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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웹툰인 <란의 공식> .
ⓒ 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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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탐정 김전일>, <명탐정 코난>은 이름난 추리만화이다. 그러나 모두 일본의 만화다. 일본은 이들 작품 외에도 많은 추리만화가 있지만 국내 작품은 아쉽게도 이렇다 할 추리만화가 없다.

만화가 양영순이 독특한 상상력으로 풀어냈던 추리웹툰 <란의 공식>(중앙북스 펴냄)이 책으로 나왔다. 이 작품은 작가가 제목을 먼저 떠올린 뒤 그에 맞춰 스토리를 구상했다고 한다.

추리만화 매력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희열을 꼽을 수 있다. 전혀 예상 밖 인물이 범인일 경우에는 다시 한번 책을 펼치기도 한다.

<란의 공식> 주인공 란은 명문 사립고에 다니는 근로학생이다. 근로학생.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배려차원에서 다니게 하는 것으로 잘나가는 집안 자제들이 우글대는 학교에서 온갖 허드렛일을 맡아 하며 수업을 받는다.

요즘 국제중이니, 수업료가 한해 최고 2000만원이나 되는 귀족학교니 하는 식으로 교육이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이 만화에 나오는 란처럼 온갖 허드렛일을 맡아하며 수업을 받는 근로학생이 나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을까.

아무튼 불우한 집안 환경과 희귀 면역질환 탓에 컴퓨터만이 유일한 친구인 란에게 취미는 사람들 행동방식과 반복되는 동선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같은 생활 패턴이 있고 반복되는 동선이 있다. 란은 매일 주변을 관찰하고 이것들을 꼼꼼히 기록하는데 그 모든 상황들은 조합이 돼 사고로 이어진다. 바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짝사랑 상대 지니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 란. 어느 날 같은 반 친구 류가 지니에게 억지로 키스를 하는 것을 보고 녀석을 혼내주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류가 죽어버린다. 이로 인해 자신 말고도 또 다른 설계자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채는데….

양영순 작품은 처음엔 거창하다가 끝엔 아쉽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번 작품도 그런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신문에 연재하는 만화는 보통 한 페이지에 5~7컷인 반면 웹에 연재했던 웹툰이 책으로 나왔을 때는 한 페이지에 2~3컷, 많아야 4컷을 넘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편수가 늘어나게 된다.

출판사 입장에서야 편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독자입장에서 보면 편수를 조금 줄이더라도 읽을거리가 많은 것이 좋지 않을까. 물론 작품마다 나름 방식이 있는데 모든 만화가 한 페이지에 많은 칸을 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요즘 책으로 나온 웹툰은 웹에 연재했던 방식 그대로 나오다 보니 편수만 늘어나고 부담은 결국 독자들 몫으로 돌아간다는데 있다.

웹툰이 책으로 나오는 오프라인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면 너무 거창할지 모르지만 책도 보기 편하게 수수하게 만들고 편집을 새롭게 해 편수를 줄여 나가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만큼 많은 관심이 따르지 않을까 한다.

덧붙이는 글 | .



란의 공식 박스판 전2권 세트

양영순 글 그림, 중앙books(중앙북스)(2008)


태그:#만화 , #추리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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