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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재보선에서 예상 이상의 선전을 한 통합민주당은 일찌기 없었던 웃음꽃이 활짝 터졌다.

 

선거 직전에는 "수만 명이 연일 광화문 사거리를 점령하고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판에서도 진다면 당 간판을 내리라는 말 아니겠느냐"(송영길 의원)는 말까지 나왔었다.

 

민주당, 당선율 65%에 '웃음꽃'... '어부지리' 경계론도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25개 구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강동구에 터전을 만들었고, 역시 완벽하게 한나라당 손아귀에 있는 서울시 의회에도 진출했다. 16개 광역 시·도 중 가장 큰 경기도 의회에도 7명이 진출하게 돼, 기존 3명에 더해 교섭단체를 만들게 됐다. 큰 선거는 아니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전체 36명의 출마자 중 23명이 승리, 65%의 당선율을 기록했다.

 

손학규 대표는 5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에서 "모처럼 밝은 마음으로 회의를 열었다"며 당선자들을 일일히 호명하면서 취재진에게 인사 시키기도 했다.

 

당에서는 재보선에서 이겨본 것은 새정치국민회의 시절인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처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기쁨과 동시에 겸연쩍어하는 모습도 확연하다. 한 고참당직자는 "우리가 잘한 게 없는 선거에서 이겼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쇠고기 협상 파문이 없었다면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만한 성과를 낼 수 없었다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한나라당이 압승한 대선과 총선에서 각각 6개월, 2개월 밖에 안 된 상태였고 투표율도 23%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훈국 인천 서구청장 당선자도 인사말에서, 이번 선거의 승리요인을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여러 분들이 내려와서 도와주셨지만 그보다 국민들의 높은 심판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다.

 

소장파가 앞서고 지도부가 뒤따르는 모습 바뀔까

 

이번 재보선결과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만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쇠고기파문과 관련해 그동안  민주당의 대응은 소장의원들이 주도하고, 지도부가 이를 뒤따라가는 형국이었다. 이는 당 전체적으로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 '미온적이다', '뒷북 치고 있다'는 비판으로 연결됐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쇠고기 고시 강행 방침을 밝히기 바로 전날인 28일  송영길·강기정 등 386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 천막농성을 시작해 망신을 조금이나마 덜었다는 말이 나왔다.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도 통과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성명과 논평외에는 사실상 아무 역할도 못한 상태에서 고시강행에 맞닥뜨릴 뻔 했다는 것이다.

 

 

소장 재선의원 그룹의 최재성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장의원들이 장외투쟁, 원구성협상 불응, 등원거부, 서울광장 촛불집회 참여 등을 주장할 때마다 손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미온적이거나 반대했다"고 비판하면서 "이제 지도부도 유화적인 태도와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고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야당의 장외투쟁은 국회를 열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에 가장 큰 압박수단"이라며 "올해 크리스마스를 국회 밖에서 맞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밖에서 크리스마스 맞을 각오로..."

 

민주당은 국회본청 앞 농성과 서울시청 앞 '촛불시위'에 대한 결합도도 높일 예정이다.  소장 의원들의 모임인 '개혁과 미래'의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의원 전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쪽으로 논의가 모아지고 있다"며 "오늘(5일) 광주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 의원들은 서울광장으로 모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손학규 대표의 촛불집회 참석도 논의되고 있다. 이전에는 "오히려 촛불시위대의 순수성에 누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 나오는 '이명박 퇴진' 등의 요구를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았으나,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당직자 등 일각에서는 "물대포를 직접 맞는 게 그동안 민주당이 우왕좌왕했던 것에 대한 씻김굿이다" "처음에는 '밥상 차려 놓으니까 이제야 왔느냐'는 욕을 먹겠지만, 계속 진정성을 보이면 된다" "1987년에 김영삼이 닭장차를 탔던 것처럼, 지금 그런 사람이 나와야 정부가 재협상을 선언하게 될 것"이라며, 손 대표가 촛불집회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김재윤 의원은 "'6·10 항쟁'의 상징성이 있는 10일 손 대표가 참석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쪽도 직접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5일 오후 시청 앞에서 분신을 시도한 김경호씨를 위문 방문했다. 지난 달 25일 분신했던 이병렬씨는 방문하지 않았었다.

 

반면 등원 주장도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용섭 의원과 정장선 의원 등은 "시민들이 이루어낸 성과를 국회를 열어 정치권에서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다"며 "등원해 국회 안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등원하는 것은 그대로 주저 앉는 것이다. 얼떨결에 찾아온 이 기회를 우리가 놓치면 안 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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