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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는 상사화가 운치를 더한다.
 붉게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는 상사화가 운치를 더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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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마지막 날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고향(전남 영광군)을 찾았을 때 자주 봐왔던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가을 가뭄이 극심해 저수지가 모두 말라 버렸단다. 길가의 코스모스도 가뭄 때문에 이파리가 말라 버렸기 때문에 꽃만 덩그러니 한들한들 피어 바람에 가는 허리를 맡긴 채 한들거린다.

가뭄을 조금이라도 해갈해 주듯 내리는 가을비는 꽃들과 모든 식물들에게 단비가 되어 목을 적신다. 고향을 찾았을 때 곳곳에 '불갑사 상사화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가을 하늘을 수놓으며 펄럭거린다.

불갑사는 호남의 명찰로 유서 깊은 고찰이다. 불갑사는 어렸을 적 자주 소풍을 가곤 했던 곳인데 그때는 보지 못했던 상사화가 요즈음에는 불갑사 들어가는 초입에서부터 붉게 피어 경내를 들어가는 입구까지 꽃밭을 이뤄 찾는 이들을 반긴다.

2001년부터 상사화 축제가 시작되어 올해로 8번째 맞이하는 상사화 축제가 9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15일 이곳을 찾았을 때는 상사화가 3분의 1정도가 개화해 찾는 이들을 반긴다.

반쪽은 피고 반쪽은 몽우리를 머금은 채 빗방울을 포옹하고 있다.
 반쪽은 피고 반쪽은 몽우리를 머금은 채 빗방울을 포옹하고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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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에 젖어 한결 탐스러워 보이는 상사화가 활짝 피어 있다.
 물방울에 젖어 한결 탐스러워 보이는 상사화가 활짝 피어 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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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 경내 담장 사이에 피어 있는 상사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에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불갑사 경내 담장 사이에 피어 있는 상사화.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에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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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절한 사연을 담은 상사화가 붉게 피어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애절한 사연을 담은 상사화가 붉게 피어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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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을 머금은 상사화가 슬픈 사연을 담은 스님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물방울을 머금은 상사화가 슬픈 사연을 담은 스님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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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이 있을 때는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없어 꽃과 잎이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꽃. 하여 잎은 꽃을, 꽃은 잎을 서로 그리워한다는 상사화(相思花).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이 꽃은 잎이 먼저 나와 6∼7월에 시들고 그 뒤 8∼9월에 꽃이 핀다.

전설에 의하면 옛날 한 스님이 불공을 드리러 온  여인을 사모하게 됐단다. 그 스님은 날마다 여인을 그리워했지만 스님의 신분으로 여인을 만날 수 없어 사모하다 상사병에 걸려 죽었다. 그 자리에 꽃이 피고 잎과 꽃이 서로 교차하면서 피고 졌는데 이 꽃이 상사화라고 한단다.

이처럼 애절한 사연을 지닌 상사화는 종류가 여러 가지다. 상사화 본래의 원종이 있고 방계로서 꽃무릇, 석산화, 개상사화 등이 있다. 그러나 넓게 보면 모두 상사화의 일종. 일반적으로 '상사화'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머니와 손녀가 곱게 피어 있는 상사화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낸다.
 할머니와 손녀가 곱게 피어 있는 상사화를 바라보며 미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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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를 맞아 상사화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한가위를 맞아 상사화 나들이에 나선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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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마지막 날 상사화를 보기 위해 불갑사를 찾았다. 비가 내리는데도 한가위를 맞아 고향을 방문한 가족들이 찾아와 아름답게 피어있는 상사화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가족 사진도 찍고 촉촉이 비를 머금은 상사화를 보며 한동안 머무는 사람들도 보인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송골송골 맺혀 있는 물방울이 금방이라도 뚝 떨어질 것 같은 모습이다. 빗물을 머금은 상사화는 더욱 더 선명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다. 상사화 길을 따라 한참을 걸어 불갑사 경내에 도착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 휴가 때가 되면 우리들과 함께 고향을 찾아 이곳에 꼭 들르곤 했다. 입구에 커다란 나무 아래로 흐르던 맑은 계곡물과 그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하며 놀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새롭게 단장해 예전 정취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아이들이 장성해 이제는 찾아오지 않듯이 이곳에서도 변화해 가는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이곳 불갑사에서는 국내에서 서식하는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백양꽃 등 다양한 상사화를 만날 수 있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불갑사 주변에 자리한 내산서원과 불갑저수지, 주변수변공원도 들러본다면 덤으로 두 배의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불갑사 경내에 있는 굴뚝에는 환한 미소를 머금은 부처가 있다.
 불갑사 경내에 있는 굴뚝에는 환한 미소를 머금은 부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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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갑사를 찾아가는 길목에 피어 있는 상사화가  내리는 비에 촉촉히 젖어 찾는 이들을 반긴다.
 불갑사를 찾아가는 길목에 피어 있는 상사화가 내리는 비에 촉촉히 젖어 찾는 이들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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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상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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