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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와 해병대 사령부는 9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중구 월미도 앞바다에서 대함유도탄이 탑재된 해군의 1만 4000t급 독도함과 수송함, 상륙돌격장갑차 26대를 동원한 상륙작전을 재현했다.
 인천시와 해병대 사령부는 9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중구 월미도 앞바다에서 대함유도탄이 탑재된 해군의 1만 4000t급 독도함과 수송함, 상륙돌격장갑차 26대를 동원한 상륙작전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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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년 전 인천 월미도. 인천 상륙작전을 위해 미군은 해병단 전투기를 동원해 ‘네이팜탄’을 무차별적으로 투하했다. 상륙작전 시 북한군의 반격을 막기 위해 월도미 서쪽 지역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였다.

미군 해병대 소속 공공 214대대와 323대대는 월미도 서쪽만이 아닌 전체를 공격 지점으로 삼아 공중 폭격을 감행해 당시 600여 명의 월미도 원주민 중 100여 명 이상이 원인도 모르고 죽어 나간 것으로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가해자(?)인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가 침묵하고 있는 사이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과 피해자들은 58년 동안 묵묵히 역사의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기다렸다.

안상수 시장 "인천상륙작전 축제로 승화"

해병대 사령부는 9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중구 월미도 앞바다에서 대함유도탄이 탑재된 해군의 1만 4000t급 독도함과 수송함, 상륙돌격장갑차 26대를 동원한 상륙작전을 재현했다.

이날 재현을 위해 해병대는 해상작전헬기 8대와 상륙장갑차 26대, 잠수부대원 등을 동원했다. 이 자리에는 어느덧 70대 노병으로 변한 ‘9․15 인천상륙작전 참전 용사회’ 소속 회원 등과 시민들이 함께 했다.

상륙작전 재현을 마치고 월미도 문화의 거리에서는 참전 용사와 시민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상륙작전 제58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이홍희 해병대사령관은 “연합군은 악조건 속에서도 상륙작전을 감행, 위기에 놓인 대한민국의 운명의 전환점을 마련했다”고 말했으며, 주한미해군사령관은 “오늘은 58년 전 역사적인 인천상륙작전을 미국 의회가 승인한 날"이라며, "한미 양국의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증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답사를 통해 “프랑스가 노르망디상륙작전 기념일을 역사적 축제로 승화시켰듯이 우리도 앞으로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을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행사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한인덕 위원장이 9일 개최된 58주기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한인덕 위원장이 9일 개최된 58주기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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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 원주민 "미국 국방부 공식 사과해야"

58주기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서 김금화 나라만신이 진혼굿을 하고 있다.
 58주기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서 김금화 나라만신이 진혼굿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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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와 인천시가 58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열던 시간 월미공원에서는 70대 노인들이 참석한 추모식이 거행됐다.

월미공원 부지는 인천상륙작전 후 미군이 사용해 오다가 국방부가 71년에 인수해 90년대 말까지 사용했다. 국방부는 인천시에 군부대 땅을 매각했고, 인천시는 그곳에 월미 공원을 조성했다.

하지만 월미공원은 월미도 원주민 마을이다. 이곳 주인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미군,  국방부에 이어 인천시에 빼앗겼다. 마치 가족을 아무 이유도 모르고 빼앗긴 것처럼 자신들의 삶의 보금자리도 그렇게 빼앗겼다.

9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월미도 미군 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에는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회원, 인천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인천지역 시민사회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위령제에 앞서 만난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한인덕 위원장은 인천상륙작전 기념식에 대해 “같은 국민으로 소외감 밖에 들지 않는다"면서 "대한민국 정부가 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의 책임감이 있다면 희생자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진실규명과 후속 조치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국방부와 인천시에 공식적으로 추모식 참석을 요청했으니, 참석했는지 여부를 나중에 확인해 보라”며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위령제 인사말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영령들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하는 오늘, 우려스러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인천상륙작전이 한국전쟁에서 대전환을 만들어낸 중요한 작전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인데, 희생당한 영령들의 한이 풀리지 않는 현실에서 대대적인 기념식과 상륙작전을 재현하는 것은 영령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최소한 국방부의 공식 사과 등의 조치도 선행되지 않은 기념식은 역사적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안병욱 위원장을 대신해 참석한 유복환 행정관리국장은 추모사를 통해 “이 사건의 피해에 대해 실질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미국과 협상하도록 권고했고, 원주민의 귀향 및 위령사업 지원, 명예회복 등을 강구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진실화해위원회는 9월 현재 ‘월미도 미군폭격 사건’을 포함한 1,728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결정했고, 앞으로 진실 규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병호 민주당 전 의원도 “과거사법을 제정한 것을 의정활동의 주요한 성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유족의 명예훼복, 보상 등을 위해 민주당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월미도 원주민과 함께 1391일 동안 진실규명을 위해 활동해온 '평화와 참여로가는 인천연대' 중동지부 최길재 지부장은 “처음 이들의 억울함을 인천시와 중구청 등에 호소했지만 모두들 외면했다. 이들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1391일 동안 천막 농성을 하며 진실 규명과 귀향을 원했다”면서, “월미 공원에는 죽은 군견을 추모하는 동상도 세워져 있는데, 억울하게 죽어간 월미 희생자에 대한 위령비 하나 없는 처지”라고 개탄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국방부의 공식사과와 인천시의 향후 대책 발표 등의 시간이 있었으나, 국방부와 인천시 관계자는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위령제는 월미도 유족 및 원주민 소회 발표와 김금화 나라만신이 진행한 진혼굿과 분향과 헌화를 순으로 마무리 됐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 활동 경과

1950.9.10 미군 인천상륙작전 위한 월미도 전역 네이팜탄 폭격. 월미도 원주민 가족 잃고 육지 등으로 피난. 미군 월미도 점령
1950.9.16 인천상륙작전 성공 후 미군, 마을 전체 불도저로 밀어 벌이고 기지로 사용
1952.3.24 인천시청에 귀향에 따른 진정서 제출
1959.7 미8군 보상과 원주민 거주증명 제출요구
1971.11 미군부대 철수, 해군 ‘인천경비부’ 주둔
1974.9.24 해군본부 참모총장 명의로 ‘국방부에서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토지 중 소관청 불명재산을 국유재산으로 보존등기 필하고 당국에 보관 조치되었으니 재산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유재산 증감보고서 일괄 보고 할 것’이란 내부공문 발송
1988.4.29 국방부 관제과 탄원서 제출
1988.11 청와대 탄원서 제출/국민고충처리위원회 방문 탄원서 제출
2000 해군부대 이전
2001.8.29 인천시 해군부대 부지 매입/월미공원 조성계획 수립
2004.10.7 월미공원 입구 농성시작
2005.4.28 국방부/청와대/국민고충처리위원회 탄원서 제출
2006.4.6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미군폭격에 의한 민간인집단 희생사건으로 진실규명 신청서 제출
2006.5.12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진정서 제출
2007.6 국방부 “근거가 미약하고 국가예산이 부족하며 다른 사건의 선례가 될 수 있다”며 불가 답변
2007.9.13 57주기 1회 월미도 미군폭격 희생자 합동위령제 거행
2008.2.26 ‘진실화해’ 58년만에 월미도 미군폭격 사건 진실 규명
2008.9.9 58주기 2회 월미도 미군폭격 민간인 희생자 위령제 거행



태그:#월미도 , #미군,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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