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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놓은 시세 정보판. '급급매물'이 눈에 띌 정도로, 집값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4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인근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내놓은 시세 정보판. '급급매물'이 눈에 띌 정도로, 집값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다.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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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해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가계 대출 부실 위험이 매우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은행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0일 발표한 '가계 대출의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서 2000년과 2006년 가계의 평균 소득·자산·부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꾸준히 늘고 있는 가계 빚

보고서는 우선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소개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1~2002년 신용카드 버블기간 중 전년에 비해 매년 28%씩 증가했던 가계 대출은 2003년 1.9% 증가에 그쳤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15.5% 늘어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이러한 결과로 총처분가능소득(경제 주체들이 벌어들인 소득 가운데 쓸 수 있는 돈의 규모) 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은 2002년 129.3%에서 2007년 148.4%로 늘었다. 이에 대해 김준경 교수는 "가계 부문의 부채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부채상환능력 저하의 구체적인 위험성을 분석, 판단하기 위해 1인 가구 이상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2000년 '가구소비실태조사'와 2006년 '가계자산조사' 자료를 비교했다.

저소득층 부채 상환 능력 빠르게 저하

비교 결과, 금융부채가 있는 가구 비중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에 따라 2000년의 47%에서 2006년에는 83%로 크게 늘어나는 한편, 저소득층의 부채 상환 능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가계 소득 상위 20%의 총 소득과 금융부채는 2000년 각각 6211만원, 1482만원에서 2006년 7112만원, 5772만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가계대출의 68.8%(2006년 기준)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영향으로 금융부채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총 소득이 금융 부채보다 많다.

하지만 하위 20%의 경우, 같은 기간 금융부채가 총 소득보다 많아졌다. 2000년 총 소득과 금융부채는 각각 682만원, 391만원이었지만 2006년 949만원, 1007만원으로 총 소득 대비 금융부채가 100%를 넘겼다.

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3배 이상으로 DTI(총부채상환비율) 측면에서 채무상환능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가구의 비중은 2000년 1.9%에서 2006년 5.8%로 증가했는데, 소득 수준 하위 20%에서 크게 증가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값(순자산)이 마이너스인 가구 수 비중은 저소득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2000년과 2006년 사이 최상위 계층을 제외한 모든 계층에서 증가했다. 이는 최상위 계층의 경우, 자산 가격 상승에 의해 부채 증가분을 상쇄한 것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가계 부문, 경기 침체에 대한 대응력 낮다

김준경 교수는 보고서 최종 결론에서 "저소득층은 신용카드 버블 붕괴 때 이미 큰 가계 대출 부실을 보였기 때문에, 이들은 현재 가계 부채를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고소득층에서도 가계 대출 부실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고소득층은 자산 가격이 매우 올라 최근의 집값 하락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면서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부채 상환 능력 저하 때문에 가계 대출 부실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나라 가계 부문은 부동산 자산과 금융 자산의 비율이 87:13(미국은 58:42, 일본은 70:30)으로 여타 선진국보다 높아 경기 침체에 대한 대응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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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주택담보대출, #자산 가격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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