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실시간뉴스 [오마이포토] 빗 속 가르며 달리는 홍석만

 누드 해변 전쟁이 일어난 발트해 연안 우제돔(Usedom) 해변. 그림에 'A'로 표시된 곳.
ⓒ 구글

관련사진보기


지난 여름 유럽을 뜨겁게 달군 화제 중 하나가 이른바 '누드 해변 전쟁'이다. 언론들은 2차 대전을 서두에 언급했다. 익히 알다시피 2차 대전은 1939년 9월 1일 독일이 발트해 연안에 있는 폴란드의 그단스크를 침공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 누드 해변 전쟁이 일어난 곳이 바로 발트해 연안이고, 당사국이 독일과 폴란드이기 때문이다.

이 누드 해변 전쟁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쉥겐 조약이다. 이 조약은 현재 유럽의 24개국이 가입해 있고, 골자는 가입국가간 국경 통제를 없애고 왕래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지난 1월 1일부터 폴란드를 비롯해 9개국이 더 가입했다. 그러므로 폴란드와 독일간 쳐진 발트해 연안 국경 철조망이 제거되고, 여름 휴양객들이 올 해 처음으로 자유왕래를 맞았다.

이 누드 전쟁이 일어난 지역은 우제돔(Usedom)인데 독일과 폴란드 사람들 모두 즐겨 찾는 여름 휴양지이다. 특히 독일쪽 해변은 지난 수십년 동안 자유분방한 자연주의자들이 나체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는 곳이다. 이에 비해 폴란드쪽은 보수적인 성향을 지난 폴란드인들이 수영복을 입고 해수욕을 즐기는 곳이다. 정서와 문화의 차이로 충분히 야기될 수는 마찰이다.

왕래가 자유롭게 되자 독일인들의 누드 해변에 옷을 입은 폴란드인들이 와서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이 빤히 쳐다보니 독일인들이 불편해 하는 것이 당연하다. 또 수영복을 입고 있는 폴란드인들 사이로 나체로 산책하거나 일광욕을 하는 독일인들을 폴란드인들이 비난을 퍼붓고 내쫓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결국 양국 시 당국이 두 나라 말로 어디가 누드 해변이고 어디가 아닌지를 분명하게 나타내주는 푯말을 세우기로 함으로써 이 전쟁은 잠잠해졌다. 하지만 폴란드 사람들 중에는 여전히 독일이 국경 연안에서 누드 해변을 먼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누드 해변은 9월 초 또 한 번 세상에 화제가 되었다. 이 해변에 상륙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돌고래를 나체주의자들과 옷 입은 관광객들이 힘을 합쳐 구해 준 것. 이를 두고 언론들은 돌고래가 누드 전쟁을 종식시켰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 지역에서 누드 문제는 비단 독일과 폴란드 간 갈등 뿐만 아니라 언론들이 보수적이라 단정하는 폴란드 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년 전 폴란드 경찰서장이 가슴을 드러내고 일광욕을 하던 여자들에게 벌금을 물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언론들로부터 격렬한 비판을 받은 후에야 이 결정이 철회되었다.

지난 5월 아직도 사람들이 많지 않은 해변에서 여자 두 명이 가슴을 드러낸 채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경찰이 다가와 옷을 입으라고 하자 옷을 입었다가 다시 이들이 가자 가슴을 드러내놓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이에 경찰이 와서 150즐로티 (7만 5천원) 벌금 딱지를 발급했으나, 이들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이들은 기소되었고, 8월 첫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정이 참관하고자 하는 모든 언론들을 수용할 수가 없어 공판은 오는 10월로 연기되었다. 폴란드 형법 140조에 의하면 공공장소에서의 나체는 체포, 구류나 혹은 150즐로티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경찰은 주장한다. 법원이 이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전히 '누드 해변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 뉴스


모바일앱 홍보 배너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에스페란토 번역과 저술을 하고, 'KBS 월드넷', '한겨레21', '부산일보', 'KBS 2TV 지구촌뉴스' 통신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대석입니다. 유럽의 지리적 중심지 리투아니아의 여러 모습을 소...더보기

시민기자 가입하기

© 2014 OhmyNews오탈자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