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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빗길을 뚫고 철원군 갈말읍에서 동송읍까지 달려와 짐을 부린 찜질방에서, 라디오 인터뷰도 하고 이것저것 정비도 하고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뒤 새벽 일찍 일어났습니다. 피곤할텐데도 잠자리가 낯설어 그런지 길을 나선 후 새벽같이 일어나게 되더군요. 아참 일어나 수면실을 둘러보니 찜질방에서 밤을 보낸 사람이 저말고 딱 한 분밖에 없었습니다.

아무튼 자리를 털고 일어나 부지런히 짐을 꾸리고 샤워를 하고 나와, 비에 젖어 너덜너덜해진 지도책을 펴고 여행 넷째날은 자전거를 타고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살펴봤습니다. 전날 빗길인데도 예상보다 많이 달려와서, 산길과 고갯길을 넘어야 하지만 넷째날의 목적지로 잡아둔 홍천(도서관)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을 듯 싶었습니다. 그래서 동송읍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노동당사와 철원 민통선 일대를 둘러보고 홍천으로 넘어가는 길을 잡아두었습니다.  

찜질방에서 다행히 젖은 짐과 옷가지들을 얼추 말릴 수 있었다.
 찜질방에서 다행히 젖은 짐과 옷가지들을 얼추 말릴 수 있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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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날 나아갈 길을 찾고 색연필로 표시를 해두었다.
 그날 그날 나아갈 길을 찾고 색연필로 표시를 해두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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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전거 길을 잡아놓고 건빵과 꿀차로 아침 요기를 했습니다. 요기를 하면서 손과 발을 살펴보니 손가락, 발가락 끝은 물에 불어터져 있었습니다. 자전거 핸들과 맞닿는 손바닥에는 굳은살도 박혀있더군요. 그 외에는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어보였습니다. 얼굴이 퉁퉁 붓긴 했지만. (관련 글 : 손가락 허물이 벗겨지듯이, 거짓된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

굳은살도 박혔다.
 굳은살도 박혔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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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길에 가장 고생하는 건 역시나 발이다.
 이번 여행길에 가장 고생하는 건 역시나 발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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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물에 불은건지 퉁퉁...
 얼굴이 물에 불은건지 퉁퉁...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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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꽤 고된 여행길이었는데도 몸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에 안도한 뒤, 길을 나서려는데 채 6시도 안되어 좀 더 쉬었습니다. 평상에 걸터앉아 꿀차를 마시며 아무도 없는 남탕 주변을 살펴봤는데, 오랜만에 목욕탕을 찾아 그런지 재미있는 것들이 눈에 띄더군요.

우선 TV는 '2시이후 시청금지'라는 푯말이 음료수가 들어있는 냉장고 위에 놓여 있더군요. 아마 '새벽 2시'를 말하는 것 같은데 TV는 밤새 켜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냉장고 안의 음료수는 모두 '1000원'이라고 하더군요. 찜질방 바깥에서는 600원~800원하는 것들까지 죄다. 그럼에도 냉장고 안의 음료를 사먹고자 한다면, '요금은 선불'이고 '음료는 남탕관리사에게 문의'하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탕은 음료값도 비싸고, 참 번거롭게 음료를 사먹으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푯말을 냉장고와 음료자판기에 붙이는 것보다, 그냥 음료자판기를 이용하라고 하면 될 듯 싶은데 말입니다. 괜히 남탕관리사를 찾느라 애쓰지 않아도 되고 말이죠. 

혹시 여탕도 그런지요?

꿀을 챙겨오길 잘했다. 아침 대용으로 그만이다.
 꿀을 챙겨오길 잘했다. 아침 대용으로 그만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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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설 준비를 다 해두었는데, 새벽 6시도 안되었다.
 길을 나설 준비를 다 해두었는데, 새벽 6시도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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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제각각인 음료가 죄다 천원?
 가격이 제각각인 음료가 죄다 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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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음료자판기 이용하라면 될 것을...
 그냥 음료자판기 이용하라면 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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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남탕, #찜질방, #음료수, #자전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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