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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28일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판에 실린 사토 노조무 관련 기사 '일본의 오바마를 만나다'.

오바마 덕에 전성기를 지난 중년 개그맨이 스타덤에 오르고, 아무 볼 것도 없던 산간벽지 일본 촌동네가 전세계의 주목을 받아버렸다.

 

만담 콤비 '데인저러스'의 사토 노조무. 일본에서는 '놋치'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43살 개그맨이다. 1988년부터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지만, 전설적인 개그 프로그램 '단어천국(일명 보캬텐)'이 막을 내리면서 거의 10여 년간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던 그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불과 1년도 채 안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전문영역으로 해온 '독설을 남발하는 멍청한 역할' 캐릭터가 아니라 '모노마네'라고 불리는 흉내 장르다. 물론 전문은 오바마 흉내다.

 

우연찮게 TV를 같이 보던 아내가 사토에게 "당신, 오바마랑 닮았네"라고 던진 한 마디가 그의 인생을 천국으로 인도해주었다. 지난 7월 민방 TBS의 한 토크 프로그램에서 사토는 "그 때 TV에서 오바마 후보가 '예스 위 캔(Yes, We can)', '체인지(Change)'라고 외치길래 톤을 저음으로 잡고 흉내내니까 아내가 엄청나게 웃어서 혹시 이건 통하지 않을까 싶었다"고 밝힌 적 있다.

 

오바마보다 더 오바마 스러운 '공인 일본 오바마'

 

실제 그의 '예스 위 캔', '체인지'는 오바마보다 더 오바마답다. 이건 일본뿐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고향인 시카고에서도 인정했다.

 

TBS의 '악마의 계약에 사인'이라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사토의 오바마 흉내가 정말 미국에서도 통할까'라는 기획으로 아무런 미국 현지 약속도 잡지 않은 채 사토를 미국으로 보낸 것이다. 목적은 오바마 후보(당시)를 약속없이 만나 오바마에게 흉내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내는 것.

 

이를 위해 먼저 오바마 대통령의 고향을 방문한 사토는 시카고 시민들의 열광적 환영을 받는데, 이것이 화제가 되면서 <시카고 트리뷴>이 그를 취재했다. 기사 제목이 '일본의 오바마를 만나다(Meet the Japanese Obama)'. 오바마보다 먼저 권위있는 지역 일간지가 그를 오바마로 인정해준 것이다.

 

물론 11월 5일 저녁 '악마의 계약에 사인'은 유세장을 떠나는 오바마가 사토와 2초(?)간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방송했다. 오바마 후보(당시)가 '예스, 유 어 오바마(Yes you’re Obama)'라고 말했는지 아닌지 확실치 않은 부분은 자막으로 처리했지만, 아무튼 사토는 오바마 본인으로부터 공인을 받은 셈이다.

 

<스포니치>에 의하면 운명의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11월 5일 사토는 일부러 '카츠(카츠는 일본어로 '승리하다'는 의미) 덮밥'을 먹고, 승리가 확정되자 "예스, 위 캔 체인지"를 엄숙하게 외쳤다고 한다. 대선 다음날인 6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미 대선에 관련한 와이드·버라이어티 쇼에 빠짐없이 등장하여 오바마 대통령의 대변인 노릇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인터넷의 게시판에서도 "아소 총리보다 놋치(사토)가 더 낫다" "아소보다 먼저 공인받은 유일한 일본인" 등등 현정권에 냉소적인 코멘트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그 중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이, 부러움이 가득 담긴 다음의 문장이었다.

 

"앞으로 사토는 적어도 4년간, 길면 8년간 탄탄대로네."

 

 지난 4일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일본의 오바마시 시민들이 축하 플래카드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오바마시 유지들은 '우리 마음대로 오바마 응원해'

 

후쿠이현의 조그마한 해안마을 오바마시. 정말 아무 것도 볼 것 없는 인구 3만명의, 어업을 위주로 생활해 가던 마을이 오바마 대통령 덕분에 일약 전국구, 아니 전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4일, '슈퍼 화요일'을 기점으로 오바마 후보와 단지 이름이 같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약 50여명의 지역유지들이 '우리 마음대로 오바마 후보를 응원하는 모임'을 만들고, 사무국장이 일하는 호텔에 '오바마 후보 파이팅! 꼭 승리하길!'등의 포스터를 붙이면서 화제를 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해프닝·가십으로 받아들여진 것이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기 훨씬 이전인 2006년부터 오바마시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급속도로 화제가 집중되었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이 일본의 촌구석을 알고 있었다고 하니 당연히 이목이 쏠릴 수밖에.

 

이유인즉, 2006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이 나리타 공항 출입국시 세관직원이 "나도 오바마에서 태어났다(I’m born Obama)"라고 말을 건넨 것. 오바마는 나중에 TBS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내가 오바마에서 태어났다'고 말하길래 어리둥절했다, 알고 보니 오바마라는 마을이 있다고 하는 걸 알았다"고 밝혔다.

 

이것을 CNN이 다루면서, 이 뉴스는 한때 야후닷컴의 가장 많이 읽힌 기사 랭킹 2위에 오르는 등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후 오바마 시민들은 '훌라댄스 오바마 걸즈' '오바마 보이즈' 등을 자발적으로 만들면서 오바마 관련 기념품을 제작 판매하기도 했다.

 

11월 5일, 2백여명의 오바마 시민들이 시민회관에 모여 투개표 실황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 수만큼의 기자들이 시민회관에 집결했다. 지난 3월 5일 응원이벤트를 전미에 생중계한 CNN은 물론 AP·BBC등 외신들도 오바마시의 축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바마 시민들이 만든 오바마 응원 피켓.

오바마 후보가 리드하고, 또 출구조사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결과가 나오자 10대부터 70대까지 구성된 '오바마 걸즈'는 훌라춤을 추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연호하고 개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지난 8월 새롭게 취임한 마쓰자키 시장은 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에서 "앞으로도 '체인지' '변혁'이라는 콘셉트로 시정을 운영해 나가겠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우리 오바마에 초청하고 싶다, 또 명예시민증을 수여할 생각"이라고 흥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응할지는 두고봐야 겠지만 지금까지의 인연으로 본다면 마냥 불가능하지만도 않다.

 

지난 8년간 미 공화당과 보조를 맞추어 온 자민당과 각료들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가득하지만, 이 서민적인 오바마들이 새로운 미일관계를 열어가고 있다고 한다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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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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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거주. 쓴 책 "일본여친에게 프러포즈 받다", 번역서 "일본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인터넷 동반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