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교육당국이 '광우병이 헛소문'이라는 주장성 자료에 대해 "학부모와 학생에게 홍보 자료로 활용하라"는 내용의 지침(공문)을 전국 초중고에 보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앞서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와 교육청은 '4·15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이란 이름으로 '촌지 거부’ 지침까지 일제히 폐지한 바 있다. 규제 완화·자율화를 외치던 교육당국이 정부 시책에 대한 홍보성 교육을 지시한 것은 '이중행동'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시성 공문, 교장이 따르지 않을 수 없어"

 

서울 ㄱ초 등 서울지역 초중고 1240여 개교는 9일 일제히 이 같은 지침이 담긴 서울시교육청 공문을 받았다. 다른 15개 시도교육청 소속 9000여 개의 초중고도 다음 주 초까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당국은 이 공문을 통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광우병에 관한 근거 없는 오해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자 홍보자료를 송부해 왔다"면서 "(일선 학교는) 홍보자료로 활용하여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교육당국이 보낸 지시성 공문은 지침의 효력을 갖기 때문에 일선 학교는 이 지시에 따라야한다. 서울 ㄱ초 A 교사는 "공문을 받은 교장은 정부자료를 광우병 교육에 활용하라고 교사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물론 가정통신문까지 보내려고 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교장은 거의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이 공문에는 '엄마의 마음'이라는 만화와 '광우병 괴담 10문 10답', 광우병 관련 질의답변 내용 등 청와대와 정부의 주장이 담긴 3개의 자료가 붙어 있었다.

 

'엄마의 마음'이라는 만화에서는 광우병을 걱정하는 '무식한 엄마'에게 자식과 남편이 나서 다음처럼 훈계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아들 "엄마, 우리나라에는 위험물질을 제거한 안전한 쇠고기가 들어온다고요."

"광우병은 동물성 사료를 금지한 이후 없어지고 있는 병이라고요."

남편 "그러니까 다 근거 없는 헛소문이지."

 

'광우병 괴담 10문 10답' 등 나머지 자료에서도 "미국은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동물사료 금지 등 다각적 노력을 하였다" "미국인은 모두 3명이 걸렸는데 모두 외국에서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적는 등 미국 정부를 대변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교조 "강제 홍보자료에 경악"... 거부 선언할 듯

 

이에 대해 현인철 전교조 대변인은 "촌지와 불법찬조금 금지 지침까지 '규제 해소' 차원으로 폐지시킨 교육당국이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자료를 강제 교육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에 경악한다"면서 "정부 자료를 분석해본 결과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전형적인 학생과 학부모 '우민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편향된 정부 주장으로 계기수업을 강요한다면 조합원과 함께 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정부 자료 배포에 대해 거부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청의 공문은 교과부를 거치지 않고 농림수산식품부가 직접 시도교육청에 홍보를 부탁한 것이지 교과부가 만든 것이 아니다"면서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홍보요청 공문은 강제성을 갖는 지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보낸 공문에서 "홍보자료로 활용해주기 바란다"고 강제성을 띤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되어 학교에서 마찰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미국 쇠고기 수입 후폭풍]

'촛불' 끄려는 교육청 "휴대폰 문자 보고하라"

"이명박 정부가 엄마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운동권이 원더걸스에 밀린 까닭은?

"한국에서 대기 중인 미 쇠고기 5300톤을 찾아라"

미국이 거부한 '가장 위험한 고기' 한국에 온다

[동영상] 진중권 "끔찍한 건 4년 10개월 남았다는 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광우병공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