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은 '골든 선데이'였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금빛 물살을 가르더니, 여자양궁은 강풍과 폭우를 뚫고 단체전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역도 여자 53kg급의 윤진희도 값진 은메달을 들어 올렸다.

 

대회 초반이라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지만, 한국은 10일까지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로 중간 순위에서 중국에 이어 종합 2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식 이후 이틀 연속 금메달 소식을 전해 오고 있는 한국 대표팀은 11일에도 이 기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 메달 전망] 금메달 행진은 11일에도 계속된다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양궁 대표팀(왼쪽부터 이창환, 임동현, 박경모)

단체전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자 양궁 대표팀(왼쪽부터 이창환, 임동현, 박경모) ⓒ 대한양궁협회

 

올림픽 6연패를 달성한 여자 양궁 단체에 이어 남자 단체도 시드니, 아테네에 이어 올림픽 3연패를 노린다. 박경모, 이창환, 임동현으로 이어지는 남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 9일에 벌어진 예선전에서 2015점을 기록하며 전체 1위로 8강에 직행했다. 3경기만 이기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대만, 미국 등의 도전이 만만치 않지만, 박경모와 임동현은 이미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바 있어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나간다면 금메달 전망은 매우 밝다. 결승전은 오후 6시 25분에 벌어질 예정이다.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를 꺾고 베이징 티켓을 따냈던 '무서운 신예' 왕기춘도 유도 남자 73kg급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1988년생의 어린 선수지만, 이미 작년 브라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73kg급의 최강자 중 한 명이다.

 

예선 첫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의 라나트 이브라히모프를 상대하는 왕기춘은 9일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최민호에 이어 또 한 번 시원스런 '한판 행진'을 펼칠 예정이다. 

 

성형 파문을 이겨 내고 베이징에서 메달을 노리는 '꼬마 검객' 남현희도 여자 개인 플뢰레에서 메달을 노린다. 세계 랭킹 4위로 4번 시드를 배정받은 남현희는 대진운이 나쁘지 않아 메달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 종목 최강자로 꼽히는 이탈리아의 발렌티나 베잘리는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한국 주요 종목] '금메달리스트' 박태환의 두 번째 도전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이 이번엔 단거리(200m)에 도전한다. 전날 벌어진 예선 경기에서 1분46초74의 기록을 세우며 전체 6위에 오른 박태환은 11일 오전 11시 13분에 준결승전을 치른다.

 

예선에서 박태환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이번에도 5레인에서 박태환(3레인)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박태환은 준결승에서 8위 이내의 성적을 올려야만, 오는 12일에 벌어지는 결승전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지난 9일 세계 최강 러시아와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했던 여자 핸드볼은 또 다른 강적, 독일과 경기를 펼친다. 공교롭게도 전날 남자 핸드볼이 독일에게 아쉽게 패한 바 있어 이번 경기는 남자부를 위한 설욕전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첫 경기에서 브라질을 연장 접전 끝에 잡아 낸 여자 농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러시아에는 여자프로농구(WKBL) 무대에서 국민은행 유니폼을 입고 여성 선수 최초로 덩크슛을 성공시킨 마리아 스테파노바가 주전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효자 종목' 중 하나인 배드민턴도 순항을 이어갈 예정이다. 부전승으로 32강에 직행한 남자 단식의 '에이스' 이현일은 케네스 요한센(덴마크)를 상대하고, 64강을 가볍게 통과한 '젊은 피' 박성환도 에드윈 에키링(우간다)과 32강전을 치른다.

 

메달 진입을 노리고 있는 여자 복식의 이경원-이효정 조 역시 싱가포르의 쟝 얀메이-리 유지아 조를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이-이 조는 작년 5월에 벌어진 싱가포르 오픈에서 이미 쟝-리 조를 세트 스코어 2-0으로 제압한 바 있다.

 

[주목! 이 경기] 왕기춘-계순희, 남북 동반 금메달 실현될까

 

 계순희는 북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 줄 수 있을까

계순희는 북한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 줄 수 있을까 ⓒ 국제유도연맹

북한의 '유도 여왕' 계순희가 여자 57kg급에 출전한다. 유도와 사격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수확한 북한은 계순희에게 대회 첫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대진운도 계순희에게 상당히 유리하다. 작년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자 이사벨 페르난데스(스페인)와 그 대회 3위를 차지했던 사토 아이코(일본)가 모두 대진표 반대편에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강신영 역시 반대편에 있어 남북 대결은 결승에서나 가능하다).

 

같은 날, 한국의 왕기춘 역시 남자 73kg급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기 때문에, '남남북녀'가 동반 금메달을 따낸다면 베이징 과학 기술대 유도 경기장에서 한국과 북한의 국가가 나란히 울려 퍼지는 장면이 연출된다. 

 

올림픽 그린 테니스센터에서는 '숙명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1회전 경기에 등장한다. 그랜드슬램 대회가 아닌 올림픽 무대에서 두 '황제'가 어떤 경기를 펼칠지 기대된다.

 

특히 페더러는 1회전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의 이형택과 2회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10일 1회전을 치를 예정이었던 이형택은 경기장에 내린 폭우 때문에 11일로 경기가 연기됐다).

 

 11일 한국 선수 경기 일정 (노란색은 당일 메달 결정 종목)

11일 한국 선수 경기 일정 (노란색은 당일 메달 결정 종목) ⓒ 양형석

2008.08.11 04:20 ⓒ 2008 OhmyNews
베이징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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