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는 올 한 해 동안 연중기획으로 '쓰레기와 에너지'를 다룹니다. 그 첫 번째로 '이런 결혼 어때요'를 진행합니다. 5월에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부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 '친환경 결혼'을 주제로 정했습니다. 6~8월은 '쓰레기 이동을 막아라'라는 주제를 통해 쓰레기 감량과 재활용 없이는 결국 쓰레기 절대치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할 계획이며, 나머지 달엔 그 달 주제에 맞게 시기별 공모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편집자말]
지난 한 해 동안 결혼식을 올린 이는 모두 17만쌍. 34만여명이 새로 부부가 됐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와 쓰레기가 적지 않다. 일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이지만, 지구에 부담을 주는 결혼에 대한 고민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그린 웨딩(Green Wedding) 또는 에코 웨딩(Eco Wedding)이라 불리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2000년대 들어 유럽에서 시작된 이 바람은 일본을 지나 우리나라에서도 미세하나마 불기 시작했다. 투로하스(www.tolohas.com)는 그린웨딩 정보를 소개하는 대표 사이트다. 이 사이트는 그린웨딩, 유기농식품, 자동차공유, 로하스기업 등을 소개하고 있다.

문을 연 시기는 2006년 12월. 아직 역사는 1년 반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4월 30일 투로하스 이승은 대표를 만나 그린웨딩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돈도 벌고 사회 기여도 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투로하스' 이승은 대표. '투로하스'를 통해 친환경적인 삶을 소개하고 있다.
 '투로하스' 이승은 대표. '투로하스'를 통해 친환경적인 삶을 소개하고 있다.
ⓒ 김대홍

관련사진보기


- 투로하스 사이트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로하스(lohas)에 원래 관심이 많았다. 직장에 다니다가 나만의 테마를 갖고 싶었다. 사회에 기여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찾다가 친환경 비즈니스를 생각하게 됐다. 외국의 웬만한 사이트는 아마 모두 뒤졌을 거다."

-웰빙(wellbeing)과 달리 로하스(Lohas)란 단어를 쓰고 있다. 차이가 뭔가.
"'로하스'란 관계를 좀 더 중요시한다. 지역사회와 다른 사람이 중요하다. 이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며 영적인 요소를 중요시한다. 무엇보다 즐거워야 한다. 그 동안 환경운동이 말은 옳지만 힘들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다. '의무'라는 느낌이 강했다. 로하스는 기존 환경운동의 그런 경직성에 대한 반성에서 나왔다."

- 그린웨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언제 이 말이 나왔나.
"얼마 되지 않았다. 유럽에서 관련 사이트가 나온 게 2004~2005년 무렵이다. 2000년대 들어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영국이 가장 활발한 편이다. 일찍부터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았고, 기부문화가 발달돼 있어서 그랬다고 본다. 미국은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편이다. 일본도 꽤 빨리 그린웨딩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원래 조촐한 결혼식 문화라서 쉽게 그린웨딩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

- 우리나라는 언제 그린웨딩이 시작됐나.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언론에 보도된 것은 2006년 가을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드레스가 나오면서부터다."

- 국내 관련 자료가 많이 있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린웨딩이 가능하려면 예식장·여행사·음식점이 함께 맞물려서 돌아가야 하는데, 아직 그런 기업이나 단체가 없다. 그린웨딩을 생각하는 신혼부부가 있다면 고생을 할 것이다."

- 정부나 기업 또는 단체가 할 일이 많이 있겠다.
"필요성을 널리 알려야 한다. 정부가 관련 캠페인을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린웨딩도 포함해서 지원하면 좋겠다.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단체도 필요하다."

- 그린웨딩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국민 대상으로 교육할 필요성도 있을 것 같은데.
"외국의 로하스협회는 주민과 기업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 우리도 협회를 만들면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우리나라 결혼식에 거품이 많다고 생각하나.
"많다. 드레스나 예물이 과한 편이다. 음식물 낭비도 심하다. 신혼여행은 무조건 해외여행이라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이 대표는 그린웨딩을 했나.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했다. 5~6년 전에 했는데, 그 때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그때는 남들이 하는 것은 다 하고 싶었다.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예물도 세트로 준비했다. 지금이라면 과감히 생략했을 것이다. 선물도 지금이라면 조금 더 오래 남고 의미있는 것을 했을 것이다. 당시 음식이 맛이 없어 많이 남았다. 음식 쓰레기가 생기지 않으려면 음식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됐다. 지금은 친환경 재료를 쓰는 친환경뷔페를 알고 있다. 당시 알았다면 그 곳에 맡겼을 것이다. 신혼여행도 당시엔 하와이에 갔다. 지금이라면 친환경을 생각해서 결정했을 것이다."

- 지금 결혼하려는 신혼부부들에게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그린웨딩 방법을 소개한다면.
"청첩장을 가능한 전자메일로 하는 것이다. 재활용 드레스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선물은 로하스샵과 공정무역샵을 이용하면 좋겠다. 지금은 상류층 문화로 인식되고 있지만 하우스 웨딩도 생각해볼 수 있다. 신혼여행을 가더라도 내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만드는지 찾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계산을 해서 그만큼 나무를 심거나 사회에 기부를 하는 것도 뜻깊을 것이다."

- 친환경 삶이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본인은 어떻게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나.
"아직 많이 부족하다. 먹는 것은 유기농 제품을 쓰려고 한다. 장에 갈 때는 항상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 집이 6층인데 가능한 엘리베이터를 안 타려고 한다. 운전면허는 있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물과 전기를 아껴 쓰려고 노력하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카 셰어링(Car Sharing, 자동차 나눔)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가족들과 함께 하나.
"아쉽게도 그렇진 못하다."

- 앞으로 계획을 이야기해 달라.
"협회를 준비 중이다. 뜻 맞는 사람들과 계속 논의하고 있다. 올해 9월 기후변화 박람회가 열리는데, 로하스 1만인 선언을 생각하고 있다. 기후변화라고 하면 아주 거대한 것,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 일상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보여줄 생각이다."

다음 내용은 이승은 대표가 쓴 '환경과 지역을 생각하는 그린 웨딩'이다. 내용을 조금 간추려서 여기에 소개한다.

 투로하스 사이트.
 투로하스 사이트.
ⓒ 사이트 캡처

관련사진보기


오랜 전통 및 관습과 깊게 맞물린 결혼식은 그 특별한 날의 의미만큼이나 많은 돈과 사람, 자원을 소비하며, 이산화탄소와 쓰레기를 만들면서 환경부하를 일으킨다. 결혼식의 의미는 살리면서 보다 친환경적으로 치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른바 '그린 웨딩' 또는 '에코 웨딩'이라고 불리는 흐름이다.

가장 앞선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의 루스 컬버(Ruth Culver)라는 이벤트 전문 매니저는 2005년 자신이 직접 그린웨딩을 하면서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린웨딩을 자문하고 준비를 지원하는 '그린웨딩'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그녀의 그린웨딩 체크리스트에는 지역산 유기농 및 공정무역 제품인 음식의 제공, 재활용 재료를 이용한 초대장, 분해 가능한 색종이 장식의 사용, 환경친화 제품이나 기부 관련 단체를 통한 물품 사기, 지역 내에서 잔치와 신혼여행 즐기기, 결혼식에서 만든 이산화탄소의 상쇄 등이 포함돼 있다. 또한 자문을 얻을 수 있는 기관이나 물품을 살 수 있는 상점 등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

1996년 <지구친화적인 그린웨딩(Green Weddings that don't cost the earth)>이라는 책을 쓴 캐롤 리드존(Carol Reed-Jones)은 자신의 경험담을 책에 담았다. 재생지를 이용한 초대장, 잔치 요리 식재료와 장식꽃에 지역산 유기농 제품 사용하기, 손님에게 드리는 선물 친환경 제품으로 고르기, 전기사용량을 줄이고 환경단체에 기부하기 등 내용을 저서에 담았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최근 그린웨딩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정무역, 유기농, 채식주의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웨딩이 이뤄지고 있는 것. 지역 야채와 잡곡 등을 이용한 요리와 꽃장식, 무설탕 웨딩 케이크, 국산 천연재료로 만든 선물, 100% 마나 면을 이용한 드레스 등을 쓴다.

국내에서 친환경 결혼식이 소개된 것은 채 몇 년이 되지 않는다. 옥수수 전분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재생지로 만든 청첩장이 등장한 게 2006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획일적 결혼문화를 넘어서려는 움직임,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위기의식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친환경 결혼식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정보는 부족하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단체도 전무한 형편이다. 국내외 친환경 결혼식 사례와 가이드 등을 참고해서 필요한 요소를 정리해봤다.

초대장 - 결혼식에 있어서 초대장을 만들고 발송하는 일은 빼놓을 수 없는 절차다. 전화나 이메일·웹사이트를 통해 초대하는 게 가장 환경친화적이다. 종이 초대장을 만든다면 재생지나 천연잉크를 사용한 인쇄를 이용하는 좋다.

웨딩드레스 - 웨딩드레스를 가장 윤리적이고 경제적으로 입는 방법은 재이용(reuse)하거나 개조한(remade) 드레스를 입는 것이다. 새 드레스를 입는다면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 드레스를 입는다. 마나 유기농 면, 옥수수 전분, 쐐기풀(nettle) 등의 천연소재를 사용한 드레스는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는 기능이나 디자인이 기존 드레스 못지 않으면서도 땅에 묻으면 수 주내에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부하가 거의 없다. 해외에서는 친환경 웨딩드레스 디자이너와 제조자들의 네트워크가 커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그린디자이너 이경재씨가 2006년 9월에 옥수수전분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

음식 - 음식물 쓰레기는 결혼식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쓰레기 중 무척 비중이 크다. 웨딩케이크와 각종 피로연 음식은 지역산·유기농·제철 음식이란 기준에 맞춰서 선택한다. 또는 그와 같은 식재료를 제공하는 지역 공급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결혼식장 근처 제과점에서 만든 결혼식 케이크를 산다. 먼 거리에서 음식물을 가져온다면 교통수단이 움직이면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진다.

커피나 차 등은 가능한 한 공정무역에서 생산된 것을 사용한다. 개발도상국 생산자들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음식 용기 또한 일반 플라스틱보다는 생분해 가능한 플라스틱이나 재사용가능한 용기를 사용하고, 음식물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결혼식 장소의 선정 - 가장 보편화된 결혼식 장소는 예식장. 여기서 벗어나보자. 교회나 박물관, 갤러리 등 역사적, 문화적 건물이나 전원주택, 레스토랑 등 의미있고 개성있는 장소를 택한다. 도시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대중교통 이용에 편리하다. 대신 매력적인 교외 지역에서 결혼식을 올리면 지역 문화와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전원 고급주택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소수 하객만을 초대하여 진행하는 하우스 웨딩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단 가격이 높은 게 흠이다.

에너지 사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최소화 - 에너지를 적게 쓰려는 노력은 친환경 결혼식에서 매우 중요하다. 불필요한 조명이나 난방,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풍력이나 태양열 에너지 등 대안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하객 이동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자동차가 움직이면 많은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중 교통수단 이용, 자동차 공유(Car Sharing), 버스 대절 등 방안을 고민한다.

결혼식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는 지 알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 미국의 그린웨딩(www.portovert.com) 웹사이트. 손님들의 수와 대략적인 이동 거리를 파악해 결혼식 과정에서 만드는 이산화탄소 량을 계산한다.

어쩔 수 없이 만들게 된 이산화탄소를 상쇄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유럽, 일본 등에서는 결혼식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하기 위해 카본옵셋(Carbon offset)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나온 것만큼 나무를 심거나 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기부를 하는 것이다.

부케와 장식용 꽃과 선물 - 결혼식에 사용하는 부케와 장식용 꽃 또한 지역산이면서 유기농, 제철 꽃을 주문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수입산 꽃은 신선함을 위해 화학물질을 뿌렸기 때문에, 꽃을 주문할 때는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제철 꽃인지 꼭 물어본다.

결혼식에 쓸 꽃을 직접 길러보는 것도 좋다. 영국 에코웨딩 닷컴(www.eco-weddding.com)은 결혼식 전 지역 토착종을 고른 후 6개월 전부터 길러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추천한다. 직접 기른 꽃을 하객들에게 나눠준다면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결혼식 기념으로 정원에 심는다면 그 또한 좋은 추억거리다.

오가닉 부케(www.organicbouquet.com)는 2001년부터 미국·네덜란드·남아프리카·남미의 농가와 계약하여 유기농 또는 저농약 방식으로 재배된 꽃다발만을 판매해 왔다. 이 사이트에서 물품을 구매하면 비용 일부가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 등 환경보호단체에 기부한다.

선물은 공정무역 및 유기농·환경친화적 선물 제품들을 고르는 게 좋다. 내추럴 컬렉션(www.naturalcollection.com)이 대표 쇼핑몰이다. 환경단체·자선단체·나무심기사업 등에 기부를 하는 것도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 되는 방법이다.

카본제로플래닛(www.carbonzeroplanet.org)은 결혼식이나 기념일에 나무심기를 선물하면 100% 재생지에 나무를 준 사람과 나무 심은 장소의 상세한 내용을 재생에너지로 인쇄한 인증서를 보낼 수 있다.

웨딩리스트기빙(www.weddinglistgiving.com)은 부부들이 결혼일을 기념하여 자선단체나 비영리단체에 기부하는 것을 지원한다.

신혼여행 - 비행기를 타고 먼 외국으로 신혼여행을 가면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이산화탄소가 많이 생긴다. 외국의 그린웨딩 사이트들은 비행기를 타고 멀리 여행하는 대신 고향이나 가까운 지역으로 신혼여행을 갈 것을 추천한다. 여행지에서 호텔을 이용할 때는 에코 투어(eco-tour)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01년 발족한 오스트리아·독일·스위스·이탈리아 호텔 네트워크인 바이오호텔(biohotels)에는 환경성 기준에 걸맞은 호텔만 등록돼 있다. 이 호텔들은 지역 유기농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를 만들고 주변 자연환경이 훌륭하다. 숙박객에게 자연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외국의 그린웨딩 여행사들은 여행시 이동 등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상쇄 옵션을 여행상품에 포함시킨다. 여행지 생태계 보전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프로그램과 연계시키기도 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공연소식, 문화계 동향, 서평, 영화 이야기 등 문화 위주 글 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