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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가족단위의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다.
▲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지역 주민들 항상 가족단위의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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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도서관 개방 여부를 놓고 지역사회를 위해 개방할 것이냐, 아니면 학생들의 권익 보호와 범죄 예방을 위해 제한할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많다.

실제 서울 소재 대부분의 대학이 일반인의 도서 대출은 물론 열람마저 안전의 이유로 금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증 없이는 화장실도 못 가나요?

중앙도서관 입구에는 도난,소란등의 우려로 재학생을 제외한 모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출입제한 안내문 중앙도서관 입구에는 도난,소란등의 우려로 재학생을 제외한 모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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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학교에는 그 대학의 진학을 희망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 투어'가 한창이다. 그러나 학교 건물 내부를 학생들에게 견학시키고자 할 때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바로 학교의 모든 건물이 학생증을 통한 바코드 인식이 없이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물 안을 견학하려면 재학 중인 다른 친구의 학생증을 빌려 '몰래' 들어가는 수밖에 없고 이마저도 불법인 실정이다.

실제 캠퍼스 투어 중인 부용고등학교 3학년 김수진(19)양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도둑 취급 받는 것 같아 기분은 좀 나빴지만, 혹시 있을지도 모를 범죄 예방 차원이라니 어쩔 수 없죠. 재학생이 아니기 때문에 들어갈 자격이 없는 거라면 참아야 하는 것 같아요."

같은 날 캠퍼스 투어에 참여했던 영신고등학교 1학년 김다혜(17)양은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학생증이 없어서 출입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도로 나왔다"며 "재학생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오히려 학교에 대한 이미지를 떨어지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려대학교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가족 단위 외부인들이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면 공원처럼 찾는 곳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허용된 공간은 본관앞 잔디밭 뿐이다. 

아이와 함께 주말마다 고려대학교를 찾는다는 박아무개씨는 "아이들에게 도서관도 보여주고 싶고, 책도 빌려서 볼 수 있게 학교 측에서 배려해주면 좋을 것 같다. 항상 찾아오는데 건물 내에는 절대 들어갈 수 없어서 아쉽다"고 밝혔다.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본관앞을 자주 찾는다.
▲ 고려대학교 본관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지역 주민들 가족단위의 사람들이 본관앞을 자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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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고려대학교 중앙도서관 1층의 아르바이트생은 "중앙도서관의 경우 애초부터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었다.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소란 문제도 있고 도난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최우선적으로 재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제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재학 중인 김윤혜 양은 "도서관 일부는 개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교라면 지역사회와 함께 더불어 살아야 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선발된 지역주민 100명에 한해 도서관 출입 허용

일반인 100명은 대상으로 24시 열람실을 개방하는 과학도서관
▲ 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 일반인 100명은 대상으로 24시 열람실을 개방하는 과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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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의 경우, 2002년부터 지역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있다. 과학도서관에서 13년째 근무중이라는 과학도서관 경비주임 이돈재씨의 말을 들어봤다.

- 과학도서관에서는 일반인 100명을 대상으로 열람실을 개방하고 있다던데.
"2002년 부터 공과대, 생환대 총학의 건의를 도서관 측에서 받아들여 동대문구와 성북구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24시간 열람실을 개방하고 있다."

- 100명의 주민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100명의 지역 주민은 '출입관리증'을 발급해 관리하고 있으며 도서 열람을 허용하되 대출은 금지되어 있다."

- 선발 방식이나 기준은 어떤것인지.
"매년 일년에 두 번씩 과학정보 관리부에서 신청을 받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추첨으로 선발한다."

- 외부인에게 도서관을 개방한 이후에 발생한 문제점들이 있는지?
"성인을 대상으로 추첨하고 '출입증'을 배부하기 때문에 소란, 도난 등의 피해는 거의 없는 편이다. 지역사회 발전에 고려대학교가 일정 부분 기여하는 것 같다."

그러나 작년 9월 25일 고려대학교 과학도서관에 분실된 학생증으로 무단 출입을 하다가 적발되어 안암 지구대에까지 넘어가게 된 사건이 있었다.

국어국문학과 06학번 신선규씨는 "실제로 작년에 외부인 무단 침입 사건이 있지 않았냐"며 "사립 학교인 우리 학교가 굳이 지역사회를 위해 학교 건물을 개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시험기간의 경우, 재학생들이 공부할 자리도 부족할 실정인데 외부인에게까지 개방하면 서비스의 대상이 바뀌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 도서관 기획홍보실 최미순씨는 "서울대의 경우 국립대이기 때문에 개방을 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열람실을 확충하고 재학생의 불편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학생회와 협의하여 여러 방침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의 경우 1~4열람실은 재학생들에게만 개방하지만 5~6열람실은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성북구과 동대문구에는 지역주민들이 만족하여 이용할 만큼의 열람실을 갖춘 시설과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불편과 재학생들의 권익 주장 사이에서 대학이 어떠한 선택을 할지는 미지수이다.


태그:#도서관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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