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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산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 촉구 및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이 10일 저녁 서울 세종로네거리, 태평로, 청계광장을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가득 채운 가운데 열리고 있다.

학생·시민들과 더불어 촛불을 드는 것도 모자라 촛불행진을 하며 사진까지 찍고 인터넷 뉴스에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올리고 있는 '사탄의 신부',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하신 스승 예수의 길을 가려고 노력하는 '좌파 신부'가 거룩한 추부길 목사님께 편지를 올립니다.

 

저는 전주시 공단지역에서 사목하고 있는 최종수 신부입니다. 목사님을 생각하면 '성직자가 가지 말아야 할 권력의 길을 가시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우실까' 하는 측은지심의 연민이 듭니다.

 

저는 목사님처럼 권력의 길을 가지 않지만 정치에는 관심이 많은 신부입니다. 정치는 보다 효과적으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종종 소년소녀 가장에게 매월 얼마씩 후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세금(종부·상속·부유세 등)을 잘 거두어서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복지정책을 잘 수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즉 정치를 통해 하느님 나라가 더 구체적으로 이 땅에 실현된다고 말입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2008년 동안 수십 조의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미사와 예배를 드렸고, 수없이 많은 기도를 했지만 하늘나라가 이 땅에 굼뜨게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목사님께서 "사탄의 무리를 척결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아서 하늘나라가 굼뜨게 오는 것일까요?

 

촛불시위 시국미사를 마치고 촛불행진을 하고 있는 정의구현 사제단

그런데 세상을 휘휘 둘러보노라면 사탄을 몰아내자는 기도를 자주 하시는 목사님들 중에는 돈을 우상으로 섬기는 자본주의의 종주국인 미국을 마치 신처럼 섬기시는 경우가 많더군요. 미국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 '외아들을 십자가에 못 박아 구원하시기까지 사랑한 인간'을 죽이는 전쟁을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는 나라가 아닙니까? 돈벌이를 위해 인간을 죽이는 나라야말로 사탄의 나라가 아닙니까?

 

이렇듯 역사에서 정치는 하느님 나라와 멀리 있었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정치는 세간에 회자되는 '강부자, 고소영 내각'에서 알 수 있듯이 소수 10% 사람들의 생명과 이익만을 대변해 주고 있을 뿐입니다. 서민을 위한 복지정책은 오히려 후퇴를 하는 대신 학교자율화와 대운하, 광우병과 민영화 추진, 그리고 한미FTA는 대다수 90%의 국민들을 가난으로 내모는 양극화 정책에 불과합니다. 특히 광우병 쇠고기 수입은 1% 대기업만을 위한 한미FTA 타결을 위한 졸속협상에 불과합니다.

 

미국에서 30개월 이상된 소는 광우병 때문에 고양이 사료로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땅에 파묻어야 하는, 쓰레기 같은 소를 수출해서라도 미국 국민들 잘 살게 하려는 미국 정부인데, 한국 국민의 일자리 늘려주고 잘 살게 해주기 위해서 한미FTA를 추진하는 것일까요?

 

추 목사님이 모시고 있는, 국민을 섬기겠다는 대통령도 10%의 소수 국민만을 위해 민영화를 추진하며 대다수의 국민을 가난으로 몰아가는데, 자기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나라 국민을 죽이는 이라크 전쟁도 불사하는 미국 정부가 한국 국민들 잘 살게 해주려고 한미FTA를 추진하겠느냐는 것이죠.

 

한미FTA 미친소보다 더 미친 양극화의 재앙 한미FTA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가 추진되면 모든 국민이 잘 살 것처럼 거짓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거짓 선전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국민은 KBS·MBC·SBS가 대운하 특집방송을 하기 전까지 대운하의 진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한미FTA도 방송사들이 제대로 다루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한미FTA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정부의 거짓선전을 믿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동안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가 말한 대운하와 광우병, 민영화와 한미FTA의 대부분은 거짓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언론은 대다수 국민을 위협하는 정책들을 모두 찬성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편집권을 가진 사람들 역시 기득권들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를 반대하는데, 양질의 한우나 값비싼 수입 쇠고기를 골라 먹을 수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한나라당과 조·중·동·문만은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민을 거리로 내몰고 있으면서도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을 찾으려는 촛불을 배후세력과 폭도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추 목사님은 지난 5일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촛불문화제를 놓고 "이명박 정부는 과장과 거짓으로 무장한 세력으로부터 불안하게 됐다"며 "사탄의 무리들이 이 땅에 판을 치지 못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셨더군요. 

 

목사님의 말씀대로 촛불을 드는 사람들이 사탄의 무리라면 그 사탄의 무리가 되게 배후조종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목사님이 섬기고 모시는 이명박 대통령이 바로 배후이고 사탄이 아닙니까? 대다수 국민들이 광우병이 위험하다며 한 달이 넘도록 촛불을 들고 있는데도 듣지 못하는 목사님과 청와대와 한나라당 의원들이 사탄의 무리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물러가라! 사탄의 무리를 몰아내려는 학생과 시민들

사탄의 무리가 어디 그뿐입니까? 어제는 광우병이 위험하다고 난리를 치던 조·중·동·문 등의 언론들, 오늘은 광우병이 안전하다고 미국과 청와대에 굽실거리며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은 안중에 두지 않는 이 신문들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저질의 신문들이 아닙니까?

 

"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 가운데 누구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사람은 그 목에 연자맷돌을 달고 바다에 던져지는 편이 오히려 나을 것이다. 손이 죄를 짓게 하거든 그 손을 찍어 버려라. 두 손을 가지고 꺼지지 않는 지옥의 불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불구의 몸이 되더라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는 편이 나을 것이다." (마태 9.42-43)

 

위의 성서말씀처럼 '사탄의 무리들'이 벌이는 촛불행진은 죄를 짓는 범법행위입니다. 왜 그런 범법행위를 국민들이 해야만 할까요? 촛불을 든 학생과 시민들을 배후세력 운운하며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던 일부 신문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내 가족과 이웃이 전경의 방패에 찍혀 피를 흘리게 하고, 내 딸이나 여동생을 전경의 군홧발에 머리를 짓밟히거나 축구공처럼 채이게 하고, 물대포에 맞아 눈을 실명하게 만드는 과잉진압을 은근히 부추기는 진짜 배후세력들입니다. 그 신문들이야말로 사탄의 무리가 아닐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국민들의 촛불이 가장 정직한 신문이며 방송입니다. 국민들이 밝히는 촛불 하나 하나가 하느님의 정의이며 평화입니다. 국민은 권력과 돈의 우상에 갇혀서 생명을 죽이고 평화를 말살하는 어둠의 사탄들을 몰아내는 정의의 횃불들입니다.

 

저는 추 목사님과는 달리 불의와 폭력에 침묵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외치는 사람들, 유모차 아이에서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모두가 천사처럼 느껴집니다. '내가 촛불을 들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촛불을 들겠지' 하며 역사에 무임승차하지 않고, 역사의 주인공으로 촛불을 드는 아름다운 영혼들이기 때문입니다.

 

압송차량 부시와 이명박 대통령을 체포해서 국민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압송하는 차량

야간자율 학습시간 두 시간보다 촛불을 밝히는 두 시간이 인생을 배우는데 더 소중하다며 촛불을 들고 있는 학생들은 기성세대와 다른 순수한 학생들입니다. 토플이다, 자격증이다 취업공부만 하지 않고 88만원의 비정규직이 될 수밖에 없는, 세상을 바꾸자 외치는 청년들 역시 정직한 청년들입니다. 어린 아들딸과 함께 촛불을 들고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노래에 맞춰 촛불을 높이 들고 춤추는 아빠와 엄마들은 위대한 부모들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이라크 전쟁도 불사하고, 고양이 사료로도 금지된 30개월 이상 광우병 위험 소 수입과 수도와 가스, 전기와 의료, 교육과 복지 등 모든 민영화 추진의 배후세력인 한미FTA를 강요하는, 90%의 한국 국민을 비정규직과 가난으로 내모는 미국은 목사님의 말씀대로 돈의 우상에 사로잡힌 사탄의 나라가 아닐까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기는커녕 오히려 국민을 종업원쯤으로 여기고, 촛불을 든 시민들을 노조원으로, 대통령 탄핵을 외치면 배후세력으로 몰아가는 대통령은 또한 얼마나 추합니까? 장관 자리 하나 차지하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을 도장 하나 찍듯이 팔아넘긴 장관들 역시 얼마나 졸렬합니까? 유모차 아이에서 꼬부랑 할머니까지 촛불을 들며 반대하는데 떼를 쓰고 있다고 비난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또한 얼마나 추접합니까?

 

교복을 입고 쪼그리고 앉은 중고생들, 국민의 뿔났다는 T셔츠를 입은 청년들, 종이컵에 초를 꽂아 나누어주며 촛불의 바다로 나아가 어둠을 밝히려는 봉사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성실합니다. 쿵쾅거리는 가슴으로 연단에 올라 시냇물처럼 맑은 영혼의 소리를, 활화산처럼 솟구치는 의분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발언자들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솔직합니다. 불의한 권력에 침묵하지 않고 촛불을 들고 행진하다가 물대포와 맞서면 비폭력을 외치다, 곤봉으로 때리면 맞고, 군홧발에 머리가 축구공처럼 채이고 물대포에 맞아 실명까지 한 시민들의 저항은 세상에서 가장 고결한 시민 불복종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쥐잡는춧불 쥐잡는 촛불을 머리에 쓰고 거리 홍보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국민을 종으로 여기는 대통령, 권력에 굴종하는 장관들, 국민을 배신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국민을 폭도로 모는 조·중·동·문 신문들의 구린내 나는, 구조적인 모순을 태우려고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유모차 아이에서 학생·아저씨·할머니까지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영혼들이 아닐까요?

 

추 목사님, 더 이상 촛불을 든 국민을 사탄의 무리로 몰아가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하신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장애물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는구나!"(마태 16,23) 하신 그 꾸짖음을 목사님께서는 다시 잘 새겨들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너무 사탄의 무리처럼 편지를 올린 것 같습니다. 목사님의 심기가 편치 않으셨다면 제가 믿는 하느님과 목사님이 믿는 하나님이 다르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제가 믿는 하느님은 사탄의 무리들이 믿는 하느님이라고 여기면 마음 편하실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라고 하신 성서말씀대로 직언을 드린 것일 뿐입니다. 제가 사탄의 신부인지 아니면 목사님이 사탄의 목사인지 국민이 옥석을 가릴 것이고, 훗날 하느님께서 심판하실 것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이신 대통령, 쥐새끼처럼 컨테이너에 갇혀서 국민의 촛불을 보지 못하는 눈먼 대통령의 눈이 되고 귀가 되어 주시어,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주권을 보호하는 훌륭한 비서관이 되길 바라며 날마다 촛불을 들고 기도하겠습니다.  

 

끝으로 예수님께서 왕의 자리에 오르시길 바라며 예수님을 따랐던 제베대오와 그 어머니, 그리고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으로 편지를 마칠까 합니다. 

 

희망 6.10 촛불항쟁 참여하여 18개월 아이와 손을 잡고 행진하는 가족들

제베대오의 어머니가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자, 예수님께서 그 형제들에게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도 알파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려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마태 20. 21-28)

덧붙이는 글 | 다음 불로거뉴스와 참소리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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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 기자는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일꾼으로,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으로 2000년 6월 20일 폭격중인 매향리 농섬에 태극기를 휘날린 투사 신부, 현재 전주 팔복동성당 주임신부로 사목하고 있습니다. '첫눈 같은 당신'(빛두레) 시사 수필집을 출간했고, 최근 첫 시집 '지독한 갈증'(문학과경계사)을 출간했습니다. 홈피 http://www.sarang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