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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형님이냐. 국회가 동생이냐. 탄핵 말 나오니까 어쩔 수 없이 나온 것 아니냐" (정청래 통합민주당 의원)
 
"국회경시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 사과 말씀 드린다." (최시중 방송통신 위원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의 업무보고 출석을 거부했으나, 문광위의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의 탄핵압박에 밀려 결국 출석했다.
 
이날 오전 문광위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과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 그리고 한나라당 측 간사를 맡고 있는 장윤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장 의원을 제외한 문광위원들은 최 위원장의 국회출석요구안을 의결한 뒤, 불출석하면 탄핵하기로 뜻을 모았다. 헌법과 국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과 정부 관계 기관장들은 국회의 출석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국회는 탄핵 소추가 가능하다.
 
조배숙 위원장은 이날 최 위원장의 불참사실을 통보하면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방통위의 조직구성과 방향, 현황 등에 보고받기 위한 자리인데, 최 위원장이 불참하겠다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결국 최 위원장이 방통위 상임위원들과 함께 오후 회의에 출석했다.
 
청와대 파티 참석 등 '부적절 처신'도 비판받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석에서 최 위원장을 '형님'으로 부른다는 것에 빗대 "(위원장) 본인이 형님이 아니라 국민을 형님으로 모시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꼬집었고, 최 위원장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문광위의 출석요구에 대해 지난 10일 문광위에 "현행 국회법상 방통위의 소관 상임위가 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3월26일 임명되고 옛 방송위원회 직원의 공무원 특별채용 절차와 고위공무원단 심사 등으로 현재까지 조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정 의원 등은 "그런 이유라면 지난 5일 과기정위 회의에는 왜 출석하고, 지난 4월 28일 문광위 소위에 송도균 부위원장은 왜 참석한 것이냐"고 반박했다.
 
민주당·자유선진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은 이와 관련해 각각 '방통위원장인가, 정권홍보위원장인가' '정권 홍보대사로 나선 방통위원장을 경질하라' '부적절한 방통위원장의 부적절한 처신, 국민은 용납하지 않는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정권 유지 위원장인가'라는 논평을 내 비판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 위원장은 최근 이 대통령이 대선과정에서 도움을 준 전직 언론인들을 청와대 안가로 초청해 연 '바비큐파티'에 참석해 "독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지난 6일 국무회의의 참석해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 언론의 문제제기가 확대되고 있는데, 방송심의위원회가 최근에야 구성돼 앞으로 잘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쇠고기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방송은 사전에 검열하겠다는 것이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최 위원장 출석 이후에도, 송도균 방통위원의 부위원장(한나라당 추천)자격문제를 놓고 민주당 의원들은 맹공을 가했다.
 
정청래 의원은 국회 속기록을 인용해 "방통위 설치법을 만들 당시 문광위 법안심사 소위(위원장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에서 야당측 인사가 부위원장을 맡도록 여야간 합의가 돼 있었다"면서 "그러나 최 위원장은 자신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명분으로 전반기에는 여당추천인사가 하반기에는 야당추천인사가 맡도록 임의로 처리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최 위원장을 비롯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공개회의 원칙을 위반해 부위원장 선임을 비공개회의를 통해 결정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정 의원 등 민주당 위원들은 송 위원의 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최소한 부위원장 명패를 떼야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해, 몇 차례 정회가 되기도 했다. 조배숙 위원장이 몇 차례 송도균 부위원장에게 사퇴의사를 물었으나, 그는 "할 말이 없다"고만 답했다.
 
한나라당에서는 장윤석 의원과 심재철 의원만 참석해 "법안심사 소위의 논의를 여야합의라고 보기는 어렵고, 방통위에 문광위 의견을 전달해 참고하도록 하는 수준으로 정리하자"고 주장했으나, 의원수에서도 명분에서도 역부족이었다.
 
최시중 위원장은 정회 중에 회의장에서 장윤석·심재철 의원과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16일 회의에서 탄핵논의... 여야간사 합의 안되면 직권으로"
 
논란이 계속되자 민주당의 정청래·이광철 의원은 "더 이상 협의가 불가능하다"며 최 위원장의 문광위 출석거부와 부위원장은 야당 몫이라는 여야 합의를 어기고 한나라당 추천 인사인 송도균 상임위원이 부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 두 사람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배숙 의원장은 이를 받아들여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16일 오전 10시에 문광위 전체회의를 열어 두 사람의 탄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면서 "사전에 여야 간사 협의를 진행하되, 합의가 안 되면 위원장 직권으로 처리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실제 탄핵안이 발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나온 민주당 의원들은 조배숙 위원장과 전병헌·유선호 의원 외에는 18대 총선에서 낙천·낙선하거나 불출마한 의원들이라는 점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이들의 마지막 불꽃에 '혼쭐'이 나고 있다.
 

태그:#최시중, #정청래, #송도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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