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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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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과 이명박 대통령 미국 방문, 학교자율화계획 등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지난 17일 대법원은 매우 중요한 판결 하나를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일환 대법관)가 17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탈출죄)로 기소된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4) 교수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낸 판결이다.

국가보안법 탈출죄란 한국인이 외국 국적을 얻고 외국에 살다가 북한을 방문한 행위를 말한다. 기존 판례는 어떤 자의 방북 행위에 대해 국적에 상관없이 탈출죄를 인정했다.

대한민국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로 성문화했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헌법보다 하위법이면서도 양심과 사상을 판결할 때는 상위법 행사를 했다. 헌법 19조에서 말하는 '양심'은 윤리 의미뿐만 아니라 사상적 의미도 포함된다.

서울대학교 조국 교수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아직도 저열한 수준이며,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와 문화가 존재함을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국가 대한민국이 아직도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저해하고, 시민 의식도 저열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헌법으로 보장하는 이유를 조국은 다음과 같은 주장한다.

"인간이 자신의 양심과 사상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할 수 없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의 뿌리가 흔들릴 수밖에 없으며, 나아가 민주주의 체제의 존속과 발전 역시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법률의 외피를 쓴 '불법국가' 가 등장했을 때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단초는 시민의 양심과 사상적 결단에서 비롯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정신적 기본권 중 가장 근원적인 것'이며, '최상급기본권 Supergrundrecht'라고 할 수 있다." (본문 11쪽)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런 문구에는 동의했지만 사상과 양심, 특정 종교 신봉자들에게 배격과 침해를 일삼았다. 송두율 교수 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이시우씨,  범청학련 남측본부 윤기진 의장, 군산 동고등학교 김형근 교사를 통하여 아직도 우리 사회는 국가보안법은 실정법률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양심과 사상의 자유 보호 범위는 어디 까지 일까? 양심과 사상을 형성하고, 결정할 때 외부의 압력이나 강제를 받지 않았아 함을 조국은 강조한다. 즉, 국가와 사회가 특정 사상과 이념을 인민에게 강제로 주입시키는 세뇌 교육 같은 형식으로 양심과 사상을 형성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은 그 동안 반공이념을 기준으로 하여 사회안전법, 보안관찰법을 통하여 인민의 사상과 양심을 통제했다. 국가은 '빨갱이'을 사상전화시키는 억압을 일삼았다. 사회안전법은 1988년, 사상전환제는 지난 1998년 폐지되었다. 준법서약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활하여 아직도 인민들의 사상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살아남았다.

사회안전법 폐지 투쟁의 상징이었던 서준식 씨는 사상전환제를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가장 깊은 성역에 대한 국가권력의 폭력적 침입이며, 극에 달한 정치적 폭력의 한 표현"이라고 했다.

"자신의 양심과 사상에 대해 침묵할 수 있는 시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제도는 그 강도가 높든 낮든, 그 방식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간에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좌파사상법의 양심도 보호받고 존중받아야 할 양심인 것이다." (본문 48쪽)

우리 사회는 반공을 통하여 사상을 통제할 뿐만 아니라 종교신념과 양심에 따라 집총을 거부하는 것도 억압했다. '여호와 증인'의 집총거부는 정통 기독교와 맞물려 있는 사안이지만 집총거부자들이 병역 기피를 위하여 악용하는 것을 방지하고, 철저한 점검을 통하여 최종 판단하여 종교적 양심에 따라 행해지는 병역 거부는 인정해야 한다.

미국 연방대법관 중 한 사람인 홈스는 "사상의 자유의 원칙은 우리와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을 위한 자유의 원칙을 뜻한다"고 말했다. 나와 같은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하고, 질시하는 사상을 위한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인정함을 선언하고 있다.

홈스 대법관은 1919년 '아브람스 판결 Abrams v. United States'에서 반국가 선동죄의 유죄를 확정한 판결에 반대하면서 다음과 말했다.

"나는 우리가 혐오하며 죽음을 내포하고 있다고 믿는 의견의 표현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영원히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의견이 법률의 합법적이고 긴요한 목적을 즉각적으로 방해하는 위협이 너무도 임박하여 imminent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곧바로 억제해야 하는 경우 외에는."(95쪽)

홈스 대법관 시절보다 못한 시대를 대한민국은 살아가고 있다. 특정 사상와 이념이 국가를 전복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사상과 이념이 국가를 전복할 임박한 위험이 아닌데도 우리는 그 사상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니 형식민주주의는 실현되었지만 아직 사상와 이념의 민주주의는 실현되지 않았다.

'빨갱이를 타도하자', '좌익', '좌파'라는 말 자체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사상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사회임을 방증하고 있다. 획일화된 신념, 사상을 강조하고, 기존 체제에 순응을 강제하고, 기성 체제에 대하여 의심, 질문, 도전, 논쟁하지 않는 사회는 죽은 사회다. 진보할 수 없다.

조국 교수는 국가보안법을 친미 · 반공 · 분단 · 자본의 논리를 일탈하는 사상과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든 '프로크루스테서의 침대'라고 했다. 인간의 정신을 해하는 법이 국가보안법인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통하여 사상을 통제함으로써 기존 질서를 유지하려는 악법임을 말하고 있다.

나와는 다른 종교와 신념, 이념과 사상에는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들이 그 신념과 사상, 이념을 말하고, 지키는 일에는 전심전력해야 한다. 그 사상을 침해받았을 때는 나와 다른 사상일지라도 끝까지 지킬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한다. 이것이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살아가는 우리가 가야 길이다.

"나는 당신이 말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당신이 당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를 위해서는 죽도록 싸울 것이다."(볼테르)

덧붙이는 글 |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조국 지음 ㅣ 책세상 ㅣ 4,900원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위하여

조국 지음, 책세상(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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