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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들은 2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75년 '동아 사태' 관련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권고 결정을 환영하는 한편 권고 내용대로 국가와 <동아일보> 측의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위원들은 오는 11월 17일까지 매일 <동아일보> 앞에서 4시간(오전 11시~오후 3시) 동안 '4인 1조'로 연달아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위원들의 얼굴은 밝았으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부분 "사필귀정"이란 말을 썼다.

 

이들의 소감을 짧게 발췌해 싣는다.

 

이영록(63) 1975년 '동아 사태' 당시 <동아방송> 사회문화부 기자

 

"사필귀정이다. 정당한 결정이 나와 환영한다. 단순한 권고에 그쳐서는 안 되고 구체적인 시행(사과)이 뒤따라야 한다. 우리가 생물학적으로는 정년이 지났지만 단 하루라도 <동아일보>에서 기자 일을 하고 싶다. 비록 생산성은 떨어지겠지만 꼭 그렇게 하고 싶다."

 

서순일(75) 당시 광고부 영업소장

 

"나는 정부의 광고 탄압 현장을 직접 목격한 사람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도 받았다. 당시 갑자기 광고가 취소되고 빠지고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랑 당시 김인호 광고국장은 확실한 목격자다. 광고 없이 신문을 내보낼 순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백지광고를 냈는데 독자들의 성원이 잇따라서 국내외적으로 주목받았던 기억이 또렷하다. 당시 정부는 정권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동아일보>는 의지만 있었다면 충분히 화해를 할 수 있었다. 아쉽다."

 

이명순(64) 당시 <동아방송> PD

 

"당시 서른 정도 나이였다. 그동안 '동아 사태'가 '실체는 있는데 증거가 없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그 증거를 정부기관에서 확인해 줬다는 게 중요하다. 그동안 <동아일보>도, 정부도, 국정원도 부정했지만 정권 주도의 광고 탄압이 수면 위로 확인됐다. 쫓겨나던 장면 등 그동안의 장면이 머리에 남아 있다. 우리 모두 그날로 각자의 인생이 확 바뀌었으니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윤활식(80) 당시 <동아방송> 제작부 차장

 

"해직자 중에 내 위로는 한 명밖에 없을 정도로 고참이었다. 엄혹한 시절이었지만 후배들의 정정당당한 주장에 동의했다. 뭔가를 바꾸고 정상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앞에서 주장하는 사람 못지않게 뒤에서 동참하는 사람도 중요하다. 단호하게 생각했다. 당시 내 행동을 단 한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다."

 

문영희(65) 당시 <동아방송> 정치경제부 기자, 전 동아투위 위원장

 

"미운 자식인데, 밉다고 자기 자식을 내다버린 게 아니라 죽여버렸다. 그런데 그 자식들이 다시 살아났다. 이게 역사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이후 자유언론실천특위를 만들어 활동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가장 많이 난다. 그런데 벌써 나이가 '지공'(지하철 공짜)에 이르렀으니…."

 

양한수(64) 당시 <동아일보> 출판국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진실화해위원회의 존재를 미처 생각하지 못했나 보다(웃음). 진실은 밝혀지게 되어 있다. 지금 <동아일보> 대표이사가 고 김병관 사장 아들인데… 대를 이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죄를 사과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동안 <동아일보>의 역사는 영욕이 엇갈린 역사다. 그 역사가 바로잡힐 기회를 잡았다. 10·24 정신으로 돌아가자."

 

박종만(66) 당시 <동아일보> 편집부 기자

 

"사실 국가가 당시 언론 탄압하고 <동아일보> 탄압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 그런데 국가기관이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 특히 언론 환경이 이 정부 들어서 많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진 것이 더욱 그렇다."

 

윤석봉(67) 당시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

 

"<동아일보>가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진실을 추구하는 자유언론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태그:#동아투위, #동아일보,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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