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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길 보세요? 호르륵! 까꿍!”

“예쁘게 웃어보세요, 정말 예뻐요”

 

아이들의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가 꽃 속에서 더욱 예쁘고 귀엽습니다. 서울 강북구 오동공원에 있는 꽃샘길에서 8일과 9일 이틀간에 걸쳐 사진전시회 및 사진촬영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꽃샘길을 가꾸느라 1년 365일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삽과 곡괭이, 호미를 들고 일하던 김영산씨가 이날은 카메라를 메고 나왔더군요. 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려고 나온 것입니다.

 

길가에는 그동안 사진으로 담아 놓았던 주민들과의 만남과 꽃샘길의 야생화 사진이 고운 모습으로 서있었지요. 꽃샘길은 오고가는 이웃들과의 정겨운 만남과 피고 지는 야생화들의 예쁜 모습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이 행사는 이 꽃샘길을 10년이 훨씬 넘게 혼자 가꾸어 온 김영산씨와 오동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주최한 것입니다. 행사가 시작된 첫날 10시경에 현장을 찾았을 때는 몇 명의 인근 주민들과 유치원 어린이들이 꽃길을 걷고 있었지요.

 

“이 꽃샘길 너무너무 좋아요, 길도 예쁘고 꽃도 예쁘고”

“저는 매일 매일 나와요. 너무 좋은 길이니까요. 기분도 상쾌하고요.”

“아저씨가 인사도 잘해서 기분 좋아요. 좋은 하루되시라고요.”

 

인근에 산다는 아주머니들은 이 길이 정말 좋아서 매일 산책을 나온답니다.

 

▲ 꽃샘길에 꽃이 활짝 폈어요 사진전시 및 촬영대회가 열린 꽃샘길을 찾은 어린이들의 모습이 꽃처럼 활짝 피어난 모습입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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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길을 김영산씨 혼자 가꾸느라 힘들 터인데 도와드리면 좋겠다고 하자 김영산씨가 너무 부지런히 길을 가꾸기 때문에 도와 줄 겨를이 없다고 합니다. 아주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두 명의 여선생님과 함께 인근 ‘꿈동산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생들이 꽃구경을 나왔습니다.

 

어린이들에게 어느 유치원에서 왔느냐고 물으니 “다람쥐반이에요” 합니다. 아이들이 꽃샘길에 들어서자 길이 더욱 환해졌습니다. 꽃보다도 더 귀엽고 예쁜 어린이들이 꽃길을 더욱 빛나게 한 것입니다. 김영산씨는 어린들을 ‘호르륵! 까꿍!’ 어르며 사진을 찍어줍니다.

 

 

“이 꽃샘길을 통해서 이곳을 찾는 이웃주민들과 정도 나누고 자연의 소중함도 함께 느끼고 싶어서 이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꽃샘길의 주인공 김영산씨의 말입니다. 김영산씨는 1994년부터 이 공원에 꽃샘길을 만들고 가꾸어 왔으니 올해로 벌써 15년째입니다. 이만한 세월이면 지쳐 그만두고 싶기도 할 것 같았지만 그는 여전히 꽃샘길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요즘은 꽃샘길 가꾸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합니다. 처음에 꽃길을 가꾸기 시작했을 때는 그야말로 쓰레기동산이었지만 요즘은 주민들도 꽃길을 가꾸는데 매우 협조를 잘해 준다고 합니다. 더구나 작년에 발족한 '오동공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모임은 이 공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봉사단체로 김영산씨가 꽃샘길을 가꾸는데 매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합니다.

 

 

이들 회원들은 대부분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로 이날 현장을 찾았을 때는 아침 행사를 마치고 출근한 후여서 거의 만나볼 수가 없었지요. 그러나 이 꽃샘길을 산책 나온 주민들은 하나 같이 꽃샘길의 주인공 김영산씨를 알아보고 정답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초가을 햇살이 제법 따가웠지만 꽃샘길을 찾는 산책객들은 줄을 잇고 있었습니다. 조용하던 숲속에서 매미들이 일제히 합창을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 꽃샘길에 맴맴 매미들의 노래소리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밝고 곱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이 행사는 9일까지 계속 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승철, #꽃샘길, #김영산, #어린이들, #활짝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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