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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율(1970~2005, '김형률' 표기는 잘못)을 추모하는 '원폭영상제'가 열린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오는 14일(목)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부산 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제2회 고 김형율 추모 원폭영상제"를 연다고 밝혔다.

 

김형율은 2002년 3월 한국 최초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히로시마 원폭피해자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원폭2세 환우라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는 김봉대(71)씨와 이곡지(67)씨 사이에 3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출생 당시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동생은 생후 1년6개월만에 폐렴으로 사망했다.

 

김형율은 태어나면서부터 기관지가 좋지 못해 잦은 감기에 시달리다 20살 무렵 '기관지 확장증' 진단을 받고,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는 1995년 '면역글로블린 M의 증가가 동반된 면역글로블린 결핍증'이란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 중에도 원폭피해 2세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다.

 

한국원폭2세환우회 초대회장을 맡았던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묻혀 있던 원폭피해자 2세 환우문제를 한국사회에 제기하였다. 고인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활동하다 2005년 5월 29일 부산 자택에서 피를 쏟으며 끝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 그는 부산 영락공원에 묻혀 있다.

 

'김형율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사)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공동으로 영상제를 마련한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올해는 원폭투하 63주년이 되는 해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일본인들뿐 아니라 그 땅에 강제로 끌려갔거나 어쩔 수 없이 식민지하에서 그땅에서 살아야 했던 한국인들의 목숨 또한 앗아갔다. 그렇게 희생된 한국인들이 전체 원폭사망자의 10%가 된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원자폭탄의 위험은 단지 1945년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며 "원폭피해자를 부모로, 조부모로 둔 2세, 3세 가운데 원폭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적지 않은데, 이번 영상제는 고 김형율의 지난 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영상제에서는 총 6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원자폭탄이 떨어지기 전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이 담긴 <미공개>, 원자폭탄 투하 당시 촬영된 자료화면과 애니메이션을 결합해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원자폭탄>, 한국원폭2세 환우들의 삶을 통해 과거의 상처를 현재 고통으로 안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원폭 60년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상영한다.

 

이어 고 김형율의 모습과 원폭2세 환우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버지의 활동을 담은 <아들의 이름으로>, 김형율의 홍보 영상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살던 초등학생(겐)이 겪은 원폭의 참상과 전쟁의 피해를 보여주는 <맨발의 겐>을 보여준다.

 

이날 행사 마지막에는 만화 <맨발의 겐> 번역자 김송이씨와 간담회를 한다. 이날 영상 관람은 무료다. 문의/051-818-4749.


태그:#김형율, #원폭피해, #김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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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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