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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8일자 <한겨레21>은 민영화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매각 시나리오'가 진행중인 인천공항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를 실었다.
 8월 18일자 <한겨레21>은 민영화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데도 '매각 시나리오'가 진행중인 인천공항공사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를 실었다.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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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공기업 선진화방안 1단계안에 인천공항공사가 민영화 대상으로 포함되자 많은 사람들은 의구심을 가졌다.

왜냐하면 '공기업 민영화'란 대체로 방만 경영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공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여러 매체에 보도되었듯 인천공항공사는 수익성과 인력구조 그리고 경쟁력 등의 면에서 아주 모범적 공기업에 속한다.

그런데도 왜 정부는 인천공항공사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정부가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인천공항공사가 뜬금없이 민영화 대상으로 선정된 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사연이라도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사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이번 정부 조치는 말이 민영화일 뿐이지, 실제로는 공항공사 지분의 49%를 외국에 팔아넘기는 일이다. 정부는 이를 단일 주주에게 넘기는 것이 아니고 15% 한도로 제한하여 매각한다고 변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매각의 방법론일 뿐이지 매각 추진의 이유가 전혀 아니다. 정부는 왜 인천공항공사를 외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했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천공항공사를 사들일 외국 기업의 이름을 먼저 정부 측에서 거론하고 있는 점이 석연치 않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에 의하면 "강만수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공기업 관련 특별위원회에서 호주 맥쿼리공항과 합작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물 검색에도 빠져있는 송경순

우리나라 정부산하위원회 중에 '국제개발협력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국제적 개발 협력과 관련된 정부의 주요 정책과 기본 계획 등을 심의한다. <한겨레21>은 "이 위원회의 위원 중에 송경순씨가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송경순씨는 아주 낯선 인물이다. 그는 '네이버' 인물 검색에서도 전혀 조회되지 않는다. <중앙일보> '30만 인물 검색' 창에는 '송경순'이 있다. 그는 '[현] 한국전문가컨설팅그룹유한회사 대표'로 되어 있고,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경영을 전공한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정부 산하 위원회의 위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약간 미심쩍기는 한 일이다.

그런데 <한겨레21>에 의하면 송경순씨는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라고 한다. 지난 1990년대 말 이 대통령이 워싱턴에 있을 때 송경순씨의 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송경순씨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때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위해 AIG 외자 유치 교섭을 할 때 협상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송경순씨가 (강만수 장관이 국회에서 인천공항공사 합작 대상으로 언급한) '맥쿼리 인프라 펀드'의 감독이사라는 점이다.

 '맥쿼리은행이 시드니 공항을 벗겨먹고 있다'고 보도한 <데일리텔레그래프>.
 '맥쿼리은행이 시드니 공항을 벗겨먹고 있다'고 보도한 <데일리텔레그래프>.
ⓒ <데일리텔레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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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외국 기업의 임원이고, 그는 한국 정부 산하의 국제개발협력위원회의 위원직을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인천국제공항공사 매각이 대통령 측근이자 정부위원회 위원이 임원으로 있는 외국 기업으로 결정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 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이상득 의원의 아들 이지형씨도 맥쿼리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조카 이지형씨는 예전에 맥쿼리 자산운용 대표로 있었다. 그런데 골드만삭스가 맥쿼리 자산운용을 인수하게 되자 그는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 회사는 현재 ‘골드만삭스- 맥쿼리 인프라 재간접 편드’라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펀드를 운용 중에 있다.

맥쿼리의 MB측근들... 과연 '우연'일까

정부는 왜 인천공항공사가 외국 투자 기업에 매각되어야 하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대야 한다. 왜 국제공항서비스 평가(국제공항협의회 ACI 주관)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한 우량 공기업을 외국에 매각하려고 하는지, 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등 경영 효율적인 공기업을 외국 기업에 팔아넘기려 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만약 마땅한 이유를 대지 못한다면 인천공항공사 매각은 사적인 목적을 위해 국부를 유출하는 비애국적인 행위로 지탄 받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국은 최소한 2012년까지는 전시작전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내가 대통령이 되면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원점으로 되돌리지는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대한 연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그나마 전시작전권이 언제 환수될 지는 아직 미정인 상태로 있다.

공항은 도로·항만·철도 등과 함께 가장 주요한 기간 시설이다. 전쟁 상황과 같은 비상시에 이 시설들을 장악하지 못하면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 따라서 자주 국방력을 갖춘 나라라도 이런 시설들을 함부로 외국에 넘기지 않는다.

민영화의 나라 미국도 국제공항만큼은 국영으로 묶어두고 있다. 하물며 전시작전권도 없는 한국에서 이런 주요 기간 시설을 외국 기업에 넘기는 일은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국부 유출은 물론 국가 안보를 유기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정부는 명분도 실익도 없는 인천공항공사 매각을 시급히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지난 2001년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개항 첫날.
 지난 2001년 3월29일 인천국제공항 개항 첫날.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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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 김갑수는 소설가로서 오마이뉴스에 <제국과 인간>을 연재 중이며 최근 전작 장편 <오백년 동안의 표류>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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