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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고석정 계곡 자연 풍광이 뛰어난 철원은 고려 건국 이전 궁예가 후고구려 태봉을 건국한 도읍지이며, 한탄강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고석정은 임꺽정이 홀로 칼을 갈았다는 곳으로 유명하다.
▲ 철원 고석정 계곡 자연 풍광이 뛰어난 철원은 고려 건국 이전 궁예가 후고구려 태봉을 건국한 도읍지이며, 한탄강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고석정은 임꺽정이 홀로 칼을 갈았다는 곳으로 유명하다.
ⓒ 창작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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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기러기가
두만강 건너 날아오면
남녘 갈대밭은 임 마중 하듯
마음 설레어
머리 빗어 넘기며
어쩔줄 몰라 온몸 흔든다

-서지월, '북녘 기러기 남녘 갈대밭'

기러기가 두만강을 건너 북녘하늘을 날고 또 날아 마침내 남녘하늘로 떼 지어 날아드는 늦가을. 일제 강점기 때 당대 최고 문장가로 손꼽히는 상허 이태준이 태어난 고향 철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시인들이 11월 첫 일요일을 맞아 "남녘 갈대밭은 임 마중 하듯 / 마음 설레어 / 머리 빗어 넘기"는 철원에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철원, 하면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궁예가 후고구려 태봉을 세운 도읍지이자 임꺽정이 홀로 칼을 갈며 새 세상을 꿈꾸었다는 고석정이 있는 곳이다. 어디 그 뿐이랴. 철원은 한국전쟁 때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지금도 그때 그 참상을 콕콕 찌르듯이 노동당사와 백마고지, 월정리 역 등이 쓸쓸하게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시인들이 철원을 찾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시인들은 이곳에 가서 철원이 품고 있는 오랜 역사와 분단의 상처를 되짚고, 상허 이태준이 남긴 문학을 더듬으며 남북 통일시를 철원하늘에 쓰려 한다. 그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북녘하늘에서 떼 지어 날아온 기러기들이 입에 물고 철조망을 콕콕 쫓아 끊어주기를 바란다.      

상허 이태준 문학비 이태준 선생은 한국 단편의 완성자라 할 수 있다.
▲ 상허 이태준 문학비 이태준 선생은 한국 단편의 완성자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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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나는 철원 하늘에 어른거리는 상허 이태준 

"'조선의 모파상'이라 불렸던 상허 이태준 선생은 해방 뒤 월북해 조선문학가동맹 부위원장 등을 맡으며 맹렬한 활동을 하다가 평양에서 추방된 뒤 고철장수 등을 하며 살다가 아내가 죽고나서 행방불명되었습니다. 우리가 상허 이태준 문학제를 해마다 여는 것은 이태준 선생의 문학과 삶을 통해 불행한 남북 분단의 고리를 끊고자 함입니다." -창작21 통일맞이 '인사말' 몇 토막

철새들이 펼치는 아름다운 날갯짓 속에 억새가 은빛 머리칼을 눈부시게 빛내고 있는 11월 초. <창작21작가회>(회장 문창길)가 여러 시인들과 함께 남북 분단이란 상처가 60여 년이 가까워오는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철원을 찾는다. 2일(일) 오후 2시 철원 대마리 평화박물관에서 '제5회 상허 이태준 추모문학제'를 열기 위해서다.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창작21 통일맞이 통일시 낭송회'란 붙임글이 붙어있는 이번 행사는 2일(일) 아침 9시 서울 대한극장 앞에서 대절버스로 철원으로 출발한다. 이어 철원에 도착하자마자 분단 비극이 서린 노동당사, 백마고지, 월정리역 등과 철원의 역사가 서린 고석정 등을 둘러본 뒤 본 행사인 이태준 추모 문학제에 들어간다.

이번 행사에는 구순을 훌쩍 넘긴 이기형 시인과 '엉겅퀴꽃' 시인이자 철원이 고향인 민 영 시인,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지월 시인, 대구시인학교 회장 정경진 시인, 중국 훈춘 조선족 홍문필 시인, 강원민예총 회원 등 50여 명이 참가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며, 후원은 계간 <창작21>.

걸개시 창작21작가회가 행사 때마다 내거는 걸개시
▲ 걸개시 창작21작가회가 행사 때마다 내거는 걸개시
ⓒ 이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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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준, 김일성대 교수 정률로부터 '조선의 모파상' 칭호

이날 행사는 이기형, 민영 시인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서지월 시인의 분단의 아픔을 형상화 한 시 '북녘기러기 남녘 갈대밭', 정경진 시인의 '휴전선', 신표균 시인의 '슬픈 뻐꾸기', 홍문필 시인의 '두만강은 풀린다'가 한탄강처럼 고요하게 흐르는 음악 속에 기러기 날아드는 북녘하늘로 울려 퍼진다.

특별출연으로는 한국낭송문학회 시낭송가 임유화 씨가 나와 서지월 시인의 통일 염원시 '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 '이 땅에 봄이 오면'을 읊는다. <창작21작가회>에서는 이번 '제5회 상허 이태준 추모 문학제'에서 낭송되는 통일시를 한데 모은 <2008 철원통일문학축전> 이라는 제목의 작품집도 펴낸다.

<창작21작가회> 문창길(49, 시인) 회장은 "자연 풍광이 뛰어난 철원은 고려 건국 이전 궁예가 후고구려 태봉을 건국한 도읍지이며 한탄강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고석정은 임꺽정이 홀로 칼을 갈았다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설명한다. 문 회장은 "일제 강점기 때 한국이 낳은 최고 문장가 이태준 선생이 이곳에서 태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못 박는다.

문 회장은 "1927년 7월 <시대일보>에 '오몽녀'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이태준 선생은 한국 단편의 완성자"라며 "선생은 1939년 <문장>지 창간 편집자 겸 주간으로 활약했으며, 해방 뒤 월북해 김일성 대학교 교수인 정률로부터 '조선의 모파상'이라고 불렸다. 1964년에는 중앙당 101호 창작실 '비밀작가'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시인 작가가 죽어 마른 낙엽처럼 부서져 우리들 기억에 희미하게 지워지더라도 시인 작가가 남긴 치열한 작품과 고된 삶은 끝까지 살아남아 살아 있는 자들의 가슴을 울린다. 천재적인 문장가 상허 이태준이 남긴 문학도 그러하다. 아무쪼록 이번 행사를 통해 분단의 상처가 기워지고 통일의 그날이 하루빨리 앞당겨지기를 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2일 아침 9시까지 충무로 전철역 1번 출구 대한극장 앞으로 나와 미리 대기하고 있는 관광버스를 타면 된다. 연락처 / 창작21작가회 011-308-6833 

아름다운 문장의 대가, 상허 이태준은 누구인가?

상허 이태준 아름다운 문장의 대가로 손꼽히는 상허 이태준
▲ 상허 이태준 아름다운 문장의 대가로 손꼽히는 상허 이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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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허 이태준 선생은 1904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휘문고등보통학교를 거쳐 일본 상지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1920년 <시대일보>에 '오몽녀'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선생은 박태원, 이효석, 정지용 등과 '구인회'를 만들어 활동했으며, <문장 강화>는 지금까지도 문장론의 모범으로 손꼽힌다.

선생은 아름다운 문장의 대가였으며, 이는 그가 쓴 소설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선생의 소설은 향토적이며 서정적인 세계에 어울리는 문체, 세태의 변화에 밀려가는 소외된 자의 잔잔한 아픔이 서정적으로 그려진 것이 특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아무 일도 없소> <불우 선생> <돌다리> <산월이> <영월 영감> <까마귀> <농군> <해방 전후> <꽃나무는 심어 놓고> <마부와 교수> <딸 삼형제> 등이 있으며, 1951년 중화인민공화국 초청으로 중국 대륙을 한 달 동안 방문한 중국기행문 <위대한 새 중국>(1952, 국립출판사)을 펴냈다.

선생은 1957년 평양에서 첫 추방된 뒤 해주 황해도일보사 인쇄공으로 배치되었으나 1974년에는 다시 강원도 장동탄광 노동자지구로 재추방되었다. 그 뒤 고철장수 등을 하며 힘겹게 살다가 아내가 죽은 뒤 행방불명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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