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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호 국정원장이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 전옥현 1차장 등 주요 간부들과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국정원이 법조문에 '등'을 달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회 정보위 주변에서는 이런 말이 나돈다. 이게 무슨 말일까? 이는 국가정보원(원장 김성호)이 국정원의 직무를 규정한 국가정보원법의 법조문에 '~등'자를 넣기 위해 대국회 차원의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다.

 

국정원 '숙원사업'... 국정원법, 테러방지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통과

 

현재 국회에는 국정원과 관련된 6개 법안(제·개정안)이 상정 혹은 상정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정보기관의 역할과 임무 등을 규정한 국정원법, 국정원 직원들의 임용과 신분 등을 규정한 국가정보원직원법, 그리고 국정원 오랜 숙원인 테러방지법과 통신비밀보호법 등이다.

 

이 가운데 국정원 출신 정보위원인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29일 정보위에 회부된 국가정보원직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큰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 법률안의 골자는 ▲ 전문관 제도의 도입과 연령정년 연장(60세) ▲ 일반직 4·5급 계급정년 연장 등이다(관련 기사 참조).

 

문제는 다른 세 법률안이다.

 

테러방지법은 국가정보원장 산하에 '대테러센터'를 두고 국방부와 행정안전부, 법무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의 대테러업무를 기획·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정치권보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대가 더 큰 편이다.

 

이와 관련 국정원측은 "공개기관이 할 수 없는 테러업무의 특수성 등을 감안, 기존에 테러 관련 정보수집을 하는 국정원에 '대테러센터'를 두는 것일 뿐, 국정원의 권한은 변함이 없고 국정원에 테러 관련 수사기능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비법 개정에 안간힘... 야당은 "민주주의 후퇴 기도"

 

통신비밀보호법은 휴대전화와 전자우편, 인터넷 쪽지(메신저)도 감청이 가능하게 하고, 통신사가 각 개인의 통화내역과 인터넷 이용 기록 등을 1년 이상 의무적으로 보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정원측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과 관련, 지난 93년 제정된 현행 통비법이 최근의 급속한 통신환경 변화를 기술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허가기관(법원)-집행기관(수사기관)-협조기관(통신업체) 역할을 명확히 분리하지 않아 논란이 반복되고 있어 선진국 수준의 투명하고 효율적인 범죄 수사를 위한 법 체제 정비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국정원은 또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도 이같은 개정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으며 특히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개정 통비법이 영장없이 감청할 수 있는 대상에 '테러' 항목을 추가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는 등 법개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야당, 특히 정세균 대표가 이와 관련 "과거 회귀 이상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기도"라면서 "국민 생활을 과도하게 들여다보고 기본권을 침해하는 여권의 시도를 꼭 막겠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어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정원.

 

국정원법 개정에 총력전... 잇단 '정치개입' 의혹으로 난항

 

국정원이 대국회 로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국정원법 개정안의 골자는 국정원의 직무를 규정한 국정원법 제3조 1항 1호의 "국외정보 및 국내보안정보(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에서 국내보안정보 5가지 직무에 '등'이란 단어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다.

 

겨우 '등'자 하나를 다는 것이니 외형상으로 보면 별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국정원이 이 '등'자 하나를 다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등'이 갖는 포괄성으로 인해 국정원의 직무범위가 아무런 제한 없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정원은 최근 언론 보도와 정부 부처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연달아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를테면 지난 17일 환경노동위 국감에선 노동부가 국감 내용을 실시간으로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에 보고해온 사실이 홍희덕 의원(민주노동당)이 입수한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또 국정원이 공기업에 시민단체 기부금 지원 내역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오마이뉴스>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또 국회 문화관광체육방송통신위 국감에서 김회선 국정원 2차장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만나 언론대책을 논의(8월 11일)한 사실과 신재민 문화부 2차관이 주재한 '종교차별 시정대책회의'(8월 26일)에 국정원 관계자가 동석한 사실 등이 그것이다(신 차관은 나중에 착오였다며 이를 부인했음).

 

국정원 "일상적 정보활동"... 야당 "5공 회귀 및 공안통치 부활"

 

이와 관련 야당은 '5공 회귀' 및 '공안통치의 부활'로 규정해 국정원을 항의 방문하는 등 이로 인해 국감이 파행을 빚었다. 야당 주장의 근거는 바로 국내보안정보의 수집 및 작성 대상을 '대공·대정부전복·방첩·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만으로 한정한 국정원법 제3조 1항 1호이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지난 정부부터 해온 일상적 정보활동"이라며 관행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업무 영역을 확장하려는 국정원의 욕구가 '문건'이나 '회합'으로 외부에 노출되는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특히 촛불시위라는 전혀 예상 못한 '정치적' 국면을 경험하며 정부여당은 국정원 역할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정원은 지난 9월 인사 및 조직 개편에서 국내 정보와 대북 기능을 강화했다. 국정원은 또 지난 9월에 외부에 의뢰한 조직진단 결과를 토대로 11월부터 팀제를 골간으로 한 조직 개편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을 '과제' 중심으로 유연하게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도 국정원은 문제의 조항에 '~등'자를 붙이는 것이 더 절실하다. 무엇보다도 '등'자 하나로 정치권의 위법 시비를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역할이 강화된 직무수행과 관련 법적 근거를 확실히 해놓음으로써 직원의 사기 진작을 꾀하려는 의도도 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고, 앞으로 투명한 절차를 통해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김성호 국정원장까지 나서 언론인들과 접촉하며 여론 정지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은 국정원의 임무범위를 확대하는 법개정을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이어서 국정원이 문제의 법조항에 '~등'을 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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