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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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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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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으로 모인 사람들은 계속 늘어났다. 사람들은 청계광장을 가득 채웠고, 파이낸스센터 앞부터 서울시청 쪽까지 인도를 점령했다.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특별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2.5톤 짜리 트럭에 만들어진 작은 무대, 100미터 이상은 들리지도 않은 소형 엠프로는 통일된 행동이나 참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른바 '조직화'된 집회참가자도 없었다. 그러나 모두 스스로 움직였다. 곳곳에서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곳곳에서 통일된 구호가 만들어졌다. 각자의 경험, 각자의 처지는 달랐지만 "더 이상은 믿지 못하겠다"는 마음만은 모두 같았다.

자유발언에 나선 대학생 1명이 사람들에게 수줍어하며 고백했다.

"누나가 오늘 이곳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나는 사람들 모인다고 뭐 바뀌는 것 같지도 않고 누나 3수 하는데 공부나 하라고 했다. 그런데 직접 와보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였고 무언가 될 것 같다."

집회참가자들은 큰 웃음과 함께 촛불을 들어올리며 "할 수 있다"고 외쳤다. 웃고 떠들며 소리치는 사람들. 이들은 누군가 판을 벌려주기만을 기다렸던 이들 같았다.

집회 시작 1시간 만에 동난 1만개의 초... "정부 우리 생각 몰라"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청계광장에는 1천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부터 양복을 입은 직장인,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까지 다양한 인파가 모여들었다.

촛불집회를 준비한 이명박 대통령 안티 인터넷카페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집행부는 "오전부터 집회에 대한 문의전화가 많아 정신이 없었다"며  "촛불을 1만개 정도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주최 측이 준비한 촛불은 1시간 쯤 지나자 동이 났다.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옆 사람들에게 "어디서 촛불을 얻었냐"고 물으며 돌아다니기도 했다.

이토록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청계광장으로 모여든 까닭이 무엇일까. 운동본부가 주최한 탄핵집회는 대선 이후 매주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참여인원은 평균 50여 명도 채 안 됐다. 그나마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이 발표된 지난 4월 말 집회에 300명 정도가 모였다. 고작 1주일만에 300명은 2만 명으로 불어난 셈.

청계천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시설물 보호'를 이유로 주최 측이 준비한 무대를 파이낸스센터 앞 광장으로 옮기게 했지만 계속해서 밀려드는 사람들을 막아낼 수 없었다. 결국 파이낸스센터부터 프레스센터 앞까지의 인도뿐만 아니라 청계광장도 곧 촛불로 가득찼다.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계광장의 촛불파도를 카메라에 담던 한 20대 연인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관련 기자회견을 봤냐"고 대뜸 내게 물었다. 그들은 "여전히 우리 생각을 모르는 정부의 답변을 듣고 있자니 사람들이 오늘(2일) 많이 오겠구나 싶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교복을 입고 온 여중생 2명은 "여기에 온 것 부모님도 알고, 선생님도 아신다"며 "선생님이 잘 갔다오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직장인 신아무개(34)씨는 "정부고 언론이고 우리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고 있다"며 "그러면 행동으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고 일갈했다. 이날 사람들은 곳곳에서 스스로 일어나 정제되지 않은 단어로 솔직한 자신의 분노를 표현했다. 사람들은 앞장 서 말하는 이들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미친 소 너나 처먹어"를 함께 외쳤다.

정제되지 않은 '분노' 곳곳에서 폭발... "이건 우리 애 밥 문제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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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촛불문화제는 '반미 집회'도 아니고 '탄핵 집회'도 아니었다.

그동안 국민의 불안을 헤아리지 못하고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정부와 기성 언론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는 장이었다. 정치적 구호는 등장하지도 않았다. 애초 집회를 주최했던 운동본부 관계자들은 집회 참가자들의 자율적인 행동에 자신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제대로 진행조차 못한 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그 누구보다 중고등학교 10대 청소년들이 앞장 서서 발언했다.

그들은 정치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단지 "지금 학교 책상에 보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욕설이 빼곡히 적혀 있다"며 자신들의 상황을 전했다. "0교시, 야간자율학습 시켜서 학교에서 살라고 하더니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간 급식 먹고 뒈지라는 것이냐"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특히 지난 4월 20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학교자율화' 촛불시위를 벌였던 중고등학생들도 이번 집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미친소닷넷'이라는 인터넷카페도 만들었다. 백색 가면을 쓰고 집회에 참석한 학생 1명은 "이명박이 우리 청소년을 좀비처럼 만들려고 한다"며 악을 썼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30대 주부는 "대통령이란 작자가 '미국산 쇠고기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된다고 말하더니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하면 안 된다'고 말하더라"며 "이건 내 아이의 밥 문제이다, 우리는 지금 우리 살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처음 참석했다고 밝힌 대학생은 "대선 기간 때 시험기간이라 투표는 하지 않았지만 대운하가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할 때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이렇게 모인다고 탄핵이 될 지 모르겠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만큼은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랬다. 이날 집회는 모두가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느낀 것을 낱낱이 토해내는 '공론의 장'이었다.

여전히 반미집회 운운하는 보수신문... 분노는 한 곳으로 결집되고 있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네티즌이 중심이 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주최로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에 참가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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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3일 <동아일보>는 사설 '반미 반이로 몰고 가는 광우병 괴담 촛불시위'을 통해 전날의 촛불집회를 반미시위라 규정했다. <동아일보>는 "미국 얘기만 나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흠집을 찾아내 부풀리려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정부가 안이하게 대응한 탓이 크다"며 배후세력(?)까지 제시했다.

<조선일보>도 8면 '화장품·떡볶이도 광우병 위험 전단 뿌려' 기사를 통해 "이날 집회는 현 정부에 반대해온 정파 및 세력이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카페가 주도하고 있다"며 정치 집회로 폄훼했다. 또 보수단체 인사의 말을 빌어 "지난 대선 때 몰락했던 좌파 세력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를 계기로 다시 결집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또 다시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의미심장하게도 청계광장에 인접해 있던 양 신문사는 2일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특히 <동아일보>의 수난은 좀 더 컸다. 사람들은 타고 남은 양초를 이용해 <동아일보> 사옥 옆에 있는 신문게시판을 욕설과 비아냥을 섞어 낙서했다.

그래도 아직 이들의 분은 덜 풀렸다. 3일 오후 5시 보신각 앞에서 또 다른 분풀이 판을 벌이겠다고 별렀다. 6일 오후에는 참여연대, 환경정의, 한국진보연대 등 1천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들이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전면수입에 저항하는 범국민 긴급대책회의'를 구성할 예정이다. 국민들의 분노가 한발, 한발, 이명박 정부를 옥죄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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