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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27일 오후 5시 50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거리 시위가 격렬해지며 야당 국회의원들과 경찰이 직접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5일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강제 연행된 데 이어 27일 새벽에는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경찰이 직접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장의 안 의원은 "경찰이 나를 폭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안 의원이 경찰을 때리는 동영상도 함께 발견됐다.

 

민주당과 언론사 현장 취재진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안 의원은 이날 새벽 1시경 같은 당 강기정·이종걸·김재윤 의원 등과 함께 경찰의 시민 연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에게 포위돼 폭행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휴대용 소화기를 강기정 의원에게 뿌리기도 했다고 한다.

 

김재윤 의원은 "경찰이 구호를 외치는 시민을 갑자기 연행하는 것에 의원들이 항의했는데, 안 의원과 강기정 의원의 보좌관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은 "안 의원이 없어졌다가 나중에 나타난 모습을 보니 흙탕물이 묻어 있고, 얼굴과 몸에 빨간 상처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안 의원이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기동대장의 모자를 벗겼고, 화가 난 기동대장이 욕설을 내뱉으며 안 의원을 10m 가량 질질 끌고 갔다는 게 당시 목격자의 증언이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경찰들에게) 차이고 짓밟히고 욕설 당하고 몇 분 동안 꿈을 꾸는 줄 알았다"며 "끌려가고 폭행당하는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건 '나는 국회의원'이라고 외치는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성영 "국회의원이 불법시위 선두에 선 게 잘못"

 

안민석 사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권력이 의원들에게 이런 행동을 하는데, 일반 시민들에게는 오죽 하겠냐"고 반문했고, 김재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대통령의 명령 없이 경찰이 이럴 수 있겠냐"며 "머슴이 국민을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종률 의원은 "시중에는 쇠고기 문제 하나로 '칠(7) 수 있는 사(4)기는 다 치(7)는 정권'이라는 우스개가 있다"고 전했고, 이종걸 의원은 "과거 10년 이전의 역사로 되돌리려는 이명박 정부의 만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민주당은 조배숙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이르면 오후 한승수 국무총리를 항의방문 해 ▲과잉 폭력진압의 즉각 중단 ▲폭력사태에 대한 진상조사 및 폭행 가담자 처벌 ▲어청수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 및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경찰은 "안 의원이 오히려 경찰을 때렸다"며 오히려 안 의원의 책임을 물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이날 오전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찰 간부가 안 의원에게 맞아서 턱뼈가 나갔다"고 말했고,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내가 알아보니 모 의원(안민석)이 기동대장을 두들겨 패서 턱이 빠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핵심당직자는 "국회의원이 그런 곳에 뭐 하러 나갔냐? 안 의원이 폭행죄로 기소되면 민주당도 대책이 없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같은 당 주성영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정치하는 사람이고 국회의원이지만 법 집행과정에서 (안 의원이) 당연한 처우를 받았으리라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불법시위를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불법시위의) 선두에 선 것은 잘못"이라고 비난했다.

 

주 의원은 경찰이 민노당 이정희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처음 듣는 이야기다, 민노당 측의 상투적인 주장이라고 보고 싶다"고 일축했다.

 

안민석 "기억이 잘 안나"... 안 의원 폭행, 동영상으로 일부 확인

 

안 의원이 경찰 지휘관의 턱을 때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일부 시민들은 현장 취재진에게 "기동대장을 때린 사람은 안 의원이 아니라 이미 연행된 사람"이라고 전했지만 정확히 확인은 안 되고 있다.

 

안 의원은 당시 상황을 묻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경찰에 저항하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완전히 포위당해서 질질 끌려가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겠나? 오늘 (의총에서) 다 얘기했느니 따로 기자회견은 하지 않겠다."

 

안 의원의 보좌관은 "안 의원이 먼저 폭행당하고 내동댕이쳐진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 의원은 경찰을 때린 일이 없었다고 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나 안 의원의 주장과 달리 오후 들어 그가 경찰을 때리는 동영상이 공개돼 민주당을 당혹스럽게 했다.

 

<조인스TV>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경찰과 안 의원이 격렬한 몸싸움과 언쟁을 벌이고, 안 의원이 경찰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동영상을 보면, 안 의원이 "국회의원을 이렇게 만들어?"라고 항의하자 경찰 지휘관이 "국회의원이 현장에 있는 경찰관의 뺨을 때려도 되는 거냐"고 응수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이에 대해 "거짓말 하지 마"라고 윽박질렀지만 지휘관은 "왜 뺨을 때리냐"고 계속 맞섰다.

 

안 의원은 한 기자의 질문에 "폭행을 당했다. 그래놓고 자기들이 폭행당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건 경찰이 아니다"고 경찰을 비난했다.

 

동영상이 공개된 후 안 의원이 일방적인 폭행을 당한 것으로 단정하고 경찰에 공세를 폈던 민주당의 입장이 머쓱해졌다.

 

현장 동영상이 공개된 후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안 의원과 경찰의 신체 접촉 가능성도 있었겠지만, 전체적인 과정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고, 같은 당 양승조 의원은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인 안 의원이 패닉 상태에서 그런 행동을 했을 수 있다"고 안 의원을 편들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안 의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안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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