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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 하워드 진·도날도 마세도 지음 | 김종승 옮김 | 궁리 | 300쪽 | 1만5000원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하워드 진 보스턴대학 명예교수(정치학)의 교육 문제에 관한 인터뷰, 강연, 논문, 저서 등을 수정·보완해 엮었다. 그가 말하는 교육은 진실을 가르치는 교육, 올바른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육이다. 비록 그의 비판의 칼날은 주로 미국의 교육 현실을 향하고 있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저는 한국과 미국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고 믿습니다. 교육을 포함한 문화가 힘 있는 집단들에 의해 통제받고 있습니다. 양국 모두에서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저항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류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사상을 제시해줄, 교육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교육관료주의를 피해 대중들에게, 특히 미래의 주역인 젊은이들에게 독립적인 사상과 인습에서 탈피한 정보를 전해줄 필요가 있습니다."('한국의 독자들에게'에서)

 

조선무속고 - 역사로 본 한국 무속 | 이능화 지음 | 서영대 역주 | 창비 | 706쪽 | 4만원

 

조선은 유학과 유교의 나라였다. 하지만 "유교라는 것은 소수 양반의 종교며 일반인민의 종교는 아니었다". 민간에서는 그 빈자리를 불교와 무속이 채웠다. 무속은 지배계급에선 천시와 배척의 대상이었지만, 민간에선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렇듯 이중의 운명을 살아야 했던 한국 무속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서다. 구한말·일제 시기의 국학자였던 저자에 의해 1927년 잡지 <계명>에 처음 발표됐다. 단군 이후 조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문헌조사와 당대의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 무속의 역사, 제도, 의식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원문을 꼼꼼히 대조해 오자를 바로잡고, 미확인 자료를 찾아내 새롭게 덧붙인 역주자의 노력에 의해 책은 더욱 완전해졌다.

 

밤의 문화사 | 로저 에커치 지음 | 조한욱 옮김 | 돌베개 | 560쪽 | 2만5000원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기 시작한 이래 '밤'은 언제나 있었다.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김없이 밤은 찾아왔다. 대부분 지배계급은 밤에 잠만 자기를 바랐지만, 밤은 낮과는 다른 자기만의 문화를 일구며 낮의 역사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역사의 절반은 '밤'의 몫이다.

 

공포와 위협, 음모와 반역, 일탈과 도피, 그리고 자유와 환락의 시간이기도 했던 밤. 저자는 20년간 조사하고 취재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선사 시대부터 중세와 근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밤의 의미와 관습, 밤에 대한 인류의 태도 등 그동안 어둠에 쌓여 있던 밤의 역사를 다채롭고 화려하게 펼쳐보인다. 

 

법정의 역사 - 진실과 거짓 사이의 끝없는 공방 | 황밍허 지음 | 이철환 옮김 | 시그마북스 | 560쪽 | 2만원

 

"전 세계 사람이 심슨의 손에 선혈이 가득하다고 생각하더라도 법은 이를 이유로 곧 그가 살인범이라고 판결할 수 없습니다.(O. J. 심슨 재판 판사)" "오늘 재판에서 패소한 것은 검사 측이 아니라 미국과 미국의 사법제도입니다. 왜냐하면 오늘 재판에서 정의와 법리가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입니다.(O. J. 심슨을 기소한 검사)"

 

잘 알려졌듯이 법의 여신 디케의 저울은 O. J. 심슨 쪽으로 기울었다. 유전무죄?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판관 포청천'의 나라, 중국 푸젠(福建)성 현직 법관인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 재판, 중국 법가(法家)와 법치(法治)의 차이부터 제1, 2차 세계대전 전범재판과 O. J. 심슨 재판까지 동서고금 법정 안팎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진, 그림 자료들과 함께 풀어내고 있다.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 최경봉·시정곤·박영준 지음 | 책과함께 | 280쪽 | 1만2000원

 

얼마 전 한글날이 지났다. 그런데 한글날은 왜 10월 9일이지? 1945년 이전까지는 다른 날을 한글날로 기념했다는데? 또 왜 '기역'은 '기윽'이라고 부르지 않을까. 똑같이 통일하려면 '디귿'도 '디읃'으로, '시옷'도 '시읏'으로 불러야 하는 게 아닐까.

 

한글 창제의 동기와 목적, 보급 과정, 일제 강점기의 한글 수난사, 문자론적 혹은 규범적 차원에서 한글에 숨겨진 가치와 질서, 그리고 정보화 시대에 미래 문자로서 한글의 가능성 등 한글에 관해 우리가 모르거나 잘못 알았던 29가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이 글도 한글로 쓰고 있지만, 한글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독종들 | 한둥 지음 | 김택규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462쪽 | 1만3000원

 

"방귀 잡기에 이어 유행한 '똥침'이라는 놀이는 진짜 발명자가 밝혀지지 않았다. 어쨌든 2학년 1반의 방귀 냄새가 다소 엷어지고 방귀 잡기의 열풍이 차차 다른 반으로 번져갈 즈음, 딱 맞춰 똥침 놀이가 등장했다. 그 엄청난 감동과 장렬한 효과는, 방귀 잡기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72쪽에서)

 

1970년대 중반 중국의 한 소도시에서 살았던 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통해 중국 현대사의 모순과 비극을 때론 우스꽝스럽게, 그러나 시종 담담하고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의 반영웅주의·반이상주의·반계몽주의적인 작품 경향이 이 소설에서도 오롯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판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중국 여행지 50 | 조창완·하경미 지음 | 랜덤하우스 | 352쪽 | 1만6000원

 

중국인들에겐 '죽기 전에 못해 보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중국 문자(한자)를 다 배우지 못하고, 중국 음식을 다 맛보지 못하고, 중국 땅을 다 여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부부 사이인 저자들은 10년 동안 중국 곳곳을 돌아본 뒤 여행지 50곳만을 가려 뽑았다.

 

저자들 가운데 조창완씨와 얼마 전 7박8일간 중국 여행을 함께할 기회가 있었다. 그와 함께하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그의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과 역사적 문제의식 덕분에 중국을 새롭게 읽을 수 있었다. 중국 여행을 떠나며 그와 동행할 수 없다면, 이 책이라도 챙기는 게 차선책이 될 것이다.


하워드 진, 교육을 말하다

하워드 진.도날도 마세도 지음, 김종승 옮김, 궁리(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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