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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을 물로 쓸어버리는 살수차 촛불 집회에 동원된 살수차가 시민들에게 물 공격을 퍼붓고 있다. 이때 한 시민이 버스에 올라가면서 전경과의 마찰이 빚어졌다.
ⓒ 김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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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새벽 1시경쯤 촛불 집회가 벌어지는 삼청동으로 갔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믿을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살수차에서 물이 쏟아지고 있었고 시민들이 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필자가 도착했을 때 살수차의 공격이 가세했으나, 시민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는 전경 버스를 뒤집으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

 

살수차가 물이 다 떨어졌는지 물 공격을 멈추었고 그 동안 사람들은 전경 버스 창문을 뜯는 등 들어가려는 여러가지 시도를 했다. 전경들과의 대치도 몇 번이나 있었다. 두 대의 버스가 가로막고 있었는데 그 틈새가 조금이라도 보이기라도 하면 그곳을 뚫어보려고 애썼다.

 

거의 한시간이 지났을까, 또 살수차 공격이 시작됐다. 공격이 시작되던 중 전경 버스로 올라탄 시민 몇 명이 있었다. 처음엔 한 명이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다음엔 다른 한 명이 다시 올라가면서 사다리를 타고 한두 명씩 더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전경들이 한꺼번에 버스 위로 올라가 시민을 연행하려고 했으며 다른 사람들이 연행되는 시민을 끌어오기 위해 버스 위에서 치열한 대립이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도 살수차 호스로 계속 물을 발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버스 위가 미끄러져서 자칫하다가는 버스에서 떨어질 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민 두세 명이 연행되었다.

 

살수차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고 계속해서 "이명박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날씨가 쌀쌀한 데다가 새벽이라서 물을 맞은 시민들은 추위에 벌벌 떨면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장소를 옮겨서 다른 곳을 봤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살수차는 수십 대가 동원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참으로 물을 좋아하는 것 같다. 청계천도 복원하고 대통령 공약도 대운하 대운하 하더니 이제는 국민들을 물로 쓸어 버리려고 하니 말이다. 그리고 경제적 효율을 위해서 수도도 민영화를 한다면서 오늘 써버린 그 많은 물들은 다 어떡하란 말인가. 그 모든 것이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밖에서 시민들이 물에 맞아가면서 애타게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날이 밝아오는데도 그분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았다. 어떠한 입장 표명도 듣지도 못했다. 시민들을 밤잠을 설쳐서까지 이렇게 나라를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외치고 있는데 그분은 혹시나 발뻗고 집에서 편히 주무시고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 수만은 전경들의 인력 낭비는 무엇이며 오늘 쓴 물과 밤잠을 설친 시민들,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바로 그 '미친 쇠고기'만 안 들여 왔으면 될 것 아닌가. 우리 모두가 무슨 손해인가. 이런 손익 계산도 안되던 사람이었는가. 이른바 CEO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말이다.

 

오늘 아침 눈을 뜨면 그 CEO 대통령 본인의 집 앞에 물이 홍수를 이루었을 터이니 그것을 보고 다시 제발 깨닫는 게 있었으면 한다.

 


태그:#광우병, #이명박, #미친소, #살수차,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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