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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통계학과에 재학 중인 노연지씨는 올 여름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여름방학 기간의 대부분을 할애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그는 태국에서 보낼 뜨거운 봉사의 시간을 꿈꾸며 즐거워하고 있다. 그는 2006년 12월에도 네팔에서 2주간 워크캠프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스펙’(취업 요건)에 필수적인 해외 경험과 봉사활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최근 해외봉사를 계획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스펙 쌓기’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대학생 해외 자원봉사가 지닌 무궁무진한 매력을 맛볼 수 없다. 다양한 문화와 만나며 봉사의 진짜 의미를 얻는 것이 해외 자원봉사의 진짜 매력.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NGO), 학교 등에서 마련 중인 해외봉사 프로그램들을 살펴본다.

 

노동부는 지난 4월 29일 발표한 ‘5년간 글로벌 청년 리더 10만 명 양성 계획’에서 2013년까지 해외 봉사활동 인력 2만 명 달성이라는 목표를 내놓았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외인터넷청년봉사단 등의 해외봉사단을 운영해 참가자에게 왕복 항공료와 현지 체재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란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이 계획을 내놓으며 “우리 청년들이 세계로 미래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정부는 이에 필요한 법·제도를 정비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해외봉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뜨겁다. ‘기아 글로벌 워크캠프’ ‘LS전선 대학생 봉사단’ ‘LG전자 렛츠고 봉사단’ 등 기업의 사회공헌과 글로벌 이미지 구축을 위해 많은 기업들이 대학생 단기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 ‘KB-YMCA 대학생 해외봉사단 라온아띠(이하 라온아띠)’는 6개월에 걸친 중장기 프로그램을 기획해 눈길을 끈다. 라온아띠 사무국의 원창수 팀장은 “특히 4주간의 국내 훈련은 국내 어느 봉사단도 설정해본 적이 없는 훈련 과정”이라고 말한다. 선발 인원이 50명인 가운데 네이버 ‘라온아띠’ 카페에는 현재 2300여 명이 가입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정부와 기업이 해외봉사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시 해외봉사 활동의 중심에는 NGO가 존재한다. 태평양아시아협회(PAS), 세계청년봉사단(KOPION), 국제아동돕기연합(UHIC), 워크캠프, 해비타트 등은 대학생들이 해외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단체들이다.

 

대학과의 연계를 장점으로 하는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는 지난 8일 하계 해외봉사단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교육봉사, 노력봉사, 문화교류, 현지 대학생과의 교류를 수행할 하계 해외봉사단은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도미니카, 방글라데시, 케냐 등 각지에서 하계 방학기간 중 2~3주를 보낼 예정이다.

 

자체적으로 기획한 해외봉사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학교들도 많다. 서강대는 2004년부터 ‘캄보디아 현장 체험단’을 선발해 올해 5기 모집을 앞두고 있다. 단원들은 캄보디아의 철거민촌, 수상가옥, 에이즈 병동 등에서 뜨거운 한 달을 체험하고 돌아온다. 지난해 4기 단원으로 참가한 김민지씨는 “멀리서만 보던 최빈국 캄보디아가 이렇게 가깝게 다가올 줄 몰랐다”며 “극한 상황에서 나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경험을 이야기했다.

 

서강대 캄보디아현장체험단 캄보디아 수상가옥 방문 중
서강대 캄보디아현장체험단 캄보디아 에이즈센터 학교에서

다양한 해외봉사의 통로가 마련된 가운데 대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서강대 사회봉사센터의 정소영 사회봉사 코디네이터는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열린 마음가짐”이라고 답했다. “우월한 지위에서 도움을 주러 간다는 생각을 버리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며 어울리려고 노력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 세계를 껴안으려는 마음가짐이 해외봉사의 첫 준비물인 셈이다.

 

해외봉사 다경험자 성나혜씨

"이력서 한 줄이 아닌 뛰는 가슴을 만나라"

인도에서 자원활동 중인 성나혜 씨  청소년 해외봉사단 '꿈과 사람 속으로' 인도팀

지난해 여름 성나혜씨는 해외봉사를 위해 인도로 훌쩍 떠났다. 취업에 열을 올려도 모자랄 대학 4학년이 해외봉사를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서강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현재 외국계 홍보회사에서 근무 중인 성씨는 “그 뜨거웠던 인도의 날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아일랜드 워크캠프(킬라니 국립공원 자연보호), 런던 레스페스트 영화제 자원활동, 청소년 해외봉사단 ‘꿈과 사람 속으로’ 인도팀 등 다양한 해외봉사 경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인도 해외봉사에서는 직접 인솔자로 참여해 팀을 이끌기도 했다.

 

이런 그가 지난 1월 교육부총리로부터 ‘21세기를 이끌 우수 인재상’ 메달을 받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수상 소감을 묻자 그는 손사래를 쳤다. “남을 돕는다는 생각보다 저 자신이 행복해지려고 했던 행동들이니 제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에게 있어 해외봉사는 어떤 의미였을까. 잠시 생각해보더니 “해외봉사는 세상에 대한 무한한 희망과 걱정을 동시에 안겨줬다”고 답했다. 그는 해외봉사에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손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은 현실의 암담함에 실망하기 쉽다고 한다.

 

그러나 성씨는 “현실과 가능성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실천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국적 기업의 상품 구매 망설이기, 유니세프에 작은 돈이라도 기부하기, 환경 뉴스에 귀 기울이기 같은 변화들이 일어난 것이다.

 

최근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에게 인턴이나 어학연수만큼 해외봉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일단 해외봉사가 생각보다 취업에 직접적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경험에 따르면 해외봉사 경력이 이력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당락이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력서 한 줄보다 가슴과 머릿속에 남은 경험과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언어와 국적을 불문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 넓어진 시야, 높아진 인생의 경험치, 고작 이력서 한 줄로 설명하기에는 제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아요.”

 

성씨는 해외봉사에 대해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넓은 세계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하나의 공통점만으로 이방인이 아닌 친구로 바뀌는 극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성씨는 자신이 지금까지 느꼈던 뜨거운 날들의 두근거림이 이제 후배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며 많은 대학생들이 해외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여성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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