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토요일(31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산 미친소 수입 반대와 대운하 반대, 이명박 탄핵 집회
▲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촛불집회 지난 토요일(31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산 미친소 수입 반대와 대운하 반대, 이명박 탄핵 집회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작가 여러분, 하루 동안만 광화문 거리의 게릴라가 되어주십시오. 6월 3일,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이 됩니다. 경과보고 생략하겠습니다. 성명서 없습니다. 단기계획, 장기계획 없습니다. 단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도 촛불은 꺼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작정 나갑니다. 숫자 얼마 안 됩니다. 작가적 존중감 없습니다. 일정표도 없습니다. 연대세력도 없습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별보고, 촛불 의지해 회의할 겁니다. 술 마시면서 할지도 모릅니다. 회의 주제는 대략 '촛불을 우리가 어떻게 지지할 것인가' 정도입니다. 술 마시면, 혹 주제가 '우리가 이렇게 살아도 좋은가' 정도로 변화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째를 맞아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최일남)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 소속 시인 작가들도 펜 대신 깃발을 들고 광화문에 나가 촛불을 든다. 이들 시인 작가들은 3일(화) 오후 7시부터 광화문, 서울시청 등지에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와 '한국작가회의 젊은작가포럼'이라는 두 개의 깃발을 꽂고 촛불시위 모임과 촛불시위 거리 간담회를 한다.

이날 저녁 7시부터 '촛불시위 모임'은 광화문(지하철 광화문역 6번 출구)에서 열리며, 젊은작가포럼 소속 윤석정, 최명진, 김근, 신용목과 자유실천위원회 소속 오도엽, 문동만, 이재웅 등이 안내를 한다.

밤 10시 이후부터 열리는 '촛불 시위 거리 간담회'는 광화문 주변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경찰의 강경 대응방식에 따라 장소가 바뀔 수도 있다. 거리 간담회 내용은 ▲향후 촛불 시위 정국과 관련 릴레이 기고 ▲작가로서의 구체적 방안 모색 ▲향후 일정 등 다양한 정보 공유 등이다.

값싸고 질 좋은 미친 소! 이명박 대통령이나 먹어라
▲ 미국산 미친소 상여 행렬 값싸고 질 좋은 미친 소! 이명박 대통령이나 먹어라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미친 소는 대운하 타고...
▲ 미친소 수입 절대 반대를 외치는 시민들 미친 소는 대운하 타고...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이재웅 작가회의 사무처장은 "작가 여러분들은 시위 한 번쯤은 참가도 해봤고, 또 구경도 해봤을 터이니 현장이 낭만적이지 않다는 건 아실 것"이라고 말한다. 이 처장은 이어 "옷 두껍게 입고 오시고, 저녁 밥 든든히 챙겨 드시고, 휴대폰 꼭 챙겨 오시라"며, 이날 촛불시위가 쉬이 끝나지 않을 것임을 가늠했다.

이 처장은 또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은 돈이 없어 깃발 제작비마저 외상으로 맞춰들고 나간다"며 "하루만 펜을 놓고, 하루만 평화적인 게릴라가 되어 달라. 옆 사람에게 소문 많이 내면서, 옆 사람에게 함께 가자 해 달라. 지금은 시인 작가들의 단결된 힘이 절실한 때다"고 덧붙혔다.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은 이날 촛불시위에 앞서 '작가회의 소속 시인 작가에게 드리는 글'에서 "우리는 촛불시위의 진정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그것이 어쩌면 안이한 무관심은 아니었을까? 그런 반성이 없지 않다"며,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은 이제라도 촛불 시위에 동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물대포에도, 또 전경의 군홧발에 채이는 폭력과 위협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시민들을 볼 때, 우리가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시위 현장의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또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더 나아가 그것을 도리어 배후세력 운운하며 왜곡하는 정부의 오만도 심상치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그동안 많은 작가분들이 이러한 징후와 현장을 목격하고 개별적으로 촛불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촛불 시위의 진정하고도 숭고한 정신일 것"이라고 못박은 뒤 "자유실천위원회와 젊은작가포럼은 이제 이 개별적인 참여와 노고를 묶어 공식적인 지지표명과 참여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 전환은 무엇보다도, 오로지 촛불을 지켜내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의도와 목소리가 촛불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깃발도 현장의 분위기를 살펴 활용할 것이며, 시민 속에서 시민과 함께 움직일 것"이라며, 이번 촛불시위가 비폭력 평화시위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조중동 니들도 신문이냐?
▲ 미친 소 조중동 니들도 신문이냐?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이명박을 탄핵하라
▲ 어린 아이까지 나선 미친 소 수입 개방 반대 집회 이명박을 탄핵하라
ⓒ 이종찬

관련사진보기


한편, 이 소식을 들은 한국작가회의 소속 시인 작가들은 입을 모아 "우리 시인 작가들은 언제나 일선에 서서 독재와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 온몸으로 저항하며 맞섰다"라며 "뒤늦은 감이 없지도 않지만 시인 작가들이 때로는 펜으로, 때로는 촛불로, 때로는 거리 시위로 이명박 정부의 허와 실을 온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의 민통선에서 평화교회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이적(51) 시인은 "총체적 난국을 맞은 이명박 정부의 실정은 어린 유치원생에서부터 초등생, 여중생까지 거리로 뛰쳐나와 촛불을 들게 만들었다"며 "촛불시위에 몇 번 참석하지 못한 스스로도 크게 반성하고 있지만, 한 시대의 양심을 대변해야 하는 이 땅의 시인 작가들도 크게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2007년 12월 8일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민족문학'이란 이름 대신 '한국'이란 이름을 내걸고 새롭게 출범한 진보적 성향의 문인단체다.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1974년 결성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저 빛나는 유월항쟁의 승리에 힘입어 지난 1987년 확대 개편한 '민족문학작가회의'가 그 뿌리다.


태그:#미친소 수입 반대, #서울시청, #이명박 탄핵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