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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18일 오후 5시 35분]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2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광주광역시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2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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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2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5.18 민주화운동은 크나큰 아픔으로 남았지만 지금과 같은 민주화 사회를 이루는 데 큰 초석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민주화로 활짝 피어난 5.18을 선진일류국가를 건설하는 정신적 지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5.18 정신을 국민통합의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일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우리 모두 하나 되는 대동의 광장에서 미래를 향해, 선진화의 새 역사를 향해 힘을 모아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선진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창의와 실용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통합과 상생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5.18 기념식 참석 여부 두고 찬반양론으로 갈려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 참석한 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시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의 기념식 참석은 당연한 일로 간주됐다. 이 대통령은 이미 선진일류국가 달성을 위해서는 '화합과 통합'이 필요하다며 취임 이전에 3차례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념식 참석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광우병 파동'으로 촉발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대 여론이 극에 달했고, 기념식이 열리는 당일 광주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릴 것으로 알려지자, 경호상의 문제를 제기한 것.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 첫 기념식인 데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기간 '국민화합'을 강조해 온 만큼, 이 대통령이 불참할 명분이 없다는 점에서 행사 이틀 전인 16일 오후에서야 비로소 참석키로 최종 결정됐다고 한다.

그래서였을까? 이명박 대통령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사 원고 초안과 실제 기념사 내용이 상당 부분 달랐다. 당초 기념사 원고 초안에 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에 대한 비판이나 '한미 FTA 비준안' 조속 처리 필요성 등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

기념사 초안 "거짓과 왜곡에 휩쓸려... 진실은 언제나 승리"

이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 초안은 "최근 일부의 모습처럼, 진실을 보지 않고 거짓과 왜곡에 휩쓸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이며, 변화의 대가는 크고 위대할 것"이라고 돼 있다. 연일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를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안에서는 또 "저 스스로 먼저 꾸준히 변화하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변화를 꿋꿋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은 언제나 승리하기 마련', '좌고우면하지 않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겠다' 등의 대목은 '광우병 파동'으로 들끓고 있는 여론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다분했다.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소통의 정치'와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초안은 이어 "한미 FTA는 선진국 진입의 증명서이자, 악화되는 경제를 살리는 처방전"이라며 조속한 국회 비준안 처리를 촉구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 역시 실제 이 대통령의 기념사에서는 빠졌다. 대신 "어려운 때일수록 체질을 튼튼하게 다져나간다면 여건이 좋아졌을 때 누구보다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수준에서만 언급했다.

이 대통령의 기념사 원고 내용이 바뀐 것과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광주에 가서는 광주와 5.18 얘기만 해야 한다'는 기조로 당초 만들었던 원고 초고를 수정해서 이 대통령에게 다시 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원고 내용이 변한 것은 광주 현지의 부정적인 여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과 맞물려 이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전날(17일) 저녁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전야제는 '미국 쇠고기 수입 규탄대회'를 방불케 했다. 5.18 민중항쟁의 근거지였던 옛 전남도청 앞에는 학생, 시민 등 2만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들어 미국 쇠고기 수입조건을 완화한 현 정부를 거침없이 성토했다.

또한 기념식을 전후해 농민과 노동단체, 대학생들이 '미 쇠고기 수입 협상 전면 무효화' 등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예고하는 바람에 이날 5.18 민주묘지 주변에는 대규모 경찰력이 투입됐다. 심지어 시위 진압용 장비인 이른바 '물대포 살수차' 2대까지 배치해 삼엄한 경비를 펴, '과잉 경호' 논란까지 제기됐다.

청와대로서는 '광우병 파동'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오히려 이를 자극할 경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을 한 셈이다.

대통령 취임 이전에 3차례에 걸쳐서 광주를 방문했지만, '파안대소' 사건이나 '광주사태' 발언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것도 취임 후 첫 기념사를 무난한 내용으로 하는 데 일조했다는 해석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대통령으로는 연일 곤혹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18일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가운데 경찰의 원천봉쇄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민주노총과 한총련 등 노동자와 학생들이 망월동 5.18 구묘역에 모여 행사를 열고 있다.
 18일 제28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가운데 경찰의 원천봉쇄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한 민주노총과 한총련 등 노동자와 학생들이 망월동 5.18 구묘역에 모여 행사를 열고 있다.
ⓒ 연합뉴스 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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