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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합의대로 농림부 장관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제는 미국과 합의한 대로 농림부 장관 고시가 강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그것을 수렴한 내용으로 새롭게 고시해야 한다."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를 들은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 변호사는 "국민이 입법예고기간에 제출했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제대로 된 위생조건을 만들어 고시하지 않는 한 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진정성을 믿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이처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죄송하다'고 밝혔으나, 대체 무엇을 사과하겠다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오마이뉴스>는 담화가 끝난 직후 송 변호사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 등 3인으로부터 소감을 들었다.   

 

우선 송 변호사는 "한국인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는 미국인 식탁에 오르는 쇠고기와 똑같은 것이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과장된 해석"이라며 "미국에서는 광우병 위험 부위인데 우리에게는 그대로 수입되는 것에 대해 사과조차 하지 않고 마치 똑같은 쇠고기가 식탁에 오른다고 얘기하는 것은 그 자체로 어폐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한국의 쇠고기 수입업자들은 미국의 값비싼 최상급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이 먹지 않는 많은 부위를 우리는 먹기 때문에 식탁에 같은 쇠고기가 오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처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말로는 송구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촛불문화제 등 국민여론을 광우병 괴담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언론 탓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처장은 "한미 쇠고기 협상을 잘못했다는 반성적 인식이 전혀 없다"며 "국민건강에 우려를 끼칠만한 내용에 대해 전혀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그는 "대통령은 한미간 쇠고기협상 추가협의에 대해 주권적 조치를 명문화했다고 말했지만 이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여전히 국민들이 우려하고 분노하는 게 뭔지 모르고 있고,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석 처장은 "결국 오늘 대국민 담화는 한미FTA가 한국경제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 위한 기자회견에 불과한 것"이라며 "국민건강은 미국이 보장할테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안심하고 먹고 FTA나 비준해달라고 얘기한 격"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여전히 사태파악을 못하고 있으며, 여전히 버티면 이긴다는 건설회사 사장 특유의 삽질 기질이 농후하다는 게 또 한번 증명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통령이 오늘 강조한 바는 경제얘기인데 계속 대외여건이 최악이라고 하지만 대선 전부터 모두가 대외상황이 최악이어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본인이 집권하면 주가 3000포인트, 7% 성장을 보장한다고 했었다"며 "이제와서 대외여건 탓하는 건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남탓만 하는 꼴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이명박정부가 이전 정부와 달리 집권 초기 레임덕 현상을 보이는 것에 대해 성찰적 자세를 가져보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이 과거 정권을 싸잡아 매도한 것에 힘입어 정권을 잡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을 설득하면서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데는 미숙한 점이 많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언론이 만든 가상의 여론과 실제 여론은 많은 괴리가 있기 때문에 이명박정부는 상당 부분 인터넷공간에서 논의되는 쟁점들을 충분히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며 "과거 정부의 활동 가운데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보완할 것은 보완하는 자세로 임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가 지나치게 과거 정부와는 달라야 한다는 부정적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며 "100일을 맞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는 성찰적 계기를 갖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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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임기초 레임덕, #광우병 쇠고기, #이명박 대통령, #송기호 변호사, #대국민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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