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휴대폰 결제시 전송되는 문자 나는 휴대폰 소액 결제를 하다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돈을 썼다.
▲ 휴대폰 결제시 전송되는 문자 나는 휴대폰 소액 결제를 하다가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돈을 썼다.


나는 '휴대폰 소액 결제' 중독자다. 이번 달 휴대폰 요금은 8만 원을 넘었다. 그 중 5만 원이 넘는 돈은 '휴대폰 소액 결제'라는 이름으로 청구되었다. 이번 달도 휴대폰 덕분에 내 용돈은 바닥났다.

휴대폰 소액 결제란?
휴대폰 소액 결제는 소비자가 인터넷 상에서 상품 또는 컨텐츠를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휴대폰 번호, 주민등록번호만 알고 있으면 누구든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 미소지자도 이용할 수 있으며 1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시간에 결제를 할 수 있다. 1000원 미만의 소액 거래도 가능하며 결제된 금액은 다음달 휴대폰 요금 고지서에 청구된다.

결제금액은 이동통신사가 설정한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다. 한달에 SKT 가입자는 12만원, KTF 가입자는 10만원, LGT 가입자은 10만원이내까지 결제가 가능하다.

고객이 휴대폰번호와 주민번호를 인터넷 쇼핑몰 결제창에 입력하면 SMS를 통해 결제승인번호를 받게 된다. 이 번호를 결제창에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휴대폰 소액 결제 5만원?" 내가 뭘 5만원씩이나 주고 샀는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난 달 휴대폰으로 포털사이트에서 사이버머니를 구입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휴대폰 요금 고지서에는 내가 이용한 전자결제 승인시스템 회사의 이름만 적혀 있었다.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샀었는지 추측하기 어려웠다.

"(주)A 1만6000원?!, 이건 지난번에 책 산건가?" 

구체적인 결제 내역을 알아보려면 고지서에 적힌 회사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야 한다. 그러니 귀차니스트라면 언제 어디서 썼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는 '휴대폰 소액 결제'의 내역을 확인하는 걸 금방 포기해버리기 십상이다.

지출의 가벼움은 무거운 고지서로 돌아오고

휴대폰 소액 결제창 휴대폰번호와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미성년자의 이용이 금지되어있긴 하지만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한데 과연 예방이 되겠는가?
▲ 휴대폰 소액 결제창 휴대폰번호와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미성년자의 이용이 금지되어있긴 하지만 부모님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한데 과연 예방이 되겠는가?
나에게 휴대폰은 '티 안내고' 돈을 쓸 수 있는 매력적인 신용카드이다. '휴대폰 소액 결제'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비밀번호도 없다. 휴대폰 요금 고지서엔 내가 무엇을 샀는지는 적혀있지 않다.

그 "'티 안내고' 돈 쓰기"는 내가 카드를 긁을 때 갖는 죄책감을 덜어주었다. 때때로 '휴대폰 소액 결재'로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나면 공짜쿠폰으로 물건을 산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인터넷상에서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월 20만원짜리 정액 지갑이 바로 휴대폰인 것이다.

게다가 '소액 결제'라지 않는가! '소액 결제'라는 말이 주는 미묘한 느낌, 그 느낌은 나에게 "에잇 이거 몇 푼 써봤자 어때!"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서 매일 2000원, 5000원 결제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10만원 가까이 쓰게 된다.

휴대폰을 이용한 빠르고 간편한 결제는 '귀차니즘'에 사로잡힌 나를 더욱 유혹했다. 지난 번 동생과 인터넷으로 피자를 시켜먹은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일일이 계좌이체절차를 밟기 귀찮아서 '휴대폰 소액 결제'를 이용했다. 

"어차피 다음달에 휴대폰 고지서에 나올 텐데, 그냥 제일 비싼 거 시켜먹을까?"

다음달 내 휴대폰 고지서엔 10만원이라는 숫자가 찍혀 나오겠지.

언제 어디서 썼는지 잊어버리는 돈

휴대폰 소액 결제 내역 휴대폰 소액 결제 내역 영수증에는 '어디서 구매를 했는지'와 ‘품목‘이 나온다.
▲ 휴대폰 소액 결제 내역 휴대폰 소액 결제 내역 영수증에는 '어디서 구매를 했는지'와 ‘품목‘이 나온다.
"그래! 오늘부터 '휴대폰 소액 결제'를 쓰고 난 다음엔 영수증을 차곡차곡 모으는 거야!"

'휴대폰 소액 결제'로 나가는 돈을 꼼꼼히 관리하겠다고 마음먹는 나. 그러나 '휴대폰 소액 결제'를 이용한 즉시 그 내역을 적어두지 않는다면 나의 가계부 쓰기도 무용지물이다.

전자결제 승인시스템 회사에서 메일로 보내주는 영수증은 대게 이메일주소를 별도로 입력하지 않으면 발신이 되지 않는다.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지 않고 누가 나의 아이디로 접속해 내 휴대폰을 가지고 결제를 한다 해도 전혀 티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휴대폰 요금 고지서에 '무엇을 샀는지'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기 때문에 적은 액수라면 '내가 돈 쓴 일을 잊어버렸나보다'하고 넘겨버릴 수 있다.

'휴대폰 소액 결제'를 하고나서 환불 받는 과정은 조금 복잡하다. 결제는 1분 안에 할 수 있지만 대게 환불은 제품구입처의 고객센터를 이용해야한다.

'휴대폰 소액 결제' 사용 내역서 휴대폰 요금 고지서의 '휴대폰 소액 결제'란 자세한 사용 내역이 나와 있지 않아 '휴대폰 소액 결제' 지출을 관리하기 어렵다
▲ '휴대폰 소액 결제' 사용 내역서 휴대폰 요금 고지서의 '휴대폰 소액 결제'란 자세한 사용 내역이 나와 있지 않아 '휴대폰 소액 결제' 지출을 관리하기 어렵다


엄청난 휴대폰 요금의 재앙(?)을 불러온 나의 소비습관, 얼른 고쳐야 할 문제이다. 그러나 내 '철없음'만이 빚은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멋모르고 '휴대폰 소액 결제' 를 자주 썼다가 빚쟁이가 됐다는 초등학생들의 소문이 간간히 들리는 걸 보면 말이다.

요즘은 뭐든지 '빨리빨리', 지불도 '빨리빨리'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돈을 쓸 때만큼은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으면 한다. 그럼 나처럼 멋모르고 '휴대폰 소액 결제'를 질러서 궁핍해하는 사람들이 줄어들테니 말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