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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촛불문화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또다시 드러냈다.

 

앞서 촛불문화제로 인해 길거리를 더럽힌 '촛농'을 고발한 사진기사로 수많은 누리꾼의 비난을 받은 <조선>. 이번에는 촛불문화제로 인한 시청 앞 광장 '잔디'가 훼손되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 13일자 A9 면에는 "파릇파릇하던 잔디는 어디로…"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한 지면 면적의 36.3%(420mm X 160mm)를 차지할 만큼 비중있게 처리됐다.

 

요지는 "서울광장이 연이은 촛불집회의 여파로 폐허나 다름없게 변했다"는 것. 기사 위에는 "'촛불'과 '촛불 후'"라는 제목으로 두 장의 사진을 배치했다.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를 하고 있는 모습의 밤 시간 사진과 낮 시간에 찍은 잔디가 누렇게 변한 사진이 나란히 배치됐다.

 

<조선>은 이 기사에서 "12일 오후 3시쯤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 예년 같으면 푸른 잔디가 한창이어야 할 광장은 엉망이었다"며 "곳곳에 촛농이 눌어 붙어 있었고, 아예 불이 붙어 시커멓게 타버린 곳도 눈에 띄었다"고 현재의 서울 광장을 묘사했다.

 

또 서울광장의 잔디 66%가 이미 죽어버렸고, 광장 주변에는 각종 단체의 불법 천막과 깃발이 나부끼고 있는 상황을 전하면서 가족끼리 서울광장에 놀러와 현재 광장의 모습에 실망한 시민의 안타까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또 "푸른 잔디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 비용만 해도 지난 4년 동안 9억원이 넘게 들어갔다"며 2004년부터 서울시가 들이고 있는 잔디광장 관리비용을 연도별로 표시한 표를 붙였다.

 

잔디의 훼손과 관리비용을 강조한  이 기사의 끝에는 광장이 처음 조성될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잔디광장 헌사를 인용하면서 '역사의 역설'을 부각하기도 해 정확한 논조 파악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당시 서울시장은 나라 살림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그가 그렇게 정성을 쏟았던 광장에서는 '통일의 환호' 대신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 기사에 대한 반응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독자들은 <조선>이 잔디에 쏟는 관심을 국민 건강 문제에 쏟으라고 충고하고 있다.

 

"잔디가 파괴되었을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누가 시청광장에 모이게 했으며, 왜 모이는 것일까요? 조선일보... 성난 국민들에게 또한번 화살을 돌리는군요. 이렇게 잔디가 걱정이 되신다면 이제 우리 시민들이 광장에 나오지 않도록 대통령님께 직언해 보시지요!"(네이버 'mirases25')

 

"그게 국민 건강에 비할까요. 국민의 뜻에 비할까요. 조선일보 기자님. 촛불시위의 본질에 대해선 별다른 관련기사조차 없다가 기껏 나온 기사가 '잔디걱정'이니.. 전 조선일보의 미래가 더 걱정되네요."(조선닷컴 권병규)

 

<조선>은 지난달 3일 촛불문화제 뒤 촛농으로 더럽혀진 길바닥을 찍은 '촛불시위 끝난 뒤 남은 초는…'이라는 사진기사를 올려 수많은 누리꾼의 비난을 산 바 있다. 촛불정국에서 국민 건강권은 내팽개친 <조선>의 '도시 경관 수호자' 역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태그:#조선일보, #촛불문화제, #촛불집회, #잔디, #서울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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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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