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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6일 12시에 남양주 마석에 위치한 모란공원에서는 백범 김구의 암살범 안두희를 끝까지 추적, 자백을 받아냈으며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는 책을 저술한 '애국지사 고(故) 한길 권중희 선생 1주기 추도식'이 거행됐다.

 

백범김구선생시해진상규명위원회 조사위원장과 민족정기구현회 회장으로 활동한 권중희(사진, 權重熙 1936년 경상북도 안동 ~ 2007년 11월 16일)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 사건 배후를 밝히기 위해 약 50년 동안 추적해온 사회운동가로 2007년 11월 16일 오후 5시경 향년 72세를 일기로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당시 '최소한의 염치도 양심도 없는 한나라도당은 각오하라!'는 제목의 글을 쓰는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사회장으로 추모식을 지내고 20일 발인, 21일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됐다.

 

권중희씨는 1981년, 안두희가 백범살해를 부인하는 인터뷰를 하고 미국도피를 위해 여권을 발급받자 직장을 그만두고 백범살해의 배후를 쫓기 시작해 1987년 3월 서울 신촌에서 '안영준'이란 가명으로 숨어 살던 안두희를 찾아내 서울 마포구청 앞에서 몽둥이로 때려 옥고를 치렀으며 92년에는 인천에 살고 있던 안두희를 납치, 남양주 마석을 거쳐 가평 근처 폐가로 끌고 가 자백을 받는 등 안씨를 추적하고 백범의 암살 배후를 밝히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2004년 2월 2일부터 3월 10일까지 '백범선생 암살 진상규명 방미 조사단'을 꾸려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 등을 방문해 진상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자료가 부족한 관계로 큰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진상규명을 위한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이 날 추도식엔 유가족들과 홍갑표 민족정기보존회 회장, 박기서, 윤한탁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 상임대표, 범민련 서울시 연합의장 노수희, 남양주 지역 시의원 이광호, 추모시를 지어 헌시한 새벽 안택상 시인 등 4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생전의 업적에 비해 초라하게 이뤄졌다. 민족정기구현회가 주관하고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범민련남측본부, 유가협 등에서 후원했다.

 

의기에 안두희를 때려죽인 택시기사 박기서

 

백범 김구선생을 암살한 뒤에 숨어 지내던 안두희는 백범 암살 후 47년의 세월이 흐른 1996년 10월 23일 오전 자신의 집에서 끝내 피살된다. 오전 6시, 안두희(당시 79살)의 피살 용의자 박기서(당시 43살)는 민족정기구현회의 권중희에게 "안두희를 처벌하겠다"라는 전화를 했으며 오전 11시 30분 안두희의 동거녀 63살 김명희가 수퍼마켓에 가기 위해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 아파트 안으로 밀고 들어가 안두희를 준비해간 방망이로 살해했다. 그리고, 11시 40분에 "이런 사람은 살려둘 수 없다. 안두희를 죽였다"라고 권중희에게 다시 전화했다. 그 후 경기도 부천시 심곡동 한 성당에서 자수한다.

 

경찰조사에서 "안두희의 행적을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권중희 선생의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라는 책에 감명 받았으며 지난 6월 백범 선생 추모식에 참석한 뒤부터 안두희를 단죄하기로 마음먹고 미리 계획을 세워왔다"고 밝힌 박기서는 연행 당시와 마찬가지로 "의로운 일을 실천해서 당당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한다.

 

백범 김구 선생 암살범 안두희를 살해한 박기서는 검거 후 1997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청주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1998년 3월 13일 단행된 정부의 대통령 취임 경축 특별 사면 복권조치에 따라 이날 오후 청주교도소에서 석방됐다.

 

박기서는 추도사를 통해 "'안두희 같은 반역자를 처단해야 하지 않겠나'하는데 의견을 나누며 뜻을 같이 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역사에 열정을 갖고 있었던 권중희 선생에게는 굽히지 않는 철저한 투쟁정신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북한강닷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권중희, #박기서, #안두희, #백범, #모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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