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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눈엣가시' 정연주 KBS 사장은 뜨고, 대통령 '멘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정권에게 사퇴 압력을 받아온 정연주 사장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반면 정 사장을 낙마시키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온 최 위원장은 탄핵 요구에 직면해 있다. '실세'가 밀어내려는 공영방송사 사장을 국민이 지키고 있는 형국이다. 먼저 오프라인의 움직임부터 보자.

 

지난 13일 밤, 여의도 KBS 본사 주변에는 1만개의 촛불이 켜졌다. "KBS를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모여든 것이다.

 

"정연주 지켜내고, 최시중은 물러가라"

 

이날 저녁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우익인사들이 KBS 앞으로 몰려들어 "폭파 시키겠다"는 등 협박을 했지만 촛불 든 시민들은 오히려 늘어났다.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이 여의도로 건너온 것이다.

 

시민들은 KBS 본사 앞에서 "공영방송 지켜내자" "방송장악 중단하라" "정연주를 지켜내자"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와 함께 "최시중은 물러가라"는 구호가 끊이기 않고 계속 나왔다. 몇몇 시민들은 "고봉순(KBS 이니셜을 딴 별칭)이 언니가 지켜줄게" "땡박뉴스 보기 싫다"는 손팻말을 들었다.

 

시민들의 이런 움직임은 전날인 12일에도 있었다. 시민 500여명은 12일 밤 KBS 본사 앞에서 'KBS 지키기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렇게 시민들이 'KBS 지킴이'로 나서자 KBS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촛불의 의미를 소중히 여기는 KBS PD들'이라고 밝힌 일부 직원들은 13일 밤 "고맙습니다, KBS의 주인은 국민입니다"라는 현수막을 시민들 앞에 펼쳐 들었다. 일종의 감사 인사를 한 셈이다.

 

김경래 KBS <미디어포커스> 기자 역시 12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남긴 글을 통해 "국민들이 KBS를 지켜줄 만큼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지 뼈 아프게 반성해본다"며 "촛불 앞에 당당할 만큼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지 마음이 무겁다, 바른 방송을 만들기 위해, 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미력을 다해야겠다, 허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사실 이런 오프라인의 흐름은 온라인에서 먼저 생겼다.

 

네티즌 '소쿠리'는 지난 11일 <다음> 아고라에 "KBS에 대한 표적감사를 반대합니다"라는 서명을 제안했다. 3만 명을 목표로 시작한 이 서명 제안은 14일 현재 이미 3만2000명을 돌파했다. 'KBS 지키기 촛불집회'는 이런 제안이 나온 후 시작됐다.

 

최시중 탄핵 서명 하루만에 2만명 돌파

 

현재 네티즌들은 감사원의 KBS 특별감사를 "정권의 공영방송 길들이기"로 보고 있다. 정연주 사장과 적대적이고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운 뉴라이트전국연합 등이 제기한 감사 청구를 감사원이 전격 수용한 것 자체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네티즌 '밤페이'는 "공영방송이라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는데 특별감사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너무 속이 보인다"며 "만약 진보단체가 청원을 냈을 때 감사원이 조중동에도 특별감사를 한다면 형평이 맞을지도 모르겠지만 최근 감사원의 모습으로는 그럴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테니베어' 역시 "이번 특별감사는 대한민국의 대표 언론기관인 공영방송 KBS를 사유화 하기 위한 첫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이 뿐 아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홈페이지( http://www.ccdm.or.kr/)를 통해 13일 오후부터 '최시중 탄핵소추' 인터넷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서명에는 하루만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했다.

 

 

민언련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오른 최시중씨는 방송의 독립성과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앞장서서 훼손해 왔다"며 "최 위원장이 그동안 보인 행보는 명백한 탄핵 사유가 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월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방송 때문이며 그 원인 중 하나가 KBS 정연주 사장 때문"이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밖에 다음 '아고라'에서도 최 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정부의 인적쇄신에 최 위원장이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Dammapada'는 "최 위원장은 이번 인적쇄신에서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라며 "그냥 둔다면 (정부가) 필시 언론통제의 망상을 벗지 못하고 국민을 기만하겠다는 명명백백한 증거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 결정 때문에 일어난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공영방송 공공성 사수'로 옮겨 붙고 있는 셈이다.

 

현재 네티즌들과 많은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는 여론을 통제하려 하고 있으며, 그 핵심 인물 중 하나가 최시중 위원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영방송과 정연주 사장 지키기 운동과 함께 최시중 탄핵 운동이 촛불의 기운을 타고 어떤 양상으로 움직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태그:#정연주, #촛불문화제, #최시중,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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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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