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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경찰 방패에 찍혀 머리에 출혈을 일으킨 대학생 김선미씨(25세)의 모습.
 6월 1일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경찰 방패에 찍혀 머리에 출혈을 일으킨 대학생 김선미씨(25세)의 모습.
ⓒ <노동과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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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무차별적인 '강경' '과격' '폭력' 진압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리행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경찰은 자체 감찰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 진압 동영상·사진에 네티즌 분노

특히, 1일 새벽 서울 경복궁 인근 주차장에서 경찰이 서울대 음대에 재학중인 이나래(21)씨의 머리채를 잡아 바닥에 넘어뜨린 후, 군홧발로 짓밟은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확산되자 여론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이씨는 오늘(2일) 오전 뇌진탕 진단을 받았다.

'군홧발 동영상'은 포털사이트 검색 1위에 오르고 관련 기사에는 수천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또한 이씨를 폭행한 경찰을 처벌해 달라는 청원이 진행중이고 이에 하루도 안 돼 2일 오후 4시 30분 현재 3만8045명이 서명했다.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서는 이씨의 동영상뿐 아니라 경찰이 시민을 집단 폭행하거나 피를 흘리는 시민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쏟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한 김영권(36)씨의 피해 모습도 시민들의 분노를 확산시키고 있다. 김씨는 1일 새벽 청와대 인근 효자동 길에서 경찰 살수차가 쏜 물대포로 인해 망막이 손상됐다. 현재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다.

또한 이밖에 경찰버스에 올라간 시민이 경찰에 의해 속옷까지 벗겨진 채 진압당하는 동영상에도 수많은 분노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누리꾼들은 사진 속의 경찰을 찾자며 폭력을 행사한 경찰의 얼굴이나 부대 마크 등을 인터넷에 퍼나르고 있다. 또한 집시법 개정을 요구하는 누리꾼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키뉴스>에 보도한 '군홧발 동영상'.
 <쿠키뉴스>에 보도한 '군홧발 동영상'.
ⓒ <쿠키뉴스>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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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오마이뉴스>에도 성난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아이디 '희망'은 "그냥 지나가는 일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폭행 장면을 보고 분노를 느낀다"며 "민주주의 인권, 주권 모두 잃은 날"이라고 탄식했다.

아이디 '전두환의'는 "이명박 대통령이 드디어 전두환이 간 길을 그대로 따라간다, 광주의 대학살이 희미해져가는 즈음에 이명박 대통령이 그 기억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부추긴다"며 "전두환은 국민저항으로 쫓겨나서 재판에 회부되어 감옥에 갔다"고 강조했다.

경찰, 변호사와 기자도 무차별 폭행

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내려치고 있다.
 1일 오전 7시 45분경 서울 안국동 네거리에서 강제해산작전에 나선 경찰이 도망치는 한 시민의 뒤통수를 몽둥이로 내려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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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뿐 아니라, 변호사, 취재진이 폭행당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따르면, 1일 새벽 집회 현장에서 여성 변호사 1명이 가슴을 방패로 얻어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연행된 변호사들은 팔이 꺾인 채 끌려갔다.

이에 대해 민변은 "무차별 연행과 강경진압을 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책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앞으로도 인권침해 상황을 감시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민들의 거리행진을 취재하던 KBS 기자 역시 경찰의 폭행에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협회보>는 2일 성명을 내고 "2일 새벽 신봉승 KBS 영상취재팀 기자가 전경에게 방패로 옆구리를 찍히고 안경을 쓴 상태에서 얼굴을 맞아 부상당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기자협회보는 또한 "안현우 <미디어스> 기자는 취재도중 경찰에 연행돼 구금됐고, 5월 31일 새벽 윤민우 <기자협회보> 기자는 경찰의 방패에 찍히고 발길질을 당해 얼굴 왼쪽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수기동대 등 일부 경찰이 이름표를 가린 것에도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백골단의 화려한 부활"이라며 강하게 성토하고 있다. 다음 아이디 'bora29'는 "이름도 떳떳하게 밝히지 못한다면, 경찰이라고 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그냥 깡패들 풀어놓은 건가?"라고 비판했다.

부상자 최소 100명... 민변, 경찰 진압은 총체적으로 위법이자 불법

인터넷에 확산되고 있는 동영상. 6월 1일 새벽으로 추정되는 시각에 경찰버스에 올라간 시민이 속옷까지 벗겨진 채 경찰에게 진압 당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인터넷에 확산되고 있는 동영상. 6월 1일 새벽으로 추정되는 시각에 경찰버스에 올라간 시민이 속옷까지 벗겨진 채 경찰에게 진압 당하고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 인터넷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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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소속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부상자는 수백명이고 지금까지 파악된 부상자만 최소 1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엔 코뼈가 내려앉고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한신대 재학생 이아무개씨 등 중상자도 여럿이다. 또한 이마저도 부상자 명단을 제공하지 않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뺀 것이다.

'민변' 소속 박주민 변호사는 "경찰의 진압은 총체적으로 위법이자 불법이다, 경찰관 직무직행법과 그에 따른 경찰 장비 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경찰이 시위를 대하는 태도가 5공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현장에 나가서 살펴본 결과, 경찰은 우발적이고 폭력적이었다, 시민들의 인권 침해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집회에 중립적인 변호사, 기자에 대한 폭력도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름표를 가린 것, 연행할 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거나 물대포를 20미터 이내에서 시위대 향해 발포한 것, 근접 분사기를 얼굴 향해 뿌린 것, 방패와 곤봉으로 시민들의 얼굴을 가격한 것 등 경찰관 직무직행법과 경찰 장비 규칙을 총체적으로 어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늦어도 내일부터 경찰 폭력으로 다치신 분들을 모아 국가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할 것이고, 경찰관이 직무집행법을 어긴 것과 관련 경찰 책임자를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강경진압,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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