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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29일 오후 3시 35분]

 

국회가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한 한-미 '쇠고기 협상'을 놓고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국회 농림해양수산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다음달 7일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타결한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그간 광우병 우려 때문에 수입을 금지해오던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을 허용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이 동물성 사료 규제 강화조치를 공포함에 따라 다음달 중순부터는 30개월 이상 뼈 있는 미국산 쇠고기도 제한없이 국내에 들어오게 됐다.

 

이번 협상을 놓고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농업계에서는 정부가 국민 건강권과 검역주권을 포기한 협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다음달 7일 '쇠고기 청문회' 열기로

 

권오을 농해수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속개된 회의에서 "여야 간사간 협의 결과 5월 7일 오전 11시부터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야당들은 정부가 갑작스럽게 쇠고기 협상을 타결한 배경과 과정, 사후대책에 대한 본격 검증에 나설 전망이다.

 

야당들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와 쇠고기 시장 개방을 연계해 공세를 펴온 미국의 요구에 무릎을 꿇은 '퍼주기 협상'이라며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내놓은 원산지 표시제 확대, 쇠고기 이력추적제 시행 등에 대해서도 "전시용 대책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여당 간사의 회의 불참으로 청문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논의조차 하지 못한 채 여야 간 찬반 입씨름만 벌이다 회의를 마쳤다.

 

통합민주당·민주노동당·자유선진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개최 건을 상정해 논의할 것을 요구했으나 권오을 위원장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여야 간사간 사전 협의를 먼저 거치자"며 반대했다.

 

야당 "청문회 열어 '쇠고기협상' 진상 밝혀야"

여당 "청문회를 정치적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통일외교통상위도 '한-미 FTA 청문회'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며 "이번 '쇠고기 협상'이 한-미 FTA과 연관돼 처리된 건지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서라도 농해수위에서 '쇠고기 청문회'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강 의원은 "한나라당은 여당이라는 이유로 중대 사안에 눈 감고 청문회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국회가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청문회를 열자는 요구를 정치공세로 몰아붙이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김우남 통합민주당 의원도 "쇠고기 협상에 대해 주무부서인 농해수위가 청문회를 안한다면 우리의 임무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오후로 미룰 것이 아니라 이 자리에서 개최 여부를 처리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난색을 표했다. 이계진 한나라당 의원은 "쇠고기 협상 과정은 통상적인 위원회 활동을 통해서도 (정부에) 묻고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그런데도 청문회를 하자는 것은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강두 의원도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양당 간사가 충분히 얘기해 처리할 수 있는 것 아니다"라며 "(이런 대립으로) 이 일을 마치 정치적 이슈로 보이게 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지탄받을 수도 있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결국 농해수위에서는 이날 오후 양당 간사간 사전 협의를 거쳐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로 한 뒤 오전 회의를 마무리했다.

 

권오을 위원장은 "청문회 실시는 각당 원내대표를 비롯 상임위 차원에서도 양당 간사 간 사전 조율이 필요한 문제"라며 "오후에 홍문표 한나라당 간사가 출석하면 다시 논의하자"며, 야당 의원들을 설득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야 3당이 한-미 FTA 반대를 위한 전략으로 '쇠고기 청문회'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정략적인 청문회에는 응할 수 없다"고 '쇠고기 청문회' 불가 방침을 못박은 바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강기갑(민주노동당)·김종률·이낙연·유선호·이영호(이상 통합민주당)·이규택(무소속) 의원 등 야권 국회의원 37명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쇠고기 협상은 국민건강권을 조공으로 바친 굴욕적 협상"이라며 "협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태그:#쇠고기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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