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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새벽에 있었던 경찰의 폭력진압이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각 학교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폭력진압으로 인해 부상을 입은 동기들에 대한 걱정과 폭력진압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습니다. 몇몇 대학들의 인터넷 게시판을 들여다봤습니다.

 

[고려대] 과연 '동맹휴업'을 할 수 있을까?

 

수직으로 물을 내뿜는 살수차 기억나시죠? 고려대 학생들은 이 가운데 한 장의 사진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비운동권인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깃발이 '닭장차'위에 있지 않겠어요? 더군다나 깃발을 든 사람은 수직으로 물대포를 맞고는 차량 위에서 쓰러졌습니다.  

 

고려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는 이 사람의 안부를 걱정하는 재학생의 글이 여러 개 달렸습니다.
 

"총학깃발 들고 있던데ㅜㅜㅜ 아무 일도 없으시길 제발.ㅜㅜ"(lovetoday)

"저렇게 대놓고 쏘는건 '너 당해봐라 혹은 ㅈㅇ봐라' 이건가요?; 정말 이해가 안가네..."(연님)

"사람들 리플보니까 피가 보인다고 하는데 피가 아니길.."(고냥이)

 

현재 '고파스'에는 촛불집회 후기가 꾸준히 올라오며 참여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격앙된 나머지 심한 표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경찰의 폭력진압을 인터넷으로 보고는 분노하는 글들이 대다수이지요. 강북경찰서에 연행되었다가 풀려나온 총학생회장과 동기들을 응원하는 글들도 눈에 뜨입니다. 그나마 온순한 글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녁 6시부터 아침 동십자각 근처 골목에서 불법체포직전에 전경 한 명을 제압하고 겨우 탈출했습니다. 법학도로서 이번 정부는 근본적으로라도 도저히 개선될 수가 없는, 더 이상은 대한민국의 정부로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합니다."(poisson)

 

"이제는 폭력시위의 범주가 어느정도인지 모르겠네요. 무기도 없는 시민들이 방패를 사이에 두고 줄다리기 하듯 밀고댕기고 하는것도 폭력이라면. 머 할말은 없습니다 "(달빛바다)

 

"다른 학우분들도 어서 무사히 돌아오셔야 할텐데ㅠㅠㅠㅠㅠㅠㅠ"(꿈꾼)

 

현재 고려대 총학생회는 10일 '동맹휴업'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동맹휴업'에 대한 찬반을 묻는 학생투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고려대의 '동맹휴업' 시도가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다음은 '커피쪼아'님의 우려섞인 리플. 

 

"시험기간이라 동맹휴업에 찬성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요? 옳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게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경희대] 소문만 무성한 '애국소녀'는 어디에?

 

 

경희대 인터넷 게시판에는 부상당한 한 여학생의 사진이 올라와 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는 자원봉사자를 맑은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그녀.  그가 경희대생이라는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아직까지 확인된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사진이 경희대생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경희대 인터넷 게시판에서는 그녀의 사진을 보며 자성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지난 31일 "학내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격한 투쟁이나, 학우들을 모아 외부 집회로 내모는 행동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밝힌 총학생회의 무능력함을 비난하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총학이 못하는 일을 여린 한 여학우가 해냈군요. 전날 시위나갔으니까, 토요일은 안나가도 괜찮겠지 하면서 몸을 사렸던 제가 다 부끄럽네요.남학생으로서 어떻게서든 몸으로라도 막았어야 했는데..."(바얀)

 

"오늘 다음 아고라에서 이것 저것 읽고 봤는데.... 충격이 너무 크다. 그리고 그 여대생 우리학교 학생? 지금까지 나는 보고만 있었지만, 가고 싶다.근데 주변에 가는 사람이 없네.... 겁나기도 한다." (하울링)

 

경희대 총학생회는 3일 오후가 되어서야 부랴부랴 부총학생회장의 이름으로 입장을 수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경희대 네티즌들이 '애국소녀'라고 부르는 '맑은 눈빛의 여학생 사건'이 터진 지 이미 이틀이 되어가는 상황에 내놓은 입장인지라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경희대 부총학생회장은 경희대 자유게시판에 "'지금까지 공감플러스가 비운동권이라는 이유로 이번 사태에 대해 너무 소극적 이었다'라든가, 혹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학우 여러분의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긍하고 또 반성하겠습니다"라고 밝혔지만 참가방법이나 향후 일정에 대한 경희대 총학의 입장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오늘도 분노한 경희대 학생들은 홀로 시청 앞으로 나서겠군요.

 

[서울대] 참여율 저조로 연장된 학생투표, 드디어 가결

 

서울대 여학생이 경찰들로부터 머리를 구타당하고 발로 밟히는 동영상이 유포되고 심지어 2일 9시 뉴스에까지 보도되었습니다. 독자분들도 다들 보셨겠지요.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 만나본 서울대생들도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비 성금모금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네요? ㅠ.ㅠ CT촬영 꼼꼼히 해봐야 하는데, CT는 상당히 비싸단 말이에요... 그리고 입원도 하셔야 하구 ㅠ.ㅠ 어흑... 속상해...부모님 눈에서 피눈물 나겠네..."(mememe) 

 

"05학번 동기입니다. 동영상보고 많이 화났는데 그게 나래일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게 속상할 뿐입니다."  (달빛의꿈)

 

"나와라, 후배들아 지금 학점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다." (익명)

 

서울대 총학생회에서는 몇몇 대학과 함께 '동맹휴업'을 위한 학생투표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투표종료일이었던 2일까지도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3일까지 '학생투표'를 연장하기로 결정했지요.

 

스누라이프의 '꼬꼬'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서울대 재학생, 이 상황에 한탄하며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여러분 도무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이런 사태까지도 발생해버렸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총학 투표마저 성사되지 않는다면 .... 도대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란말입니까? 총학의 움직임에 대해 찬성을 하던 반대를 하던 투표라도 합시다. 그 정도도 못하는 것이란 말입니까?"

 

이처럼 저조한 투표 참여율을 한탄하는 목소리가 높던 가운데, 4일 새벽 서울대 총학생회는 '동맹휴업'에 관한 학생투표가 51.61%의 투표율을 보이고 가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서울대 학생들은 6월 5일 하루 동안 동맹휴업에 돌입합니다.


태그:#촛불시위, #폭력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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