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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 이후 국정의 견제세력으로서 통합민주당의 진로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으로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어떤 리더십을 만들어내느냐가 재기의 중요한 관문이 될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향후 당을 이끌어 갈 중진들의 연쇄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의 진로를 진단해 봅니다.  <편집자주>

"전통적인 진보의 가치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그 개념은 역동적이어야 하고, 시대 흐름에 따라 현대화 해나가야 한다. 하나의 수평선상에서 보수·진보·중도 개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3의 꼭지점을 찾아가자는 것이 현대화라는 개념이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의 새로운 비전으로 '당의 현대화'를 내세웠다. 진보냐, 보수냐, 혹은 중도냐 같은 기존의 이념적 구분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당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이데올로기 대립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이데올로기에서 '로기'를 빼면 '아이디어'만 남는다"면서 "국민의 삶에 파고드는 아이디어를 갖고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정책으로 들어가서 그는 "전통적 진보는 분배를 통한 성장이고, 보수는 성장 우선 패러다임이었지만, 이제 진보도 성장우선주의를 받아들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보수가 말하는 대기업을 통한 성장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세문제에 대해서도 "전통적 진보는 이것에 반대지만, 지금은 감세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 대기업만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중기업들까지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한나라당 정책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내에) 전통적인 진보가치를 선명하게 주장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그럴 경우) 그 세력의 지지는 받을 수 있지만 집권은 못한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야간) 아이디어, 정책만의 경쟁은 있을 수 없으며 그건 다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나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50년 전통을 계속해가는 한편으로 정책도, 인물도, 구조도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이 필요로 할 때 내가 망설인 적은 없다"

 

헌정사상 처음이라는 '총선 이후 임시국회'의 사실상 첫 날이었던 지난 4월28일, 국회 본청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김 원내대표를 만났다. 그는 '당 현대화' 노선에 공감하는 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오는 6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아직은 어느 자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고, 내가 먼저 해보겠다고 나선 적은 없다"면서도 "당이 필요로 할 때 내가 망설인 적은 없다"고 말해 당권도전 '의욕'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도부의 일원으로 총선을 치렀다. 81석이라는 결과 어떻게 보나.

"81석이라는 게 상당히 의미 있는 숫자다. 거꾸로는 18인데 18대 국회다. 141명에서 81명으로 수는 많이 줄었는데, 18대 국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간다는 의미도 있다.(웃음)

 

선거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문제를, 뉴타운 문제를 그렇고 숨기고 있다가 최근에 전격적으로 풀었는데, 이런 문제가 국민들에게 알려졌다면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총선 전에도 이명박 정부의 실책이 많았는데, 민주당이 효과적인 이슈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가 달라져야 한다. 우리 것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반도 대운하 반대만 줄기차게 강조했는데, 그럼 '너희 대안이 무엇이냐'고 할 때 이런 점을 국민들께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앞으로 우리가 채워야 할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자신의 책임도 크다."

 

-한때 서울 출마설도 있었는데, 정말 서울에서 나올 생각이 있었나.

"저는 지금까지 짧은 정치인생이지만 대의와 명분 있는 정치를 하려고 노력해왔다. 2003년 민주당 분당 때 당을 지킨 것도 분당이 대의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나. 정권도 잃고 지지자들도 많이 잃었다.

 

당시 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김원기 의원과 정동영 의원을 보내서 저를 책임지겠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은 '노 대통령이 정치인에게 책임지겠다는 말 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김효석 의원에게는 세 번이나 그러더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노 대통령에게는 미안하지만 대의에 맞지 않았기 때문에 안 갔다.

 

금년 1월에 우리 정치전망이 굉장히 어두운 상황이었다. 이해찬 전 총리, 김한길 의원, 임채정 의장 등 불출마가 이어졌다. 내가 수도권 출마해서 당에 새로운 분위기를 불어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현역 의원이 없는 서울 몇 개 지역을 접촉해봤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풀기 어렵더라. 그래서 손학규 대표께 수도권 출마 결심을 했으니 당에서 이것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외부인사들이 공천심사위원회에 들어오면서, 주어진 지역 내에서 공정한 경선은 했을지 모르지만, 전략적 배치는 어려웠다. 그 덕분에 호남에서 선거는 편하게 했지만… 당이 어려울 때는 저는 언제든지 몸 던질 각오가 돼 있다. "

 

-박재승 공심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공천은 정당정치의 꽃인데, 이걸 우리 자신이 못하고 외부에 맡긴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자업자득인 측면이 크다.

 

나름대로 공심위가 들어와서 엄격한 기준을 갖고 국민들께 강한 이미지 줬다. 그런데 기계적으로 접근하면서 정말 중요한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할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다. 기계적으로 할 수 없는 부분들, 먼저 대통합에 나섰던 사람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은 것들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교정했어야 하는데 심사위 구성이 일부 편향적으로 된 측면이 있었다."

 

-비례대표 선정과정을 놓고 뒷말이 많은데.

"대단히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본다. 각 영역에서 우리 당을 보완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분들을 모셔야 하는데, 경제분야도 비례대표에서 얼마나 충족됐는지 의심이 가고, 국방분야에도 한 분 오셨지만 정책적으로 어느 정도 대표할 만한 분인지 아직은 확신이 안 서고, 그런 부분이 아쉽다."

 

"모바일 투표로 당 대표 선출도 '현대화'의 한 방법"

 

-오늘 어느 조간신문을 보니 '야당이 없다'는 기사가 났다. 원내대표로서 많이 아프겠다.

"보기에 따라서는 그렇게 보일지 모르겠다. 어떤 의도로 낸 것인지 모르겠는데, 추경예산 편성, 감세 등에 대한 부분인데 우리가 나름대로 꾸준하게, 선명하게 우리 입장을 말해 온 부분이다. (목소리 커지면서) 그런데 한나라당 내부에서 추경 반대 목소리가 나오니까 밖에서 보기에는 신선하게 보였을 것이다. 그럼 우리 것이 없었느냐? 수 차례 우리 입장을 말해왔다.

 

17대 국회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원내대표단도 거의 낙선했다. 그래서 전문가 간담회, 기자간담회로 끌어가면서 부족한 점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각 사안들에 대해 우리 소홀했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한나라당 내부 목소리가 겹치면서 우리 목소리가 죽은 것이다. 우리 당이 없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고 본다."

 

-최근 '당의 현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 내용이 뭔가.

"당이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진보의 가치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그 개념은 역동적이어야 하고 시대 흐름에 따라 현대화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중도개혁이냐 진보냐 이런 것 갖고 논쟁하는 건데 하나의 수평선상에서 보수, 진보, 중도 개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제3의 꼭지점을 찾아가자는 것이 현대화라는 개념이다.

 

부문부문별로 우리 정책 어젠더와 틀이 다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경제분야에서 전통적인 진보는 분배를 통한 성장이고, 보수는 성장 우선 패러다임이었다. 그런데 이제 우리 진보도 성장우선주의를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진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회의 균등과 확대인데, 이건 경제성장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 성장이 보수가 말하는 대기업을 통한 성장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세문제도 전통적인 진보는 이것에 반대지만, 지금은 감세를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한나라당과 보수가 말하는 법인세 감세만 놓고 봐도 그것은 전체기업 중 대기업 1%만 혜택을 받는 것이다. 이건 우리는 반대한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중기업까지 최저세율을 11%에서 7%나 8%까지 낮추고, 최저세율 적용범위를 외형 1억원에서 3억, 4억, 5억원까지 충분히 넓히자는 것이다. 이런 중기업들이 잘 돼야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나라당과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 정책노선을 바꿔나가야 한다.

 

당원과 일반인들에게 비율을 할당해서 모바일 투표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당 현대화 방안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건 아직은 아이디어 차원이다."

 

-근본적인 이념지향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인가.

"동서냉전 체제가 끝난 지 20년 됐다. 이 체제가 무너지면서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들어갔다. 살아남기 위해 이데올로기 대립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이데올로기에서 로기를 빼면 이데아, 즉 아이디어만 남는 것이다.

 

국민의 삶에 파고드는 아이디어를 갖고 경쟁해야 한다. 전통적인 진보가치를 선명하게 주장하자는 사람들 있다. 그 세력의 지지는 받을 수 있지만 집권은 못한다."

 

-현재 여야간 경쟁은 아이디어 경쟁이지 지지기반이나 이념, 가치 놓고 다투는 경쟁은 아니라는 것인가?

"완전하게 그것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에게 진보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만, 그러나 새로운 진보의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진보인가 아니면 진보 보수 구분 없는 현대라는 개념인가.

"아이디어만의, 정책만의 경쟁은 있을 수 없다. 그건 다 가치를 기반으로 해서 나오는 것이다."

 

"무소속 당선자들 유권자들에게 심판 받았으니 금명간 복당돼야"

 

-현재 민주당은 가설건물 상태인데,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새로 짓는 건가? 아니면 보수하는 건가.

"50년 전통을 송두리째 부정해서는 안 된다. 이걸 계승해가는 한편으로 정책도 인물도 정당구조도 새로워져야 한다. 이렇게 현대화해가야 국민 속에 파고들 수 있다. 그런 것 없이 선명하게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반대하면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는 것으로는 안 된다."

 

-옛 민주당쪽 인사들과 열린우리당쪽 인사들이 화학적 결합이 될 것인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웃옷을 벗으면서) "그런 소리를 하는 것이 정말 열불 나게 한다. 열린우리당 출신이냐, 민주당 출신이냐, 호남출신이냐, 수도권이냐, 참 이런 것을 벗어나야 한다.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 미래가 없는 것이다. 누가 하면 어떤가."

 

-분당이 민심을 잃은 시원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의 공과에 대해 분명한 생각 갖고 있는 것 아닌가.

"과거의 것은 반성해야지만, 정책이나 사고는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 너희는 열린우리당 출신이니까 나서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 대선, 총선 때 심판 받은 거다. 언제까지 거기에 매달릴 것인가. 그 사람들 분명 분당 책임 있지만 언제까지 그것에 빠져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새천년민주당도 결국 국민들로부터 인정 못 받은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통합의 길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이 호남에서 골목대장하면서 선거는 편하게 했지만 한국정치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그래서 통합에 나선 것이다."

 

-호남 서울 포함해서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어떻게 보나.

"원론적인 선에서 이야기하겠다. 이들 중 상당수는 유권자들에게 복당하겠다고 약속했을 것이고 그걸 믿고 찍은 유권자들도 꽤 있다. 정치권 결정도 중요하지만, 유권자 선택도 존중돼야 한다. 그래서 원론적으로 받는 게 맞다. 다만 그 시점은 나 혼자 결정하기 어렵다. 금명간에 복당이 돼야 한다고 본다."

 

-공천배제 원칙이 있었는데 복당을 받는다?

"공천 때는 그 심사기준에 따라 했는데, 유권자들에게 심판 받았다. 공천심사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 않나."

 

"회피의 정치가 아니라 대안의 정치로 가야 한다."

 

-당권에 도전할 건가?

"아직은 어느 자리에 대해서는 생각 못했고, 내가 할 일이 뭔가가 더 급한 것 같다. 내가 먼저 해보겠다고 나선 적은 없다. 그런데 당이 필요로 할 때 내가 망설인 적은 없다."

 

-도전한다면 3선으로서는 조금 이른 것 아닌가.

"그런데 재선 때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운영위원장을 다 해봤다. 보통은 3선을 해봐야 정치를 안다고 한다. 자장면도 삼선자장면이고, 짬뽕도 삼선짬뽕이 좋다고 한다. 3선해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당직하고 그렇기 때문에 3선이 좋다는 것이다.

 

아까 말한 일을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당의 코어그룹을 만들고, 이 그룹이 당을 만들어 가야 한다. 미국 민주당도, 영국 노동당도 현대화하는데 이른 코어그룹이 있었다. 영국 노동당 보면 블레어나 고든 브라운 등 몇 사람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당 개혁작업을 해왔다. 이런 코어그룹이 빨리 만들어져서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가칭)한국정치현대화연구회라는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생각하고 있다. 아직 밝히기는 어렵지만, 교감하고 있다. 민주당도 이런 내용을 채워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스타를 만들어내야 한다. 서로 돕고 끌어줘서 다음 선거에서 인물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토양을 만드는데 노력을 하려고 한다."

 

-연구회 모임에 송영길, 김부겸, 임종석 의원 등이 함께 한다고 하던데.

"김민석 전 의원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 연구회라고까지 하기는 아직 그렇고, 어떤 형태로 할지는 고민해야 한다. 내가 다음 주 국회교섭단체대표연설 준비도 해야 하고, 통 여유가 없어서…"

 

-일종의 계보가 되는 건가.

"다 주인이다. 이건 수평적 구조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당을 끌어나가자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이 주도세력이 돼야 한다고 보나.

"내가 누구라고 하기는 어렵고. 386이건, 관료출신이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미래세력으로 우리가 거듭나야 한다. 386출신 중에 훌륭한 사람 많다. 이들도 빨리 미래세력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조만간 국민들에게 다 버림받을 것이다. 어디 출신이냐가 중요하지 않다. 미래세력으로 거듭나는 작업을 함께 해야 한다.

 

'회피의 정치'라는 말이 있다. 옛날 위기상황이었던 미국 민주당, 노동당도 '회피의 정치'라고 비판 받았다. 보수정당에 대해 반대만 하지 네 것은 뭐냐는 것이다. 그런 과정 거쳐서 중원에서 보수세력을 밀어내면서 중원을 차지하고 집권한 것이다.

 

대운하 반대하면 대안이 뭐냐? 내 생각은 이런 것이다. 과거에는 중후장대한 하나의 사업을 경제 끌어왔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스몰 이즈 뷰티풀'(Small is beautiful. 작은 것이 아름답다)이다. 우리는 교육과 농업, 중소기업 등 각 부문별로 수많은 기회의 오작교 다리를 놓겠다는 것이다.

 

회피의 정치가 아니라 대안의 정치로 가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너무 회피의 정치에 매몰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다."

 

"이명박 정부는 낡은 정부.. 사람도, 정책도, 방식도 낡았다."

 

-이명박 정부가 해온 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뽑은 것 아닌가.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낡은 정부다. 사람도, 정책도 낡았고, 낡은 방식이다. 사람이 낡았다고 하는 것은 강만수 장관이 활동하던 10년 전보다 시장 역할이 엄청 커졌다.

 

그것을 못 따라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 그렇다. 환율시장에 개입하지 않나, 금리 인하 쪽으로 가면서 성장 쪽으로 몰고 있다.

 

일하는 방식도 그렇다. 대통령이 머리에 빛이 나도록 열심히 일하자고 했는데, 왜 빛이 나느냐 했더니 열심히 일하다 보면 땀나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건 건설현장에서 노가다하는 방식이다. 산업화시대에는 그런 면이 있지만 지금 경제의 키워드는 근면이 아니라 창조와 혁신이다.

 

우리는 OECD에서 가장 많이 일한다. 산재도 가장 많다. 그래서 우리가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여가에서 나온다. 현 정부는 경제에서 요소투입 위주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이런 낡은 방식으로 가면 우리 경제는 비전이 없다."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문제는 어떻게 하나.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처리 안 한다. 지금 이렇게 처리하는 게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나는 FTA 찬성하는 사람이다. 글로벌 시장아래서는 이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쇠고기 협상처럼 아무 대책 없이 열어주는 게 아니다.

 

질 좋은 쇠고기를 싸게 국민에게 공급하는 것은 대찬성이다. 하지만 축산농가가 경쟁력을 마련하는 속도도 있고, 검역문제도 있는 것이다.

 

무조건 다 열어주는게 좋은 게 아니다. 미국이 처리하는 것 봐가면서 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은 FTA비준 권한을 의회가 쥐고 있는데, 의회를 쥐고 있는 민주당의 오바마, 힐러리 대선 경선후보들은 반대하고 있지 않나. 권한 없는 미국 정부한테 가서 이야기하면 뭐하나. 쇠고기 이어 자동차 재협상하자고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손학규 대표는 한때 17대 국회에서 비준문제 처리하자고 했는데.

"이젠 아니다. 쇠고기 협상 때문에 그런 말하기 어려워졌다"

 

-총선 이후 뉴타운 문제가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억울하다. 서울에 해당지역에 출마한 사람들 정말 억울하다. 선거 며칠 앞두고 뉴타운 문제 때문에 뒤집어진 데가 많았다. 이 문제도 우리가 청문회 생각하고 있는데 쇠고기 청문회가 걸려 있어서, 지금 주장하고 싶지는 않다."

 

-뉴타운 문제에 대해 지금 당의 대처 방향이 옳다고 보나? 서울 지역 전체가 뉴타운으로 변모하면서 주민 구성이 바뀌면 18대 총선에서만 서울을 잃은 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이기기 어려울텐데.

"뉴타운 계획자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도 문제점을 인식하기 때문에, 추진하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닌가. 전세값 올라가서, 서민들 다 쫓겨나는 것 아닌가.

 

뉴타운 개발방식을, 설계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찾아야 한다. 당에서 팀을 만들어 대책 을 마련할 것이다. 오늘 아침에 뉴타운 지역에 대책팀 만들어지는데, 거기에 임대주택 건설 비율을 늘리고, 뉴타운 건설을 광역화한다든지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갖고 문제점을 보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선거유불리를 떠나 강북 주거환경 개선은 필수적인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서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우리가 설계해야 한다."

 

-어떤 리더십이 민주당을 끌어가야 한다고 보나.

"현 시점에서는 변화의 리더십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 다음에 통합의 리더십이다. 우리가 몇 년 동안 갈라져 있었으니까. 세 번째는 민주적인 리더십이다. 3김 때처럼 한 사람의 카리스마로 끌어가는 시대가 아니다. 그룹리더십, 그룹씽킹이 당을 대표하고 끌어가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정치도 그렇다."


태그:#김효석,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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