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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뇌일혈이나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계구도가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위원장이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며, 권력 공백은 없다"고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서 설명했지만, 뇌일혈이나 뇌졸중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북한의 후계 권력구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아 북한 정권 자체의 불확실성이 증가한 상황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최근 <북한학보>에 기고한 글에서 "만약 김정일이 4~5년 안에 갑자기 자연사하는 경우 어느 누구도 그에 버금가는 권력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4~5년 뒤까지 현재와 같은 권력을 유지한다면 김정일과 차남 김정철(또는 3남 김정운)이 공동통치하는 시대가 개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실장은 11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없을 때는 후계 구도가 4~5년 뒤에 정해질 것으로 예상됐다"며 "그러나 지금은 건강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1~2년 안으로 후계자 결정을 서두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통일연구원은 김 위원장 병세에 따른 향후 북한 권력구도를 ▲후견인 통치(병이 심각하지 않을 경우) ▲병상에서의 수렴청정(의식은 있으나 병세가 장기화될 경우) ▲집단지도체제 등 3가지로 예상하면서 "김정일의 급작스러운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일단 당과 군의 실세들로 구성된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당국자도 "김 위원장이 갑자기 유고사태가 된다면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하고, 몇년 뒤까지 집권한다면 아들에게 권력을 승계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아직까지 후계자를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갑자기 유고상태가 되면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김정일은 32살 때인 1974년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권력이 급속하게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후계구도를 정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북한 군부 권력 장악하면 친중파 득세"

 

일반인들은 보통 김 위원장이 갑자기 유고 상태가 되면 북한 정권이 쉽게 붕괴할 것으로 생각한다. 마치 1994년 김일성 주석이 급사하자 대북 전문가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2~3년 안에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것으로 봤던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실제 진행 상황은 그리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막후에서 성사시켰고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10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은 김 위원장 유일체제이고 김 위원장이 체제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갑작스런 위기가 오는 것은 굉장히 문제가 많다"며 "후계구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가 오면 아무래도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 의원은 "군부는 상대적으로 강경할 뿐만 아니라 특정 지도자가 없으면 집단지도체제로 갈텐데, 보통 집단지도체제는 강경하기 마련이어서 남북관계와 북핵문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북한 군부는 중국 군부 측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건강해서 당분간 집권하고, 개혁·개방으로 나아가서 북한을 경제적으로 발전시키고, 보다 유연한 사회로 만들어 놓고 후계를 정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군부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군부가 권력을 장악할 경우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중국을 후견자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점은 여러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북핵 불능화 중단과 김정일 와병, 관련 있나

 

미 언론들은 북핵시설 불능화 중단 선언 등 최근 북한의 강경 태도가 김 위원장 중병설과 연관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즉 북한이 8월 11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되지 않았고, 8월 14일부터 김정일은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의 핵 검증 의정서와 관련해 제안을 했으나 북한은 거부만 했을 뿐 그들 자신의 안을 내놓지 않았다.

 

8월 2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핵시설 불능화 중단을 선언하면서 "우리 해당 기관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영변 핵시설들을 곧 원상태로 복구하는 조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유관 기관은 북한 군부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 "김정일의 죽음 또는 활동정지는 미국이 주도해온 북핵 프로그램 제거 노력을 좌절시킬 수 있다"며 "김정일이 8월 14일 마지막으로 눈에 띈 뒤 북한은 영변 원자로를 재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몇몇 미국 관리들은 북한의 (핵협상에 대한) 태도 변화는 내부 권력투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있다"며 "북한 군부는 핵 프로그램 해체에 부정적인데, 김정일이 와병중인 틈을 타서 자신의 평소 입장을 다시 강하게 표명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핵 불능화 중단이 김 위원장의 결정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관리들이 권력공백을 이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태그:#김정일, #북한, #북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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