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울지 않는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 MK픽처스,라스칼엔터테인먼트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 기타가타 겐조의 <상흔>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작품은 이완과 송창의가 주연을 맡고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연출한 배형준 감독이 4년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영화의 배경은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가 막 끝난 1953년이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 종두(이완)와 태호(송창의)는 경제적으로 궁핍하기만 한 시대적 어려움에도 우정을 키워가는 인물들이다.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크게 보면 두 명의 주인공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의 주 배경이 극심한 혼란기를 겪고 있던 1953년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작품이 정치적인 이데올로기나 좌우의 갈등을 주 모티브로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관객들이 있다면 우선 이점은 안심해도 좋을 것 같다. 이 작품은 피폐하고 황폐해진 서울을 중심으로 하여 두 소년이 어떻게 삶을 이어가고 성장해 가는지에 더 집중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두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통해 배두환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들은 어떤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어 했는지 정확히 이 작품을 통해 파악하는 것은 관객들에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결국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두 배우의 몸을 싸리지 않는 연기에도 전혀 배우들의 연기만큼 따라와 주지 않는 시나리오와 연출력 때문에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 피폐한 환경과 황폐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부분은 위용감 있게 표현되어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큼 리얼리티가 살아 있다. 그뿐만 아니라 두 배우가 자신의 첫 번째 영화 주연 출연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한 만큼, 자신들이 출연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 열의와 성의를 다해 연기 하고 있는 것을 영화 속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영화가 이렇게 큰 울림을 주지 못하는 것은 결정적으로 시나리오의 결함과 감독의 연출력에 대해 집고 넘어 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가장 큰 약점은 뜬금없이 진행되는 영화 줄거리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가장 큰 기둥이 되는 두 주인공과 도철의 갈등이 전혀 설득력 없이 무리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계속해서 반복되면서 스스로 극적 리얼리티와 완성도를 낮추고 있다.

어떤 특정 사건에 대해 왜 주인공들이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런 사건이 마무리 되는지 관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영화 장면들이 곳곳에 노출되고 있다. 관객들에게 영화의 큰 줄거리에서 꼭 파악하고 넘어가야만 할 핵심적인 장면과 줄거리들이 뜬금없이 건너뛰면서 영화는 전체적으로 쉽게 주인공들의 변화와 도철의 갈등을 받아들일 수 없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약점은 영화를 보는 시간 내내 큰 치명타로 작용하고 있다. 관객들이 이런 약점에 동조하게 되면 영화에 몰입하지 못하면서 배우들의 연기 열연에도 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영화는 끝나버리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조금만 더 다듬어서 영화를 만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아무리 배우들이 열연해도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에 문제가 있다면 큰 장점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배우들의 열연만큼 시나리오와 감독의 연출력 역시 영화에는 꼭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영화 완성도면에서는 큰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두 배우의 열연과 영화 비주얼의 리얼리티에 만족한다면 영화적 약점이 있음에도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작품에 만족할 여지도 있기에 자신의 영화 선호도를 잘 생각해보아야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완 송창의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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