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명박 대통령은 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과 관련 "광우병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연일 수 만명의 시민들이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청소년들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현 '광우병 파동'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이 한미 FTA 체결 및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졸속으로 맺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면 부인해 왔지만, 이 대통령 스스로 한미 쇠고기 협상과 FTA를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가진 '삼계탕 오찬' 간담회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을 때 정부는 사실 한우 농가대책을 놓고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 (광우병 공격하는 사람들은)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 아니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 건강 위협시 수입 중단' 등의 발언으로 광우병 파동이 진정될 것으로 보시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르죠. 여러 이유가 담겨 있으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쇠고기 개방으로 국민 건강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있다면 즉각 우선적으로 수입을 중지할 것"이라고 말했고,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이나 한승수 국무총리도 같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또 이번 광우병 파동에 대한 정부 및 청와대 참모진의 미숙한 대응으로 인해 질책성 조직개편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 대해 "뭘 또 바꾸느냐"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 세게 훈련했는데, 바꾸면 또 새로 (훈련)해야 하고…"라며 "내가 기업 CEO할 때도 느낀 건데 사람이 시련을 겪으면 더 강해지는 게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조직개편 얘기 때문에) 불안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를 먼저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가져야지, 자신 있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강제로 광우병 쇠고기 먹이겠느냐?"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닭고기에 이어) 쇠고기도 한번 드셔야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말에 "쇠고기를 내가 먼저 먹어야 할까보다"며 웃은 뒤, "얼마 전에 빌 게이츠를 만났는데 '미국 쇠고기 안 먹느냐'고 했더니 '스테이크를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광우병 파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너무 복잡한 질문이다, 발전적으로 하자"며 "어제 (국회에서) 청문회를 오래 했는데 궁금한 게 또 있느냐"고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닭고기 먹는다고 해서 먹었다, 약속하면 지키니까, 쇠고기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어느 나라가 자기 국민을 해치는 해로운 고기를 사다가 먹이겠느냐, 미국이 강제로 (우리 국민에게 위험한 쇠고기를) 먹이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물건 사는 사람에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위험하면 못 먹는 것이고 안 먹는 것"이라며 "수입업자도 장사가 안 되면 안 들여온다"고 말했다. 또 "나라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목적"이라며 "음식, 식료품 가지고 장난치는 업자는 법을 강화시켜서 철저히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도 우리가 사먹는 쇠고기가 국민에게 해가 되면 당연히 수입 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수입업자에게만 맡기는 것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가 가장 먼저 광우병 관련 정보를 아니까 우리가 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수입 안 하겠다는데 사가라 그럴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세계 어느 나라가 수입하겠느냐"고 거듭 강조했다.


태그:#이명박 대통령, #광우병 논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