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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난숙이 쓰고 김홍모가 그림을 그려 청년사에서 펴낸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 책 표지
▲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 책 표지 강난숙이 쓰고 김홍모가 그림을 그려 청년사에서 펴낸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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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새 정부는 영어 몰입교육을 하려고 해서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제 나라의 훌륭한 글자가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랑은 없다는 비판이다. 그런가 하면 많은 사람이 서양 것에 푹 빠져서 제 나라 문화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문화라 해도 그걸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데 마침 우리 문화가 정말 슬기롭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강난숙 씨가 청년사를 통해 내놓은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이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도록 풀어놓았으며, 김홍모 씨의 재미나는 그림과 함께한 것이 특징이다.

지은이 강난숙은 가야금을 배우고 전통무예 기천을 공부하여 범사(사범)을 지내면서 우리 것에 눈을 뜬 사람이다. 그도 예전엔 우리 것이 보잘 것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는 우리 것에 푹 빠진 사람이 되었다. 드디어 “우리 문화를 볼품없다고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뭘 모르는 것이다.”라고 잘라 말하고 있다.

책에는 먼저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생태 지혜, 옛집에 얽힌 지혜, 자연을 이용한 옛일의 지혜, 빛나는 우리 문화 그 멋에 대한 지혜, 우리 맛에 얽힌 지혜로 나누어 싣고 있다.

우리 한옥에는 작은 생물을 잡아먹고 사는 구렁이가 같이 살았다. / 그림 김홍모
▲ 더불어 사는 한옥 우리 한옥에는 작은 생물을 잡아먹고 사는 구렁이가 같이 살았다. / 그림 김홍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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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가운데에는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구들과 마루’가 눈에 띈다. 책은 우리 겨레가 아궁이에 불을 때서 밥도 짓고 난방을 하는 구들이 뛰어난 것임을 얘기한다. 그러면서 마루는 햇빛이 잘 드는 마당과 나무 그늘이 진 뒷마당 사이에 바람이 잘 통하는 구조여서 냉방장치라고 풀이했다. 구들과 난방이 우리의 삶을 쾌적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또 “똥을 금으로 만들어요”에서는 ‘뒷간’이 단순히 똥을 배설하기만 하는 장소가 아닌 똥을 발효시켜 다시 거름으로 활용하는 곳이어서 재생산하는 생태구조의 슬기로움이 있다고 말한다. 이는 수세식 화장실이 실제로는 심각한 수질오염을 시키는 구조라며 적절한 비교를 곁들인다.

“작은 힘으로 무거운 짐을 옮겨요”에서 지게는 건장한 남자가 50~70킬로그램을 싣고 나를 수 있는 것은 물론 자기 키의 두세 배나 넘는 짐도 져 나를 수 있는 뛰어난 운반도구임을 확인시킨다.

이밖에 자연을 그대로 살리는 ‘전통 정원’. 고약한 성질을 다스려 각종 문화재를 빛내고 오랫동안 보존하는 ‘옻칠’, 천년을 사는 우리 종이 ‘한지’, 우리 음식 맛을 살리는 ‘우리 그릇’, 곰팡이가 빚어낸 우리 보약, ‘된장’, 미네랄이 풍부한 우리 고유의 소금 ‘자염’ 따위를 소개한다.

우리 한옥은 밥짓기와 난방을 한꺼번에 해결했던 구들을 쓴 슬기로운 집이었다. / 그림 김홍모
▲ 밥짓기와 난방을 한꺼번에 해결했던 구들 우리 한옥은 밥짓기와 난방을 한꺼번에 해결했던 구들을 쓴 슬기로운 집이었다. / 그림 김홍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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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그저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 속에는 뛰어난 슬기로움이 들어 있음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많은 사진을 통한 각종 자료, 아이들에게 친근한 그림은 강난숙의 맛깔스러운 글솜씨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하지만, 이 책에도 어김없이 옥에 티는 등장한다. 많은 자료를 보여준다는 욕심에서인지 작고 편집되지 않은 사진들이 너무나 많으며, 어떤 사진은 전혀 엉뚱한 색깔로 인쇄되어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런 옥에 티가 이 책의 가치를 깎아내리지는 못한다. 어린이들에게 우리 문화의 슬기로운 매력을 이보다 더 깔끔하게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도 어린이날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며칠 뒤의 올 어린이날의 선물은 이젠 게임기가 아닌 강난숙의 책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로 바꾸면 어떨까?

우리 문화, 서양이 아닌 우리 눈으로 보아야
[대담]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지혜롭게 살았을까?” 지은이 강난숙

살짝 웃는 웃음 속에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이 보이는 듯 한 대담 중의 지은이 강난숙
▲ 강난숙 살짝 웃는 웃음 속에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이 보이는 듯 한 대담 중의 지은이 강난숙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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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계기로 우리 문화를 사랑하게 되었나?
“나는 예전엔 우리 문화를 우습게 보았다. 그러다 전통무예 ”기천“을 공부하면서 우리 문화에 새롭게 눈을 떴다. 무예란 원래 기술이 아니라 몸으로 닦는 학문인데 몸을 통해서 우주의 이치를 깨닫는 그런 것이었다. 그걸 깨닫고 나서는 그냥 우리 것이니까 좋은 것이 아니라 그곳에 아름다움과 슬기로움이 들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뒤 나는 우리 문화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 우리 문화를 볼 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리 주변에 정보가 참 많다. 하지만, 정보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관점의 문제가 중요하다. 나무를 키워도 보통 사람의 관점 곧 나무를 어떻게 쓰고 어떤 이익을 낼 것인가 하는 차원으로만 보는데 그것이 아닌 자연과 어울려 살면 사람에게도 이로움이 있다는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예를 들면 뒷간은 지금 많은 사람이 가난의 상징으로 생각하고, 지저분하고 볼품없는 것으로 보지만 그 속엔 생태 순환을 이루려는 삶의 지혜가 들어 있음을 깨달아야 할 일이다.”

- 우리 문화에는 어떤 철학이 들어 있을까?
“우리 문화를 공부하다 보면 모든 이가 하나 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함을 느끼게 된다. 서양은 처음 글자 공부할 때 ‘I am"으로부터 시작하여 내가 중심이 되지만 우리는 ’하늘 天 따 地 ‘라 하여 하늘과 땅 곧 우주와 자연부터 공부한다. 그리고 ’내집‘이 아니라 ’우리집‘이다. 개인 중심이 아닌 이웃과 자연과 함께하는 ’더불어 삶’이 우리 문화의 철학이 아닐까?”

- 우리의 훌륭한 문화가 일부를 빼고는 잊히고 정체했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조선시대엔 예를 들어 소금도 좋을 것만 먹으려고 좋은 소금 만드는 데를 지원했으며 장인도 길러냈기에 우리 문화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식민지가 되고 또 서구문화가 들어오면서 우리 문화를 우습게 보는 풍조가 생겼고, 목숨을 걸고라도 우리 문화를 살리겠다는 사람은 물론 있었지만 그를 키우지 않았다. 이제라도 나라 정책과 사회적 여건을 우리 문화를 살리는데 두어야 우리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 새로 나올 책이나 쓰는 글이 있는가?
“현재 편집하고 있는 것은 우리 문화 시리즈로 ”절“ 이야기인데 곧 나올 예정이다. 인도나 중국의 절이 아닌 우리의 절을 말한다. 또 지금 쓰는 것은 제주문화기행이다. 내가 제주도 출신이기에 제주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제주대해서 알려면 ”설문대할망“ 전설을 들어야 한다. 역시 우리 것을 알아가는 여정이며,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강난숙은 그저 우리나라 사람이었다. 아니 우리 문화를 끔찍이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전통무예 기천 범사면서도 강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마음 씀씀이가 엿보이는 것은 기천의 무예가 그런 것이며, 우리 문화가 더불어 사는 것임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대담 뒤 나는 내 가슴 속에 평화가 흐르는 것을 느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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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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