 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래서 이 나라와 국민을 향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의 반응에 대해서도 "촛불을 보고 놀란 가슴 아고라의 깜박이는 불빛을 보고 더 놀라고 있다"며 정부의 '과민성 스트레스' 반응을 꼬집었다.

"스태그플레이션 대비해야... 일반 가계 치명적 타격"

글로벌 경제 위기의 진원지가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론 사태는 최악의 '부동산-금융상품' 조합이 만들어냈듯이, 한국 또한 '금융-부동산'으로 인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대해 미네르바는 이제 시작될 부동산 가치 하락의 무서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외외채를 끌어온 자금의 대부분은 기업대출보다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라고 불리는 부동산담보대출에 지출됐다. 그 파장은 제1금융권뿐 아니라 제2금융권과 캐피털 회사들에까지 확산될 것이다. …외국계 투자회사들은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부동산과 보유중인 자산매각을 서둘러 단행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GDP(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비중이 89%에 육박한다.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비이성적으로 높은 실정이다. …강남애서 20억짜리 고가 아파트들일 경매시장에서 줄줄이 유찰되고 일부지역에서는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오면서 본격적인 거품 붕괴를 예고하고 있다. 2008년 2분기 국내 가계빚은 660조원을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넘었다."

그는 세계 상황의 외부 변수들이 한국의 경제 상황과 내수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꼽은 대표적인 외부 변수는 미국의 신용경색, 중국의 부동산발 내수경기 침체와 경기하강 곡선, 일본 엔캐리 자금 동향, 달러 대비 유로존의 무게중심 이동 포인트 등이다. 그는 "한국의 자본 시스템은 그 중요도와 영향력을 따지면 '외환>채권>주식시장' 순"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영향 없이 한국만 독자적이거나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통해 움직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올해 초부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중에도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며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일부 수출 대기업들과 특수 자영업자 계층을 뺀 나머지 90%의 일반 가계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계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이고 안전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제1원칙은 '실물자산 디플레이션을 동반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비상체제에서 살아남는 법을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① 가장의 실직에 대비해 최소 6개월치 봉급 정도의 비상금을 준비한다. ② 신용카드는 두 장 이내로 남겨놓고 나머지는 전부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③ 물가상승에 대비해 향후 3개월 정도 쓸 만큼의 생필품을 각자 갖추고 대비한다. ④ 가입한 보험상품 중에 적용되는 항목, 특히 의료비 지원이나 암 관련 상품들이 어떤 질병에 적용되는지 분명하게 파악하고 필기해둔다. ⑤ 할부는 최대한 갚고 시작해야 한다. ⑥ 대출 비중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증시 500선, 강남 부동산 값 반토막" 경고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저축은행의 모습.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저축은행의 모습.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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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증시와 부동산도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올해 주식시장은 한국이 500선, 미국이 5000선이 바닥이라고 본다. 중국은 1000선이 붕괴될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건설업체 연쇄부도가 우려되고 상호저축은행에는 이미 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이러한 흐름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에는 (코스피지수) 500선도 붕괴될 수 있을 것이다.

강남의 부동산 가격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강북 역시 추가 하락해 반토막 이상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10억원짜리 아파트가 5억원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그 전까지 부동산은 쳐다볼 필요가 없다. 주식이 하락할 때처럼 사면 살수록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이다. 2010년까지는 불황이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

그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자칫 잘못하면 내년 3월을 못 버티고 일본 자본에 편입되는 파국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내년 1월이면 은행외채 만기 도래→PF로 야기된 시중은행의 BIS(자기자본) 비율 하락→1금융권뿐 아니라 2금융권, 캐피털, 건설회사, 중소기업 등에 영향→대기업을 제외한 전방위 산업의 도산 불가피라는 악순환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2007년 11월 은행들은 유동상 확보 차원에서 CD(양도성 예금증서)를 남발했고, 이 은행들의 CD는 대부분 일본 자본이 매입했다"는 것이다.

미네르바는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증권사에 근무한 적이 있고 해외체류 경험도 있다"고 밝혔지만 나이 등 그밖의 신상정보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아고라에서 밝힌 것처럼 경제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절필 선언'을 재확인했다. '살해 위협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언제부터인가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나를 죽이겠다는 협박이 많이 들어온 게 사실"이며 "절필선언 한 첫 번째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네르바의 이러한 기고와 인터뷰에 대해 수사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또다른 관심사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미네르바로 인해 제기되는 문제와 주장들이 검증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의 지적하자, "그 내용이 범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된다면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한다"며 수사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의 이러한 발언도 미네르바의 '절필 선언'에 영향을 미쳤다.

다음은 <신동아> 12월호에 실린 미네르바의 인터뷰 내용이다.

"'노란 토끼'는 '환투기 세력' 의미... 배후는 일본 자본"

- 10월 29일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이제 '노란 토끼'가 시작된 거야, 그것만 알고 있으면 이게 뭔 말인지는 내년 꽃 피는 봄이 되면 알 거야"라고 썼다. '노란 토끼'란 과연 무엇을 뜻하는가.
"보낸 글에서 환율변동성 상황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노란 토끼'란 환투기 세력을 언급한 것이다.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 환율을 끌어올렸던 바로 그 세력이다. 외양은 미국 헤지펀드지만 그 배후에는 일본 엔캐리 자본이 버티고 있다. 그래서 '노란' 토끼라고 부른 것이다. 이들은 원화 약세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을 틈타 상대적으로 강세인 달러를 빼내가기 위해 한국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 최근 '50대 초반, 증권사 근무와 해외체류 경력이 있는 인물'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맞는가.
"증권사에 근무한 적이 있고 해외체류 경험도 있다. 그러나 나이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 않겠다. 내가 유명세를 타고 싶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 이제까지 글을 써온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내 신원이나 얼굴을 공개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판단한다. 나는 누구의 대변자도 아니고, 아고라에서 이미 밝혔듯 경제 얘기는 앞으로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타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싶지 않다. 완전히 절필하겠다."

- 예측력도 뛰어나지만 정보력의 수준이 다르다는 지적이 많았다. 분석의 근거는 외신보도나 공개자료가 전부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채널이 있는가.
"예측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과거 경제위기 당시의 외국 사례와 현재 시점의 정부 정책 실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경제를 아는 사람은 누구든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사항이다. 분석의 근거는 국내외 수많은 경제지표와 사례집, 외신보도 자료를 수집해 통계수치를 규합한 것을 일괄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개인적은 채널은, 금융시장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다만 채널에서 받은 정보를 그대로 믿고 글을 올린 것은 아니다. 저 자신의 경험과 판단으로 한 것이다."

- "살해 위협을 당했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아고라에서 글을 올리면서 호응과 응원도 많이 받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본인을 죽이겠다는 협박이 많이 들어온 게 사실이다. 첫 번째 절필선언을 한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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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미네르바, #신동아, #미국발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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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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