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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주민 아사를 막기 위한 정부의 20만톤 긴급 식량 지원을 호소하는 새터민 기자회견'에서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 대북 긴급식량지원 호소 새터민 기자회견 16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주민 아사를 막기 위한 정부의 20만톤 긴급 식량 지원을 호소하는 새터민 기자회견'에서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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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이 이명박 정부에게 이달 안으로 식량 20만t을 북한에 보낼 것을 호소했다.

대북인권단체인 '좋은 벗들'(이사장 법륜 스님)과 새터민 20여명은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그의 종교인 기독교적 사랑에 입각해 빨리 행동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많은 탈북자단체들이 "대북 식량지원은 김정일 정권의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된다"며 반대하는 것에 비하면 이날 기자회견은 이례적이었다.

북한 주민 2000만명이 하루 500g의 식량을 배급한다면 하루 1만t, 여름 두 달이면 60만t의 식량이 필요하다. 북한 주민의 아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양이 20만t이라는 게 '좋은 벗들'의 설명이다.

"김정일을 생각하면 쌀 한 톨도 아깝지만"

지난 2000년 탈북한 이석철(가명)씨는 군 농촌경영위원회에서 근무한 경험 등을 토대로 북한 식량지원의 절박성을 호소했다.

이씨는 "개인적으로 김정일 체제를 생각한다면 쌀 한톨 보내고 싶지 않다"며 "그러나 1990년대에 300여만명의 동포가 굶어죽은 뼈저린 아픔이 또 재현될 것 같은 상황을 보면 안보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분배 투명성 문제와 관련 이씨는 "나도 북한에 살고 있을 때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에서 보낸 강냉이와 비료를 받았다"며 "남한에서 지원 식량이 들어오면 북한의 웬만한 사람들이 다 알고 동포적 지원에 감사하다는 말까지 한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북한 개인 시장에 남한이 보낸 그대로 쌀마대들이 나도는 것 자체가 지원 식량 전부가 간부나 군대로만 들어가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사람이 얻어먹으면 마음이 변한다, 대북 식량지원은 북한 주민의 의식구조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이 북한 동토를 뚫었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구상은 북한이 반발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일방적 요구보다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경제난에 초점을 맞춘 대북 정책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기독교적 사랑 언급하면 북한 식량 지원 호소

탈북 시인인 최진이씨는 현재 북한의 식량난이 90년대 중반보다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북한 노동자 평균 월급이 100원이었던 1996년 초여름 쌀 1㎏에 130원까지 오르고 그 해 가을부터 북한 사회는 '고난의 행군'에 들어갔다"며 "올 상반기에 북한 장마당의 쌀 1㎏값은 노동자 평균 월급의 3배까지 뛰었다"고 소개했다.

탈북자인 김아무개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기독교적 사랑에 호소했다. 김씨는 "이명박 장로님이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도와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내가 남에게 밥을 줄 수 있는데도 주지 않는 것은 살인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씨는 "만약 김정일 정권이 남한 정부의 쌀을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 쌀을 우리1만3000명의 탈북자들에게 달라"며 "우리가 직접 북한의 동포들에게 이 쌀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평안남도 개천 14호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났다가 2006년 한국에 입국한 신동혁씨도 "이명박 대통령님께 간절하게 호소합니다"라는 글을 발표했다.

신씨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태풍과 지진을 겪은 먼 나라 사람들도 도와주는데 지척에서 굶어죽어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돕지 않을 리 없다"며 "제발 굶어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 사회가 희망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부의 20만톤 식량 지원을 호소하는 새터민 일동' 명의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북한 식량난 원인은 1차적으로는 김정일 체제에 있지만 북한 동포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대통령과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된다"면서 "존경하는 대통령님과 정부 차원의 명백한 입장과 태도를 보여줄 것을 바란다"고 지적했다.

눈물을 참느라 눈가가 벌개진 법륜 스님도 이 대통령의 종교인 기독교의 사랑을 언급하면서 북한 동포 지원을 애타게 호소했다. 

그는 "1990년대 북한에서 300만명이 굶어죽을 때는 우리가 몰라서 그랬다고 하자, 그러나 지금은 알고 있으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있다"며 "절대로 300만명 아사와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법륜 스님은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면서도 '주여 저들을 용서하십시요'라고 말했다"며 "크리스천의 사랑이라면 김정일도 용서해야 하는데 그 밑에서 살고있는 북한 주민들을 굶어죽게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대북 식량 지원을 촉구했다.


태그:#이명박, #북한, #새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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