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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정 국회의장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부결을 선포하고 있다.
 임채정 국회의장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부결을 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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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투표결과는 전체 149명 중 찬성 140표, 반대 5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부결됐다.
 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된 국회 본회의에서 개표 작업을 하고 있다. 투표결과는 전체 149명 중 찬성 140표, 반대 5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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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보강 : 23일 오후 6시 20분]

야3당이 추진한 정운천 농림부장관 해임건의안이 23일 부결됐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해임안 표결에는 재적 과반수(146명)를 약간 웃도는 149명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찬성이 140명에 불과해 해임건의안 통과의 충족요건인 146명을 넘지 못했다. 반대는 5명, 기권과 무효가 각각 2명이었다.

당초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에서 무려 151명이 해임안 발의에 참여해 가결이 유력한 것으로 보였지만, 이들 모두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는 못함으로써 해임안 가결이 좌절된 것이다.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도 5명이나 나왔다. 야3당 공조에 빈틈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표결은 한나라당의 불참 속에 조금이라도 투표인원을 늘리려는 민주당의 '지연' 전술 때문에 투표 소요시간이 약 50분에 이르렀다.

투표 시간이 30분 경과한 상황에서도 재적의원 과반수를 아슬아슬하게 넘는 147명이 투표하게 되자 민주당 원내 지도부는 "아직 투표하지 않은 의원이 남아있다"며 투표시간 연장을 계속 요구했다.

반대로, 정족수 미달로 해임안 부결 가능성이 높아지자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본회의장으로 찾아와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빨리 투표를 종료해달라"고 채근해 민주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었다.

심 부대표가 임 의장에게 "지금까지 안 온 사람은 투표 의사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자 임 의장은 "5분 정도 더 기다려보자", "4시30분에 종료하겠다"고 답했고, 검표 업무를 맡은 서갑원 민주당 의원은 "마지막으로 투표한 사람을 기준으로 5분을 더 주셔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된 23일 통합민주당의 요청으로 투표시간이 지연되자,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의장에게 항의, 통합민주당 최재성 임종석 김종률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된 23일 통합민주당의 요청으로 투표시간이 지연되자,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 안으로 들어와 의장에게 항의, 통합민주당 최재성 임종석 김종률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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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입원중인 장경수 통합민주당 의원이 강기정 의원 등 동료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23일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투표권 행사를 하고 있다.
 병원에 입원중인 장경수 통합민주당 의원이 강기정 의원 등 동료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23일 국회 본회의장에 나와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투표권 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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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상황을 지켜보던 심 부대표가 자꾸 시간이 흘러가자 "약속한 시간이 지났으니 투표를 종료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투표도 안한 사람이 다른 의원의 투표권을 왜 빼앗으려고 하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안상수 원내대표는 "자꾸 이런 식으로 투표 시간을 연장하면 한나라당도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148번째로 투표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행여 자신이 투표한 뒤 다른 의원들이 투표할 기회를 잃을 것을 우려한 나머지 본회의장에 들어온 뒤에도 투표를 하지 않고 한동안 회의장을 서성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표결 결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병원에 입원중인 장경수 의원까지 표결에 참여시켰지만 해임안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에서 128명, 자유선진당 8명, 민주노동당 6명, 무소속 6명, 창조한국당 1명 등 총 14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특히 민노당 의원 6명과 무소속 이해찬·임종인 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반면, 민주당 신기남·정동채·조성래·조일현·홍창선 의원 등이 표결에 불참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심대평 의원이 불참했는데, 그는 본회의장에 있으면서도 동료 의원들의 투표 권유를 뿌리쳐 눈길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17대 국회에서 농림장관 해임안을 관철시키지 못한 야3당은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안고 18대 국회에 임하게 됐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해임안이 부결돼 국민 여러분들에게 송구스럽다. 하지만 (찬성표를 던진) 140명 의원들의 열정과 몸짓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논평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표결 직후 5분 발언을 통해 "쇠고기 수입협상의 실무책임자이고 청문회에서 수차례 거짓말을 한 장관의 해임안이 부결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재협상'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내일(24일)부터 청계광장에서 청와대까지 3보1배를 하겠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박승흡 대변인은 "온 나라를 광우병 혼란에 빠뜨리고, 전 국민을 불안과 걱정에 휩싸이게 한 장관조차 해임시키지 못한 17대 국회는 마지막까지도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반면, 해임안 가결이 몰고 올 정치적 파장을 주시했던 한나라당은 야3당의 '자멸'을 기뻐하는 모습이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26일부터 사흘간 임시국회를 소집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3당의 협조가 없는 한 비중안 처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3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이 진행중인 국회 본회의장에서 통합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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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지고 있다.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표결에 부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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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 23일 낮 12시 20분]

'정운천 농림부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 임박

국회가 23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 처리한다.

헌법 제63조에 따르면, 국회는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에 의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대통령에게 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야3당은 이미 발의 단계에서 소속의원 151명 전원(민주당 136명, 자유선진당 9명, 민주노동당 6명)의 서명을 확보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회 재적의원(291명) 과반수 지지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다만, "민주당에만 낙선자가 80명에 이르는 등 17대 마지막 국회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것이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이해찬·유시민 등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들의 참석 전망이 나오는 등 해임 건의안 통과의 조건이 무르익었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17대 국회 마지막 날을 좋은 일로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해임건의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축산농가를 절망에 빠뜨린 무책임한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주무장관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해임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물리적 저지' 않을 듯... MB, 해임안 수용할까

민주노동당 최순영, 자유선진당 류근찬, 통합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21일 국회 의안과에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 야당 정운천 농식품부장관 해임 건의안 제출 민주노동당 최순영, 자유선진당 류근찬, 통합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21일 국회 의안과에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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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야3당의 요구를 정치공세로 일축하고 있지만, 야당들이 표결을 강행할 경우 이를 물리력으로 저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조유선 당 대변인은 "여당이 국회에서 물리력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만약 장관 해임안이 통과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지 여부도 향후 정국의 관심거리다.

노무현 정부 출범 원년인 2003년에도 국회 과반수를 차지한 한나라당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안을 통과시키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쟁점이 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청와대와 여당은 국회의 해임건의안을 강제가 아닌 권고 조항으로 해석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헌법소원을 받아봐야 할 사항"이라며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부터 미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부터 미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있다.
ⓒ 연합뉴스 박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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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나라당은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국회가 통과시킨 해임건의안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을 압박했고, 김 장관이 2주 만에 스스로 사표를 제출함으로써 논쟁이 일단락됐다.

1955년 임철호 농림부 장관부터 69년 권오병 교육부 장관, 71년 오치성 내무부 장관, 2001년 임동원 통일부 장관, 2003년 김두관 행자부 장관까지 헌정사상 총 5명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는데, 일단 해임안이 통과된 후 장관직을 유지한 전례가 없다.

2003년 김두관 장관 해임안 통과 때에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이 "대통령의 해임안 수용이 맞다"고 주장하고 민주당이 이에 반발했지만, 공수가 바뀐 5년 후의 해임건의안은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할 만하다.


태그:#정운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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