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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품위 있는 우리 한복
 멋지고 품위 있는 우리 한복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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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벗고 살 순 없잖아요? 그리고 벗는 것이 꼭 시원한 것도 아니고요? 이런 모시옷이 제일 시원하고 좋지만 모시옷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얇고 가슬가슬한 옷도 좋습니다. 진짜 멋쟁이라면 여름 한복을 입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초복 전 날인 지난 금요일,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복가게 아주머니의 말입니다. 너무 무더워 훌러덩 벗고 싶은 날씨였지만 광장시장 한복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옷들은 오히려 입는 것이 시원하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가볍고 산뜻한 모습이었습니다.

양장과 한복을 비교해 보세요?
 양장과 한복을 비교해 보세요?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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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습의 개량한복
 다양한 모습의 개량한복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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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하는 태양, 푹푹 찌는 열기, 삼복더위가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가벼운 옷마저 훌훌 벗고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요. 그래서 여름철에는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짧아지고, 간소해집니다.

요즘 거리에 나서보면 여성들의 옷차림에서 한여름을 실감하게 되기도 합니다. 몸매 고운 젊은 여성들은 자랑이라도 하듯 바라보기 민망할 정도로 노출이 심한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여름은 노출의 계절이란 말이 나왔나 봅니다.

그런데 무덥다고 옷을 훌훌 벗어던지거나, 노출을 심하게 한다고 해서 정말 시원해지는 걸까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너무 두꺼운 옷을 입고 있는 것보다야 시원하겠지만 노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통한복, 정말 우아하고 멋스럽지요?
 전통한복, 정말 우아하고 멋스럽지요?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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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노출이 너무 심하다보면 뜨거운 태양빛에 피부를 상하게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옷은 추위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더위와 태양빛으로부터 몸과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에게 있어서 옷은 인간다움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예절의 기본이 옷차림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출이 심한 옷차림은 다른 사람들을 대하기가 민망스러울 때도 있게 마련이지요, 그래서 아무리 무더운 여름철에도 옷은 꼭 적절하게 갖춰 입어야 하는 것입니다. 멋있고 품위 있는 옷이라면 아무래도 우리 전통이 깃들어 있는 한복 아니겠습니까?

옷은 국가와 민족, 기후, 사회 환경에 따라 성별과 종교, 관습, 신분, 나이에 맞는 옷이 구분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옷은 민족고유의 문화적인 상징성과 기능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더구나 현대 사회에서는 옷이 문화적인 패턴으로 소비되는 상품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만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패션상품으로 옷을 구입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쁘고 귀여운 아기옷들
 예쁘고 귀여운 아기옷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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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용 개량생활한복들, 한 벌에 3만원이랍니다
 남녀공용 개량생활한복들, 한 벌에 3만원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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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인류문명과 역사를 같이 하며 발전하여 왔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옷들도 우리 사회의 문화와 개성에 맞춰 진화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게 보면 지금 유행하는 옷들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문화에 가장 적합한 옷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옛 것이 모두 나쁘거나 뒤떨어진 것만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우리 한민족의 전통의상 한복이 바로 그렇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입었던 한복은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여 왔습니다. 요즘 입는 형태의 전통적인 한복은 조선시대 후기에 지금의 모양으로 정착된 것이라고 합니다.

시원한 모시한복(가운데)중국산 모시로 만들었답니다
 시원한 모시한복(가운데)중국산 모시로 만들었답니다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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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전통 한복이라고 해서 변하지 않고 옛 모습 그대로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광장시장에서 만난 한복들도 쉽게 입을 수 있고 현대감각에 맞는 디자인으로 바꾼 개량 한복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여름 옷감도 옛날에 주로 입던 모시와 삼베는 아주 귀한 옷감이 되었고 합섬섬유가 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옷값도 사람들의 선택 조건 중에 무시할 수 없는 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여름한복은 일반화 되어 있지 않아서 값이 너무 비싸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기우였습니다.

합섬섬유로 지은 개량한복은 어른들의 옷 한 벌이 보통 6만원에서 10만원 선이었습니다. 남녀공용의 개량생활한복은 한 벌에 3만원씩이었고요. 아이들 옷은 4~6만원, 어른들의 모시옷은 15~16만 원 선인데 중국산 모시로 만든 옷이라고 하더군요.

부부가 이렇게 차려입으면 참 멋있을 것 같지 않나요?
 부부가 이렇게 차려입으면 참 멋있을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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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한복도 다양합니다.
 어린이 한복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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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이라는 광장시장의 한복이 모두 값싼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특별히 우아하고 멋진 여성한복들이 진열되어 있는 가게가 눈에 띄어 들어가 보았습니다. 값을 물으니 여성한복 한 벌에 25~30만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가게에 비해 값이 너무 비싸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런데 가게 주인인 이진오씨는 디자인과 옷감이 다른 가게의 옷들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값이 저렴한 제품들은 공장에서 같은 모양의 제품을 많이 만들어서 유통시키지만 이 가게에서는 한복 디자이너인 이진오씨 자신이 딱 한 벌씩만 만들어내는 명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옷 모양이나 질감이 상당히 특이하다는 느낌이 들긴 하더군요. 그러나 다른 가게들이 진열해놓고 파는 일반제품 6~10만원 가격대의 한복들도 역시 멋지고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진오 디자이너 작품의 고급한복
 이진오 디자이너 작품의 고급한복
ⓒ 이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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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의 계절이라는 여름철, 더구나 푹푹 찌는 삼복더위를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으로 한복착용을 권하고 싶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즐겨 입던 삼베나 모시옷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값이 저렴한 합섬섬유 옷감 개량 한복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우아하고 맵시 나는 한복을 차려 입은 당신, 어때요? 정말 멋스럽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승철, #개량한복, #무더위, #우아한, #광장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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